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팀에게도 고민이 있기 마련이다. 롯데 자이언츠도 예외는 아니다.

17일 현재 롯데는 37경기 동안 20승 1무 16패 승률 0.556을 기록, 두산 베어스와 함께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10경기서 4승 6패로 조금 주춤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상위권을 지키는 중이다.

'KBO리그 4월 월간 MVP' 한동희를 비롯해 타자들의 분전이 두드러진다. 팀 타율 2위, 홈런 1위 등 공격 지표로도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난다. '에이스' 찰리 반즈와 박세웅이 버티는 선발진도 지난해보단 사정이 나은데, 딱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역시나 글렌 스파크맨이다.
 
 17일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하는 글렌 스파크맨

17일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하는 글렌 스파크맨 ⓒ 롯데 자이언츠

 
조금 늦었던 출발, 그러나 그 이후가 더 문제였다

많은 기대 속에서 한국에 들어온 스파크맨은 첫 경기를 등판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던 도중 옆구리 부상을 입어 시범경기는 물론이고 정규시즌 개막 엔트리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비교적 늦게 출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롯데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약속했던 대로 4월 10일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서 복귀전을 치를 수 있게 됐고, 당시 스파크맨의 성적은 4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으로 다음 등판을 기대케 하기에 충분했다.

기대와 달리 스파크맨은 이후 5경기서 단 한 차례도 6이닝 이상 던진 적이 없었다. 유일하게 승리를 챙긴 4월 23일 삼성 라이온즈전(5이닝 3피안타 3사사구 7탈삼진 2실점 1자책)도 내용이 100% 만족스러웠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5월 들어서는 고민이 더 깊어졌다. 지난 5일 kt 위즈와 원정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1회말 8명의 타자를 승부하는 동안 홈런 포함 피안타 5개, 사사구 3개를 허용하면서 아웃카운트 1개 없이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11일 NC전에서도 3이닝 4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2실점으로 부진했다. 특히 4회초 선두타자 양의지와 승부에서 헤드샷 퇴장이라는 돌발 변수에 부딪혀 '어린이날 악몽'을 씻어내지 못했다. 팀 입장에서는 선수에게 몸상태를 끌어올릴 때까지 많은 시간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달 넘게 정상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
 
 지난 5일 kt 위즈와 원정 경기서 1회말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하고 조기강판된 스파크맨, 이번주에는 이런 모습이 나오면 곤란하다.

지난 5일 kt 위즈와 원정 경기서 1회말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하고 조기강판된 스파크맨, 이번주에는 이런 모습이 나오면 곤란하다. ⓒ 롯데 자이언츠


주 2회 등판 유력한 스파크맨... 만회해야 하는 한 주

기대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자 일각에서 교체설이 제기되는 등 스파크맨이 끝까지 시즌을 완주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시간을 갖고 지켜보겠다는 자세를 유지하는 롯데로선 안정적으로 시즌을 운영하기 위해서 확실하게 의문부호를 지우고 가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주는 롯데와 스파크맨 모두에게 중요한 한 주가 될 전망이다. 우선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예고된 스파크맨은 '2년차 좌완' 이의리와 맞붙는다. 5월 들어 4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할 정도로 맹타를 휘두르는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경계대상 1호다. 황대인, 나성범 등 한방이 있는 타자들도 무시할 수 없다.

롯데가 별다른 없이 스파크맨에게 좀 더 기회를 준다면, 오는 22일 두산과 원정 경기서 선발로 나설 것이 유력하다. 서튼 감독이 선발 로테이션에 변화를 주게 되면 스파크맨의 등판 일정에도 변화가 불가피하지만, 17일 경기서 첫 단추를 잘 끼우기만 한다면 주 2회 등판도 소화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지난주 NC 다이노스, 한화 이글스를 차례로 만나면서 모두 우세 3연전을 가져간 롯데는 반즈를 제외하면 선발 쪽에서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중하위권 팀들과 격차가 크지 않아 언제든지 따라잡힐 수 있다. 스파크맨의 생존 여부, 그리고 팀의 순위 경쟁이 걸려 있는 운명의 일주일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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