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시즌 첫 도움을 기록하고도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토트넘 핫스퍼FC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은 21일(한국시각) 영국 이스트 미들랜즈 레스터셔 주 레스터의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레스터시티FC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첫 도움을 기록했다. 경기는 전반29분에 터진 손흥민의 어시스트와 해리 케인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한 토트넘이 후반 연속골을 내주며 1-2로 역전패 당했다.

최근 레스터시티전 3연승을 기록하고 있던 토트넘은 레스터시티와의 첫 맞대결에서 역전패를 당하면서 시즌 2번째 패배로 승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토트넘 선수들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토트넘 감독에 선임된 후 치르는 250번째 경기에서 감독에게 승리를 안겨 주는데 실패했다.  
손흥민 인터뷰 축구 국가대표팀 손흥민이 8일 오후(한국시간) 터키 이스탄불 파티흐 테림 연습경기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0일 투르크메니스탄과 카타르 월드컵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 손흥민 인터뷰 축구 국가대표팀 손흥민이 8일 오후(한국시간) 터키 이스탄불 파티흐 테림 연습경기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0일 투르크메니스탄과 카타르 월드컵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 연합뉴스

   
손흥민과 케인이 만든 선제골

지난 14일 크리스탈 팰리스FC와의 홈경기에서 손흥민의 멀티골에 힘입어 4-0 대승을 거둔 토트넘은 주중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올림피아코스 FC와의 원정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하지만 내용은 토트넘이 다소 밀린 경기였다. 2019-2020 시즌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에서 지난 시즌 준우승팀의 위용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다.

토트넘은 21일 레스터시티와의 원정경기에서 케인과 에릭 라멜라, 손흥민을 공격진에 배치했다. 미드필더에는 무사 시소코와 해리 윙크스, 그리고 허벅지 부상에서 돌아온 탕기 은돔벨레가 선발 출전했다. 토트넘의 붙박이 중원 사령관 크리스티안 에릭센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주전 골키퍼 위고 요리스가 아내의 출산으로 휴가를 떠나면서 백업 골키퍼 파울로 가사니가가 골키퍼 장갑을 끼고 주전으로 출전했다.

경기 초반 손흥민과 케인이 슛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빗나갔고 이내 레스터시티에게 경기 주도권을 빼앗기고 말았다. 레스터시티는 제임스 매디슨와 제이미 바디, 유리 틸레만스 등이 파상공세를 펼치며 토트넘의 골문을 노렸다. 전반 16분에는 윌프레드 은디디의 골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으면서 토트넘이 한숨을 돌렸다.

중원에서 지나치게 투박한 플레이로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하던 토트넘은 반격 과정에서 귀중한 선취골을 만들었다. 전반29분 중앙선 부근에서 라멜라가 전방으로 찔러준 패스가 손흥민에게 연결됐고 손흥민은 오른쪽으로 몇 차례 터치를 하다가 뒤꿈치로 감각적인 패스를 시도했다. 손흥민의 패스는 뒤따라 오던 케인에게 연결됐고 케인은 달려 오는 스피드에 못 이겨 넘어지는 듯 했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오른발로 침착하게 슛을 시도해 레스터시티의 골문을 갈랐다. 손흥민의 리그 1호 도움이자 3호 공격포인트였다.

후반이 아쉬웠다

토트넘은 전반 볼점유율에서 53.6-46.4로 앞섰지만 슈팅 숫자에서 5-9, 유효슈팅에서 3-4로 뒤졌다. 토트넘은 전반 45분 동안 단 한 차례의 코너킥을 얻어낸 반면에 레스터시티는 5번의 코너킥 기회가 있었다. 손흥민과 케인의 합작으로 토트넘이 리드를 잡긴 했지만 토트넘이 레스터시티에게 더 많은 기회를 내준 만족스럽지 못한 전반전이었다.

손흥민은 후반에도 케인, 라멜라와 함께 꾸준히 전방을 압박하며 기회를 노렸다. 후반3분에는 케인이 측면으로 이동해 중앙으로 쇄도하는 손흥민에게 낮은 크로스를 올리며 기회를 엿보기도 했다. 레스터시티도 왼쪽 윙백 벤자민 제임스 칠웰의 적극적인 공격가담으로 반격을 노렸다. 후반12분에는 왼쪽 측면을 돌파하던 손흥민이 반대쪽 포스트를 노리고 과감하게 슛을 시도했지만 오른쪽 골대 바깥으로 벗어났다. 

토트넘은 후반18분 세르주 오리에가 추가골을 기록했지만 이 과정에서 나온 손흥민의 돌파가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으면서 골이 취소됐다. 그리고 추가골 취소로 흐름을 빼앗긴 토트넘은 후반24분 레스터시티의 히카르두 페레이라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손흥민은 후반32분 오른쪽 측면에서 과감한 돌파로 낮은 크로스를 올렸지만 레스터시티 문전에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줄 동료가 없었다.

무승부의 향기가 짙게 드리워지던 경기는 후반40분 레스터시티의 공격형 미드필더 매디슨에 의해 균형이 깨졌다. 매디슨은 함자 차우두리의 패스를 받아 패널티 박스 정면에서 멋진 중거리슛으로 토트넘의 골문을 갈랐다. 경기 감각이 부족한 가사니가 골키퍼가 아닌 주전 요리스 골키퍼였다 해도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골대 구석으로 정확히 빨려 들어간 골이었다. 결국 토트넘은 후반에만 연속 두 골을 내주며 레스터시티에게 역전패를 당했다.

손흥민은 프로 데뷔 후 통산 357경기에서 118골 48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도움보다 2배 이상 많은 골 숫자가 말해주듯 손흥민은 에릭센처럼 동료들을 활용하는 선수라기 보다는 직접 골을 노리는 것에 익숙한 공격수다. 하지만 손흥민은 리그 1호 어시스트를 통해 슛 시도가 여의치 않을 때는 자신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는 동료를 살리는 플레이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손흥민이 점점 완성형 선수가 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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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구 2019-20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핫스퍼 FC 손흥민 레스터시티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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