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2년이나 미뤄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5번째 대회 일정이 확정됐다.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는 8일(이하 한국시간 기준) 2023 WBC 조 편성 및 대회 일정이 확정됐다고 알렸다. 4회째를 맞이했던 2017년 이후 무려 6년 만에 개최돼 전 세계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번 WBC에는 본선으로 직행한 16개 국가, 예선을 거쳐서 추가로 합류하게 될 4개 국가까지 총 20개 국가가 경쟁을 벌인다. 2개 대회 연속으로 '1라운드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어야 했던 우리나라는 조 편성이 비교적 나쁘지 않다. 하지만 역시나 '숙적' 일본과 1라운드부터 붙게 된 것이 껄끄럽다.
 
 8일(한국시간) 발표된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조별 국가 배정 및 대회 장소

8일(한국시간) 발표된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조별 국가 배정 및 대회 장소 ⓒ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죽음의 조 보인다... 우리나라는 B조에 포함

본선 직행 팀만 놓고 보면 조별로 4개 국가씩 배정됐다. 대만 타이중에서 펼쳐질 A조에는 대만, 네덜란드, 쿠바, 이탈리아가 속했다. 1라운드가 우리나라서 열렸던 2017년, 국내 야구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네덜란드를 주목해봐야 한다. 대만이나 쿠바의 전력 역시 무시할 수 없다.

B조에는 일본, 대한민국, 호주, 중국이 포함됐다. 조별로 2개 국가까지 2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의 조 편성으로만 본다면 일본과 대한민국이 2라운드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일본 도쿄돔에서 한일전을 치러야 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을 극복해야 하는 것이 최대 과제다. 2라운드에 올라가더라도 일본을 만날 것이 유력하다. WBC에서 한일전이 성사된 것은 2009년 이후 무려 14년 만이다.

미국, 멕시코, 콜롬비아, 캐나다가 포함된 C조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체이스필드서 격돌한다. '야구 종주국' 미국이 최정예 멤버를 꾸리게 된다면 어떤 팀을 선보일지, 또 멕시코를 비롯해 나머지 3개 국가가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일지가 C조의 관전 포인트다.

사실 죽음의 조는 따로 있다. 바로 D조다. 푸에르토리코, 베네수엘라, 도미니카공화국, 이스라엘이 두 장의 2라운드 진출 티켓을 놓고 싸워야 한다. 원래 잘하기로 소문난 나머지 3개 국가뿐만 아니라 2017년 WBC를 통해 존재감을 부각시킨 이스라엘도 2라운드 진출을 바라본다. 뚜껑을 열어봐야 어느 팀이 올라갈지 알 수 있다.

1라운드를 통과한 8개 국가가 참가하는 2라운드는 각각 일본 도쿄돔(A조·B조 1, 2위)과 미국 론디포파크(C조·D조 1, 2위)에서 열리고, 준결승과 결승 개최 장소는 미국 론디포파크다.
 
 지난해 도쿄올림픽서 도미니카 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던 대한민국 선수들의 모습

지난해 도쿄올림픽서 도미니카 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던 대한민국 선수들의 모습 ⓒ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해외파도 참가 유력... 한국 야구 자존심 회복 가능할까

'4강 신화'를 썼던 2006년(1회 대회), 결승 무대까지 밟았던 2009년(2회 대회)은 한국 야구의 '전성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여기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야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나 2013년(3회 대회), 2017년(4회 대회)에는 1라운드 탈락으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특히 우리나라가 1라운드 개최국이기도 했던 4회 대회서 이스라엘, 네덜란드의 벽을 넘지 못해 고척스카이돔을 방문했던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이 때문일까. 올해 새롭게 취임한 KBO(한국야구위원회) 허구연 총재는 일찌감치 2023 WBC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KBO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물론이고 메이저리그서 활약 중인 선수들, 또 한국계 메이저리거들이 태극마크를 다는 것도 긍정적으로 검토해왔다.

WBC 1라운드가 시작되기까지 8개월 정도 남아있어 좀 더 시간이 지나야 해외파 선수들의 합류 여부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것은, KBO와 선수들 모두 이번 대회의 중요성을 잘 안다는 점이다. 자존심 회복을 절실하게 바랐던 한국 야구가 놓쳐선 안 될 절호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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