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에 성공한 루카쿠와 마타

득점에 성공한 루카쿠와 마타 ⓒ 맨유 공식홈페이지

 
5일 21시 30분(한국 시각) 올드트래포드에서 펼쳐진 잉글랜드 FA컵 64강전 맨유와 레딩 경기에서 마타와 루카쿠의 골에 힘입어 맨유가 2대0으로 승리하며 32강 진출을 달성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내용은 형편없었다.
 
맨유는 레딩에 볼 점유율과 슈팅 개수에서 현저히 밀리는 모습을 연출했다. 잉글랜드의 축구 통계 사이트인 후스코어드(WhoScored.com)에 따르면 맨유는 레딩을 상대로 슈팅 8대 13, 점유율 40.5%대 59.5%, 패스성공률 81%대 84%를 기록했다. 물론 축구는 결과로 말하는 스포츠이다. 그러나 상대가 2부 리그 하위 팀 레딩이었고, 홈경기였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내용적으로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는 것은 리그 4위 이상을 노리는 맨유 입장에서 그리 좋은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왜 맨유는 레딩과의 홈경기에서 경기 내용을 압도하지 못했을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주전 선수와 비 주전 선수 간 경기력 차이가 너무 많이 났기 때문이다. 간단히 얘기해서 최근 맨유의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준 선수들 대부분이 레딩과의 경기에서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형편없는 경기를 연출한 것이다. 따라서 맨유가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뛰어난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비 주전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이 필요하다.
 
포그바-마티치-에레라의 빈자리, 채워지지 않았다
 
공격과 수비를 연결하는 중앙 미드필더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하다. 중앙 미드필더는 수비 라인에서 볼을 공급받아 측면 및 중앙 공격수로 볼을 다시 배급해주며 경기의 속도를 조율한다. 또한 중원에서 상대의 공을 빼앗아 공격을 다시 진행하기도 한다. 따라서 중원에서의 승리가 곧 경기에서의 승리를 보장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 맨유는 중원에서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맨유의 중앙 미드필더 라인 프레드-페레이라-맥토미니는 패스와 수비적인 면에 있어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맨유 중앙 미드필더의 평균 패스성공률과 Key 패스는 83.1%와 3개였다. 이와 반대로 레딩 중앙 미드필더들의 평균 패스 성공률과 Key 패스는 87.5%와 3개였다. 수치상 보면 얼마 차이가 나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1부 리그 상위권 팀과 2부 리그 하위권 팀의 경기임을 감안하면 결과는 심각한 수준이다.
 
그렇다면 지난 주 올드트래포드에서 치러진 본머스 전 주전 중앙 미드필더 라인의 패스 성공률과 Key 패스 개수는 어땠을까? 지난주 본머스 전에서 선발로 나온 포그바-에레라-마티치의 평균 패스성공률과 Key 패스는 91.5%와 6개였다. 또한 이날 보여준 포그바의 환상적인 플레이를 생각하면 오늘 선발로 나온 중앙 미드필더 라인의 모습은 나약하기 그지없다.
 
프레드-페레이라-맥토미니 라인은 중원에서 상대에게 지나치게 중거리 슛을 많이 허용하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 중앙 미드필더 간 간격이 벌어지고 압박이 부족해 상대 팀에 슈팅 타이밍을 빈번히 허용하고 만 것이었다. 공격적인 부분에서도 아쉬운 점은 많았다. 이들은 패스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가지 못하면서 공격수를 향한 위협적인 패스 및 찬스를 만들어주지 못했다. 이러한 비 주전 중앙 미드필더의 부진으로 맨유는 레딩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를 선보이지 못했다.
 
산체스 교체되고 나서 무뎌진 맨유의 측면공격
 
측면 공격수 산체스의 선발 복귀가 반가웠다. 산체스는 왼쪽 측면에서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며 맨유의 공격을 지휘했다. 마타의 PK 골도 산체스의 발끝에서 시작했다. 왼쪽 측면에서 산체스가 올려준 크로스를 프레드를 거쳐 수비수 맞고 흐른 볼을 마타가 잡다가 페널티킥을 유도한 것이다. 이후 산체스는 루카쿠의 추가 골까지 어시스트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산체스는 후반 63분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부상에서 복귀한 지 2경기 만이었다. 산체스가 교체되고 나서 맨유의 공격의 창은 무뎌졌다. 교체로 들어온 타이트 총은 지나치게 볼을 끌었고, 래시포드도 몸이 다소 무거워 보였다.
 
루카쿠는 전반에 골을 기록하며 3경기 연속 득점하는 활약을 보였다. 그러나 후반에서는 다소 몸이 무거운 모습을 보였다. 전반전에 보여준 연계플레이는 실종되었고, 찬스 공간마저 창출하지 못했다. 오히려 측면 수비수 애슐리 영의 오버래핑이 더 날카로워 보일 정도였다.
 
14일 토트넘전이 진정한 솔샤르 체제의 시험무대
 
솔샤르 체제의 맨유는 벌써 5연승을 기록했다. 솔샤르 임시 감독은 팀의 무너진 조직력을 살려냈고, 무엇보다 공격적인 면에서 날카로움을 강하게 했다. 물론 여전히 주전선수와 비 주전선수 간 경기력 차이가 커다란 짐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챔피언스리그가 시작되는 빡빡한 일정 전까지는 주전 선수들의 경기력만으로도 팀의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
 
맨유는 14일(한국시간) 토트넘과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를 펼친다. 솔샤르 체제가 처음 치르는 강팀과의 경기이다. 이 경기가 솔샤르로 인해 맨유가 발전했는지 알 수 있는 커다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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