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비혼모'로 화제가 된 재한 일본인 출신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가 12일 방송된 KBS Joy 예능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물어보살)에 의뢰인으로 출연하여 비혼모로서의 삶과 고민에 대하여 이야기를 털어놨다.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한 장면.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한 장면. ⓒ KBS Joy

 
사유리는 지난 2020년 돌연 개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하여 갑작스러운 출산 소식을 알려 화제가 됐다. 독신인 사유리는 모국인 일본의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건강한 남자 아이를 출산했다. 용감하게 자발적 비혼모의 길을 스스로 선택하고 공개한 사유리에게 많은 한일 누리꾼들의 응원이 쏟아지기도 했다.

사유리는 <물어보살>에 2년 만에 재출연하여 비혼모의 길을 선택한 이유와 근황에 대하여 공개했다. 사유리는 2년 전에도 <물어보살>에 출연했을 당시 임신을 위해 난자를 냉동보관하고 있다며 '엄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준 바 있다.

사유리는 "예전에는 스스로 밝고 귀여운 성격이었는데, (출산 이후에) 요즘 고민이 많아졌다. 아기가 아프지는 않을지, 미래는 어떻게 될지 생각이 많다. 혼자 아이를 키우다보니 엄마뿐만이 아니라 아빠의 역할도 해야 되는데, 아빠 역할을 어떻게 어디까지 해야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사유리는 아이를 낳을 결심을 하게 된 계기를 두고 "40대가 되기 전에 아이를 갖고싶다는 생각은 했었다. 그런데 아이를 갖기 전에 건강검진을 하니 자궁나이가 47세가 나왔다. 지금 아니면 내 아이를 못가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하며 "2년 전 <물어보살>에 나왔을 때는 남자친구가 있었다. 너무 좋아했었지만 안타깝게 이별을 했다. 아이를 갖기 위하여 급하게 사람을 만날 수도 없는 일이라 비혼 출산을 선택하게 됐다"라고 속사정을 밝혔다.

MC 이수근이 "그렇다면 아이 아빠의 얼굴(사진)도 봤느냐"라고 질문하자 사유리는 "(정자은행에서) 어릴 적 사진만 봤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은 어릴 때 사진만 공개한다"고 대답했다. 덧붙여 "기증자의 외모보다는 EQ, IQ, 성격 등 내적인 부분과 유전적인 질환 유무를 더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비혼 출산을 선택한 사유리지만 출산 당시 남편이 동행한 임산부들의 모습을 보고 부러웠다는 속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남편이 없는 사유리는 출산시에 어머니가 대신 동행해줬다고 밝혔다. 서장훈은 "이제 앞으로 사유리와 아들을 진심으로 사랑해줄 사람이 나타나면 그분이 아빠 역할도 해줄 수 있을 것"이라며 사유리를 위로했다.

사유리는 "옛날에는 항상 자신감이 넘쳤는데, (아이가 생기고 난 후에는) 이 소중한 생명을 어떻게 지켜야 하나 불안한 마음이 자꾸 생긴다"고 고민을 털어 놓았다. 이어 "캐치볼을 한다던지, 목욕탕을 간다든지, 아빠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상의 로망을 아이가 원할 때 해주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라며 비혼모로서의 현실적인 속내를 고백했다. 서장훈과 이수근은 "아이를 키우다보면 자연히 걱정이 많아진다"고 공감하며 너무 미리부터 많은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고 사유리를 위로했다.

최근에 화제가 됐던 카페 입장 거부 사건도 거론됐다. 사유리는 최근 거주하던 아파트에서 불이 나 아들과 다급하게 외부로 피하는 일이 있었다. 사유리는 "당시 집에서 급하게 나오느라 휴대폰이나 신분증 등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카페에서는 방역수칙을 지켜야 하는 원칙상 머무를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사유리는 SNS에 서운한 마음을 토로하는 글을 올렸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크게 이슈가 되며 찬반양론이 엇갈렸다. 논란이 커지자 사유리는 다시 사과문을 올렸고 카페를 찾아 직원에게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장훈은 "사유리의 입장은 엄마의 마음으로서 이해가 된다. 그러나 직원은 직원으로서 방역상 당연히 할 일을 한 것이다"며 "두 사람 입장은 모두 충분히 이해가지만, SNS에 글을 올리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중립적인 조언을 던졌다. 사유리도 이에 수긍하며 "내 자식에 대한 걱정이 커 그분(직원)도 누군가의 소중한 자식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실수를 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이수근은 사유리에게 "너무 걱정이 앞선다"고 지적했고, 서장훈은 "앞으로 아이를 키우면서 더 많은 일이 있을거다"라며 "많은 일이 있을 것을 예상하고 시작하지 않았나. 그러니 즐겁게 감당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1979년생인 사유리는 한국에서 유학생으로 지내던 2007년 KBS 2TV 예능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를 통해 방송인으로 데뷔한 후 JTBC <님과 함께>, MBC <금요와이드-사유리의 식탐여행>, <진짜 사나이> 등 다수의 방송 프로그램에서 활약했다. 활발한 성격과 4차원적인 캐릭터를 내세워 외국인임에도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유리는 최근 KBS 육아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에도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인-셀럽 아빠들의 육아 도전기를 표방했던 <슈퍼맨>에서 엄마 고정 출연자는 사유리가 최초다.

일각에서는 사유리의 <슈퍼맨>출연이 아빠들의 육아 체험이라는 프로그램 콘셉트에 맞지 않고 비혼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있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의미하는 '슈퍼맨'이란 성별 구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마주하는 히어로, 영웅으로서 부모'라는 뜻을 담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홀로 아이를 키우며 부모의 역할을 감당하려는 사유리 역시 슈퍼맨으로 불리기에 충분해 보인다.

사유리의 시행착오는 우리 사회에서 비혼모로 살아가야 하는 엄마들의 현실적인 애환에 대하여 생각해볼만한 화두를 던졌다. 오늘날 가족의 형태는 불변으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 환경의 차이에 의하여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으며, 가족구성에서 느끼는 행복의 기준도 획일화할 수 없다.  

'물어보살'이 출연한 사유리의 고민들은 우리 사회가 비혼모 가정에 대한 논의와 공감의 과정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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