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칠곡 가시나들> 관람 후 김재환 감독, 주석희 선생, 영화에 출연한 할머니들의 자손과 함께한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4일 <칠곡 가시나들> 관람 후 김재환 감독, 주석희 선생, 영화에 출연한 할머니들의 자손과 함께한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 청와대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직접 작은 극장을 찾아 영화 <칠곡 가시나들>에 힘을 실어줬다. 앞서 <칠곡 가시나들> 측은 CGV와 메가박스의 차별적인 상영 배정에 항의해 이들 상영관을 거부한 바 있다. 악조건에서도 선전하고 있는 영화를 김정숙 여사가 격려한 것이어서 의미가 더 커 보인다.
 
청와대는 5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4일 서울 서대문구 예술영화관 필름포럼에서 영화 <칠곡 가시나들>을 관람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경상북도 칠곡에 사는 할머니들이 한글을 배우는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날 관람은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앞두고 '여성'으로서의 삶에 관심을 가지며, 신구 세대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영화 관람에는 김재환 감독과 영화에서 할머니를 가르치는 선생님인 주석희 교사, 영화 속 할머니들의 딸과 손자 손녀들이 참석했고, 상영이 끝난 후에는 간담회도 가졌다.
 
김정숙 여사는 영화 관람 뒤 간담회에서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 또한 여자인 저 자신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되었다"며 "특히나 오늘은 영화 속 주인공인 할머니의 자손들이 함께하게 되어 가족임에도 알지 못했던 세대 간 공감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면서, 제작진에게 감사를 표했다.
 
또한 "사는 기 와 이리 재밌노"라는 영화 속 대사를 인용해 "오늘 영화 속 할머니들의 자신을 표현하며 즐겁게 사시는 모습을 보니 참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도 이런 어르신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가 제 역할을 충분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고 덧붙였다.
 
'CGV-메가박스 거부' 독립다큐 응원의 의미
 
 4일 서대문 독립예술영화관 필름포럼을 찾아 <칠곡 가시나들>을 관람하고 있는 김정숙 여사

4일 서대문 독립예술영화관 필름포럼을 찾아 <칠곡 가시나들>을 관람하고 있는 김정숙 여사 ⓒ 청와대

 
영화 속 주인공 할머니들의 자손들은 관람 후 한결같이 '그동안 보지 못했던 할머니의 모습을 알게 되었고, 할머니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영화를 연출한 김재환 감독은 "할머니들께서 가장 듣고 싶어 하던 목소리는 자식·손자·손녀들의 목소리라고 하셨다"며 "하지만 일하는데 방해될까봐 전화를 못 하겠다 하시더라. 너무 보고 싶어 전화를 했다가도 그냥 툭 끊게 되더라고 말씀하셨다"며 할머니들의 외로움을 전했다.
 
지난 2월 27일 개봉한 <칠곡 가시나들>은 대기업 상영관의 차별적 배정에 항의해 CGV와 메가박스 상영을 보이콧을 선언했다. 영화사 측은 "우리 영화의 운명은 우리가 결정하겠다"며 극소수의 상영관과 상영 회차를 배정한 대기업 영화관에 항의의 뜻을 나타냈다.
 
특히 김재환 감독은 "투자 배급과 극장의 고리를 법으로 끊어주면 좋겠지만 CJ를 사랑하는 국회의원들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라며 상영-배급 분리와 스크린독점을 제한하는 법률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작심 비판했다.
 
하지만 좋지 않은 상영 조건 속에서도 <칠곡 가시나들>은 개봉 4일 만에 2만 관객을 넘어선 데 이어 3만 관객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영화에 대한 호평과 입소문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번 김정숙 여사의 관람은 난관을 헤치며 흥행하고 있는 영화에 제대로 기운을 불어 넣어주는 모습이다.

김정숙 여사가 관람을 위해 찾은 상영관이 필름포럼이라는 점도 의미를 더한다. 독립예술영화의 환경이 열악한 가운데 독립예술영화를 전문으로 상영하는 극장을 찾아 독립다큐멘터리를 응원했다는 점에서 단순히 영화 관람 이상으로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칠곡 가시나들 김정숙 여사 CGV 메가박스 멀티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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