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전쟁'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토너먼트 대진표가 완성됐다. 조별리그에서 큰 이변 없었던 이번 챔피언스리그다. 올라올 팀이 다 올라온 만큼 16강에 강팀 간의 빅매치가 수두룩하다.

스페인의 거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이탈리아의 절대 강자 유벤투스 FC의 대결을 비롯해 손흥민이 활약 중인 토트넘 홋스퍼와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위를 달리고 있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맞대결도 관심을 끈다.

그 중에서도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매치업은 단연 리버풀 FC와 바이에른 뮌헨의 격돌이다. 두 팀은 각자 챔피언스리그에서 5번씩 우승을 경험한 유럽 무대의 강자다. 결승전에서 맞붙어도 손색이 없는 대진이다.

자신감이 있는 쪽은 아무래도 리버풀이다. 이번 시즌 리버풀은 환상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무패(14승 3무)로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고, 탈락 위기에 놓였던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기적적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리버풀 샤키리(오른쪽)가 17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8-2019 프리미어리그 맨유와 홈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리버풀 샤키리(오른쪽)가 17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8-2019 프리미어리그 맨유와 홈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마누라(마네-피르미누-살라)'로 이어지는 쓰리톱 조합에 세르단 샤키리가 더해진 공격에 파괴력이 무시무시하다. 수비도 단단하다. 버질 반 다이크가 이끄는 수비 라인은 리그 17경기에서 단 7실점을 허용했을 뿐이다. 부상자가 속출해도 리버풀의 수비진은 견고함을 자랑하고 있다.

반면 뮌헨은 빨간불이 들어왔다. 최근 분데스리가 여섯 시즌 연속 리그 우승이라는 압도적인 기록이 무색할 정도로 이번 시즌 리그에서 부침을 겪고 있다. 현재 뮌헨은 리그 3위(승점 30점)까지 밀려났다. 1위 도르트문트와 승점 격차가 9점이나 날 정도다.

압도적인 밸런스를 자랑하는 리버풀과 달리 공·수 양면에서 크게 흔들리고 있는 뮌헨이다.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가 약점으로 꼽힌다. 토마스 뮐러와 마츠 훔멜스, 마누엘 노이어가 평범하게 플레이하고 있다. '로베리(로벤-리베리)' 공격 조합도 이제 너무 나이가 많다. 최근 수 년 간의 흐름과 달리 이번에는 리버풀이 아닌 뮌헨이 '언더독(underdog)'이다.

'두 달'이라는 시간이 변수

뮌헨 입장에서는 다행히도 최근 돌파구를 찾고 있다. 킹슬리 코망과 세르쥬 나브리 같은 젊은 선수들이 제 몫을 해주고 있다. 주포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득점력도 꾸준하다. 어린 선수들에게 신뢰를 보내기 시작한 니코 코바치 감독의 선택이 적중하는 모양새다.

또 하나 뮌헨이 믿을 구석은 리버풀의 수장 위르겐 클롭과 상대 전적이다. 뮌헨은 클롭이 이끌던 팀과 자주 격돌했는데, 16승 5무 9패로 클롭에게 강했다. 무엇보다 2012-2013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뮌헨은 클롭 감독이 이끄는 도르트문트를 침몰시킨 경험이 있다.

다만 클롭 감독의 뮌헨전 상대 전적을 도르트문트 지휘봉을 잡았을 때로 한정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클롭이 선수단 전력이 절대적 약세였던 마인츠 05 감독 시절에는 뮌헨에게 1무 6패로 밀리지만, 도르트문트 시절만 놓고 보면 9승 4무 10패로 초박빙이다. 클롭의 도르트문드가 절정에 올랐던 2010-2011 시즌부터는 뮌헨을 상대로 내리 5연승을 거두기도 했다.
 
 골 세리머니를 펼치는 바이에른 뮌헨 소속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골 세리머니를 펼치는 바이에른 뮌헨 소속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EPA/연합뉴스

 
리버풀의 폭발력과 클롭 감독의 자신감은 뮌헨보다 리버풀의 8강 진출을 점치게 하는 요인이다. 하지만 큰 변수가 있다. 바로 시간이다. 클롭 감독이야 당장 뮌헨과 경기를 가지고 싶겠지만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은 2달 뒤에나 시작된다. 가파른 상승세의 리버풀에게는 아쉬운, 고민이 많은 뮌헨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정이다.

아무래도 2달이라는 준비 시간은 뮌헨에게 긍정적이다. 팀이 안정성을 갖추기에 충분한 기간이다. 그 사이에 겨울 이적 시장도 열린다.

지난 시즌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가 좋은 선례다. 지난해 말까지 부진을 거듭하던 레알은 올해 1월을 기점으로 살아나기 시작했다. 당시 지네딘 지단 감독은 모든 역량을 챔피언스리그에 집중했고, 레알은 16강에서 난적 파리 생제르망을 가볍게 물리친 바 있다.

이는 뮌헨에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벌서부터 리그를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도르트문트와 승점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 챔피언스리그에 집중할 공산이 크다. 지난 시즌 레알이 리그에서는 아낀 '에이스'들의 에너지를 챔피언스리그에 쏟아낸 것처럼 뮌헨도 충분히 재현 가능한 그림이다.

무서울 것 없이 유럽 축구 중심을 향해 순항하고 있는 리버풀. 반대로 조금씩 위용을 잃고 있는 뮌헨. 두 달 뒤 펼쳐질 맞대결에서 누가 웃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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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EFA 챔피언스리그 리버풀 바이에른 뮌헨 16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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