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마지막 날까지 프레드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 웰뱅피닉스)의 상승세를 꺾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쿠드롱은 5일 밤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NH농협카드 PBA(프로당구) 챔피언십 21-22 결승전서 조재호(NH농협카드 그린포스)를 세트스코어 4-1(15-6, 15-3, 11-15, 15-1, 15-12)로 꺾고 정상에 올라섰다.

1시간 11분 만에 결승전이 끝날 정도로 다소 싱거운 승부였다. 다르게 보자면 쿠드롱이 '세계 최강'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쿠드롱은 이날 승리로 PBA 출범 이후 처음으로 2연속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5차 투어 대회 결승전에서 조재호를 꺾고 정상에 오른 프레드릭 쿠드롱

5차 투어 대회 결승전에서 조재호를 꺾고 정상에 오른 프레드릭 쿠드롱 ⓒ PBA(프로당구협회)

 
흠 잡을 데 없었던 쿠드롱의 경기력

결승으로 오는 과정부터 확연하게 차이를 보였다. 준결승에서 조건휘(신한금융투자 알파스)를 만나서 풀세트(15-8, 13-15, 0-15, 15-4, 8-15, 15-5, 11-9) 접전 끝에 힘겹게 승리를 거둔 조재호와 달리 이종주를 세트스코어 4:0(15-4, 15-8, 15-6, 15-9)로 꺾은 쿠드롱은 손쉽게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그래서일까, 좀 더 여유롭게 결승전에 임할 수 있었던 쿠드롱이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았다. 1세트 2-2로 맞서던 상황에서 쿠드롱은 하이런 8점으로 멀찌감치 달아났고, 4점 차까지 따라붙은 조재호가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세트 역시 2점짜리 뱅크샷 1개를 포함해 연속 4득점으로 리드를 잡은 쿠드롱의 무대였다. 특히 8-3에서 하이런 7점을 획득한 쿠드롱은 단 3이닝 만에 2세트를 매듭지었다. 조재호 입장에서는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내리 두 세트를 내줘야 했다.

3세트 들어 하이런 8점 등 분위기를 반전시킨 조재호가 반격에 나섰음에도 쿠드롱은 평정심을 유지했다. 공타 없이 단 2이닝 만에 15-1로 4세트를 끝냈고,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잠시나마 희망을 가진 조재호의 표정이 어두워질 수밖에 없었다.

이전 세트에 비하면 팽팽한 접전이 펼쳐진 5세트, 10-12로 지고 있던 쿠드롱이 2점짜리 뱅크샷을 연이어 적중시키면서 우승에 한 걸음 다가섰다. 그는 매치포인트에서도 정확한 샷으로 득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멈추지 않는 쿠드롱의 승승장구... 적수가 안 보인다

쿠드롱에게 이번 결승전은 조재호에게 3세트를 내준 것을 제외하면 모든 게 만족스러웠던 경기다. 조재호가 체력적인 부담이나 결승전에 대한 긴장감을 떨쳐내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노련하면서도 차분하게 플레이를 이어간 쿠드롱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이날 5세트까지 쿠드롱의 에버리지는 무려 3.550으로, 우승 상금 1억 원과 더불어 대회에서 가장 높은 에버리지를 기록하는 선수에게 주어지는 '웰뱅톱랭킹 톱 에버리지상'(상금 400만 원)까지 차지하면서 기분 좋게 대회를 마무리했다.

일찍이 당구계에서 '최강자'로 소문이 나 있던 쿠드롱은 지난 2019년 대한민국에서 시작된 PBA 투어에 참여하면서 더 많은 국내 당구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려왔다. 특히 2019-2020시즌 4차 투어 대회, 2020-2021시즌 2차 투어 대회, 올 시즌 4차 및 5차 투어 대회까지 통산 4승을 거둔 것은 PBA 출범 이후 쿠드롱이 유일하다.

쿠드롱은 잠시 숨을 고르고 나서 오는 18일부터 7일간 진행될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6라운드와 이달 말에 열릴 PBA 6차 투어 대회를 준비하게 된다. 국내 팬들을 매료시킨 쿠드롱 특유의 명품 샷이 계속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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