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여제' 김가영(신한금융투자)이 마침내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를 넘어섰다.

김가영은 2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2022 SK렌터카 LPBA(여자프로당구투어) 월드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스롱을 세트스코어 4-1(11-7, 6-11, 11-5, 11-1, 11-1)로 꺾고 우승을 차지해 상금 7천만 원을 품에 안았다. LPBA 투어 통산 3승째다.

지난해 이 대회서 김세연(휴온스)에 세트스코어 2-4로 패배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한 김가영은 그 아쉬움을 말끔하게 씻어냈다. 또한 상대전적 3패로 만날 때마다 무릎을 꿇었던 스롱 피아비에게 첫 승을 거뒀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컸다.
 
 28일 열린 2022 LPBA 월드챔피언십 결승전 이후 진행된 시상식에서 기쁨을 만끽한 김가영

28일 열린 2022 LPBA 월드챔피언십 결승전 이후 진행된 시상식에서 기쁨을 만끽한 김가영 ⓒ PBA(프로당구협회)

 
고비 넘자 술술 풀린 김가영... "마무리 잘해 기쁘다"

사실 김가영의 결승 도전은 험난했다. 27일 4강에서 만난 차유람(웰컴저축은행)에게 먼저 두 세트를 내주면서 한때 탈락 위기에 몰렸는데, 3세트부터 저력을 발휘하면서 극적으로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 기세는 결승까지 이어졌다. 스롱과 한 세트씩 주고 받은 김가영은 3세트를 기점으로 매섭게 상대를 몰아붙였다. 스롱이 5이닝에서 하이런 5점을 낸 것에 만족한 반면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간 김가영이 우승에 한 걸음 다가섰다.

주도권을 잡은 이후에는 승부의 추가 한 쪽으로 기울어졌다. 4세트를 11-1로 이긴 김가영에게 5세트는 단 3이닝이면 충분했다. 1, 2이닝서 한 점씩 뽑은 이후 3이닝에서 하이런 9점으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가영은 경기 종료 후 진행된 시상식을 통해서 "시즌 마지막 대회서 우승하게 돼서 너무 기쁘다. 한 시즌의 시작과 마무리가 중요한데, 마무리를 잘할 수 있어 기분이 더 좋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어 "사실 3쿠션 경기가 너무 어렵다. 환경의 영향도 많이 받고 준비한 만큼 보여드리지 못해 속상할 때도 있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최선을 다해서 '당구선수' 김가영의 모습을 잘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추격에도 흔들리지 않은 쿠드롱, 이번에도 챔피언 등극

이날 밤에 열린 PBA(남자프로당구투어) 월드챔피언십 결승에서는 프레드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과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가 격돌했다. 결과는 '최강자' 쿠드롱의 승리였다. 세트스코어 5-3(15-12, 15-6, 15-2, 14-15, 15-3, 11-15, 4-15, 15-3)으로 2시간 27분의 혈투 끝에 사파타의 추격을 뿌리쳤다.

초반 3세트를 내리 따낼 때만 해도 쿠드롱이 쉽게 경기를 끝낼 것처럼 보였다. 감탄을 자아내는 샷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운도 어느 정도 따라주었다. 반대로 사파타 입장에서는 경기가 풀리지 않자 답답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4세트서 힘겹게 반격에 나선 사파타도 5세트 패배 이후 6, 7세트를 승리했지만, 그의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8세트 초반 3이닝을 모두 공타로 날린 사파타가 침묵으로 일관하는 사이 쿠드롱이 다시 힘을 냈다.

특히 뱅크샷 2개를 포함해 하이런 8점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은 4이닝이 압권이었다. 챔피언십 포인트에서 옆돌리기로 우승을 확정지은 순간, 쿠드롱은 주먹을 불끈쥐며 기뻐했다.

이날 경기를 통해 PBA 통산 6승째를 기록한 쿠드롱은 PBA 4개 대회 연속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사파타를 비롯해 PBA서 활동 중인 여러 선수들이 그에게 도전장을 내밀어왔지만, 이번 시즌에도 왕좌의 자리를 지켰다. 당분간 그 어떤 선수도 쿠드롱의 아성을 넘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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