오랜만에 춘천으로 돌아온 강원 FC가 금요일 저녁 홈팬들에게 짜릿한 펠레 스코어 승리 선물을 안겨주었다. 어느덧 팀의 간판으로 떠오르고 있는 양현준(2002년생)의 활약은 물론 또 다른 U22 멤버인 윙백 김진호(2000년생)의 놀라운 데뷔골까지 터졌으니 독수리 최용수 감독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상대 팀 김천 상무도 포기하지 않고 따라붙어 오랜만에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펠레 스코어 드라마를 만들었다.

최용수 감독이 이끌고 있는 강원 FC가 8일(금) 오후 7시 30분 춘천 송암 스포츠타운에서 벌어진 2022 K리그 1 김천 상무와의 홈 게임에서 3-2 펠레 스코어 승리를 거두고 8위(24점 6승 6무 9패 26득점 32실점)까지 순위를 끌어올려 나란히 승점 25점을 기록하고 있는 수원 FC(6위 27득점), 대구 FC(7위 26득점)와의 중위권 싸움에 뛰어들었다.

후반전 100초, 김천 수비 넷 제치고 넣은 '김진호'의 데뷔골

지난 4월 27일 화성 FC와의 FA(축구협회)컵 홈 게임 이후 돌아온 금요일 저녁 춘천 홈 게임에서 강원 FC의 기세는 어웨이 팀 김천 상무 입장에서 좀처럼 감당하기 힘들었다. 없어서는 안 될 주축 선수로 자리를 잡은 김대원의 존재 가치가 비교적 이른 시간부터 반짝반짝 빛났고 어린 선수들, 그리고 새 외국인 골잡이 발샤 세굴리치(몬테네그로)까지 어울려 기분 좋은 승리를 이끌어낸 것이다.

게임 시작 후 16분만에 양현준이 깔끔한 왼발 첫 골을 뽑아냈다. 김대원과의 2:1 패스 타이밍과 김천 상무의 국가대표 센터백 정승현을 완벽하게 따돌리는 양현준의 방향 전환 드리블이 기막히게 맞아떨어진 것이다. 

노련한 미드필더 한국영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에 팀의 살림꾼으로 자리잡은 김대원은 23분에도 왼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얼리 크로스로 몬테네그로에서 데려온 새 골잡이 발샤 세굴리치의 두 게임 연속 골을 쉽게 만들어줬다.

금요일 저녁 1633명 춘천 홈팬들에게 무엇보다 큰 선물이 된 것은 후반전 시작 후 100초만에 터진 오른쪽 윙백 김진호의 K리그 데뷔골이었다. 오른쪽 옆줄 바로 앞에서 공을 잡고 드리블을 시작한 김진호가 주위에 있는 형들에게 패스를 줄듯말듯 하면서 공을 몰고 오더니 내친김에 김천 상무 수비수 넷을 차례로 따돌리며 왼발 쐐기골(3-0)이자 이 게임 결승골을 멋지게 차 넣은 것이다.

지난 달 26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 게임(강원 4-2 제주)에서 프로 무대 첫 공격 포인트(어시스트)를 기록한 후 자신감을 얻은 김진호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프로 데뷔골 명장면이었다.

하지만 어웨이 팀 김천 상무도 이대로 주저앉을 팀이 아니었다. 아득하게 보이는 3-0 점수판이 찍히고 약 4분 뒤 머리에 붕대를 감고 투혼을 보인 김한길의 왼쪽 측면 크로스를 받아 간판 골잡이 조규성이 헤더 골을 터뜨린 것이다. 조규성은 이 리그 12호골로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와 나란히 득점왕 경쟁에 다시 한 번 불을 붙였다. 14골 선두에 이름을 올려놓고 J리그 비셀 고베로 떠난 전 인천 유나이티드 골잡이 무고사를 뛰어넘는 것이 이제는 시간 문제로만 남게 된 것이다.

김천 상무의 조규성은 86분에도 날카로운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추가골을 노렸지만 강원 FC 노련한 골키퍼 유상훈이 주먹으로 그 공을 쳐냈고, 이 공은 김천 상무 미드필더 박상혁의 왼발에 걸려 펠레 스코어 3-2 기록지를 완성시켰다.

묘하게도 같은 시각 서귀포(제주월드컵)에서 벌어진 제주 유나이티드와 성남 FC 게임도 홈 팀 제주 유나이티드가 빠른 공격수 제르소의 멀티 골 활약에 힘입어 3-2 펠레 스코어로 이겼다. 금요일 저녁 K리그 1 두 게임을 통해 약속한 듯 나온 펠레 스코어 10골 잔치 덕분에 축구팬들은 여름 밤 무더위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다. 

K리그 1 21라운드 게임은 토요일(9일)에도 전주성(전북 - 인천 유나이티드)과 DGB 대구은행파크(대구 FC - 울산)에서, 일요일(10일)에도 수원 종합(수원 FC - FC 서울)과 스틸야드(포항 스틸러스 - 수원 블루윙즈)에서 나란히 두 게임씩 벌어진다.

2022 K리그1 결과(8일 오후 7시 30분, 춘천 송암)

강원 FC 3-2 김천 상무 [득점 : 양현준(16분,도움-김대원), 발샤(23분,도움-김대원), 김진호(47분) / 조규성(51분,도움-김한길), 박상혁(86분)]

제주 유나이티드 3-2 성남 FC [득점 : 제르소(28분,도움-조나탄 링), 이창민(76분,도움-김봉수), 제르소(80분) / 밀로스(56분,도움-구본철), 밀로스(90+4분,도움-구본철)]

◇ 2022 K리그 1 득점 순위
1 스테판 무고사(인천 유나이티드 FC→비셀 고베) 14골(게임 당 0.78골)
2 조규성(김천 상무) 12골(게임 당 0.57골)
2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 12골(게임 당 0.57골)
4 엄원상(울산 현대) 9골(게임 당 0.47골)
5 레오나르도(울산 현대) 8골(게임 당 0.47골)
6 이승우(수원 FC) 8골(게임 당 0.4골)
6 김대원(강원 FC) 8골(게임 당 0.4골)
8 허용준(포항 스틸러스) 7골(게임 당 0.47골)
9 고재현(대구 FC) 7골(게임 당 0.41골)
10 아마노 준(울산 현대) 6골(게임 당 0.33골)

2022 K리그 1 팀 순위
1 울산 현대 43점 13승 4무 3패 30득점 17실점 +13
2 전북 현대 38점 11승 5무 4패 24득점 15실점 +9
3 포항 스틸러스 33점 9승 6무 5패 29득점 18실점 +11
4 제주 유나이티드 33점 9승 6무 6패 27득점 26실점 +1
5 인천 유나이티드 FC 29점 7승 8무 5패 23득점 20실점 +3
6 수원 FC 25점 7승 4무 9패 27득점 29실점 -2
7 대구 FC 25점 5승 10무 5패 26득점 24실점 +2
8 강원 FC 24점 6승 6무 9패 26득점 32실점 -6
9 FC 서울 23점 5승 8무 7패 22득점 22실점 0
10 김천 상무 22점 5승 7무 9패 27득점 27실점 0
11 수원 블루윙즈 20점 4승 8무 8패 14득점 23실점 -9
12 성남 FC 12점 2승 6무 13패 16득점 38실점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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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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