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0시 15분(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프 누에서 열린 별들의 전쟁,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엘 클라시코'는 바르셀로나의 5-1로 대승으로 끝났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라는 말에 정반대되는 경기였고, 호날두와 메시가 없는 11년 만의 엘 클라시코에서 전술적 승부수들이 터져 나왔다.
  
'수아레스 멀티골'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에 역전승  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FC 바르셀로나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경기 중 루이스 수아레스(바르셀로나)가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이날 바르셀로나는 아틀레티코의 페르난도 토레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이후 수아레스의 멀티골에 힘입어 아틀레티코에 2-1로 승리했다.

루이스 수아레스(FC바르셀로나)의 모습.(자료사진) ⓒ 연합뉴스/EPA


레알 마드리드,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전환

전반전의 레알은 애매하게 지역방어를 하면서 압박을 거의 하지 않았다. 모두가 어정쩡하게 위치하면서 수비 전환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바르셀로나의 선수들은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패스가 좋은 바르셀로나 미드필더들에게 날개를 달아준 꼴이었다. 결국 중원에서 자유롭게 플레이 할 수 있었던 라키티치와 아르투르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첫 번째 골도 이러한 상황에서 나왔다. 아무런 압박도 받지 않았던 라키티치가 조르디 알바에게 정확한 전진패스를 찔러줬고 이를 쿠티뉴가 받아 넣었다. 레알은 바르셀로나의 지배를 받으며 그야말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바란을 빼고 바스케스를 투입하고 카세미루를 센터백 라인으로 내렸다. 포백 대신 라모스, 카세미루, 나초로 이루어진 스리백으로의 전환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공격에선 벤제마와 베일이 투톱을 이루면서 3-4-1-2의 포메이션을 가져갔다. 애매한 지역방어 대신 맨마킹으로 붙으며 1차 압박을 가했다.

이는 주효했다. 바로 효과가 나타나면서 전반전과는 180도 달라진 활발한 공격을 이끌었다. 한쪽 윙백이 오버래핑을 하면 다른 쪽 윙백은 수비를 지키는 정석적인 플레이 대신 양쪽 윙백이 모두 공격에 투입되며 윙백을 통한 과감한 측면공격을 감행했다. 레알은 투톱을 통해 페널티박스에 많은 숫자를 투입한 데 이어 공을 가지지 않은 윙백 또한 페널티박스로 침투시켰다. 이를 통해 바스케스와 이스코가 측면을 뚫고 올린 크로스를 마르셀루가 차 넣으며 추격골을 넣었다.
 
허술한 레알의 뒷공간 허물려는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는 지배했던 전반전과는 다르게 후반전에 레알이 공격적으로 나오면서 당황했다. 하지만 계속된 찬스를 허용함에도 불구하고 레알이 한 골밖에 성공시키지 못하면서 재정비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레알의 공격적인 윙백 투입은 후반 초반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었지만 동시에 뒷공간을 내주는 위험한 선택이었다. 바르셀로나는 뎀벨레와 세메두를 투입하면서 레알의 윙백이 오버래핑한 배후공간을 집요하게 노렸다. 패스가 좋은 선수들로 즐비한 바르셀로나는 공을 탈취한 후 한 번의 패스로 공격을 빠르게 전개했다. 

공수 전환이 상당히 빨라지면서 전반전 지배당했던 레알 선수들에게 체력저하가 다가왔다. 그렇지 않아도 수비 숫자가 부족한데 체력 저하로 수비 복귀까지 늦어지면서 바르셀로나에게 쉽게 공간을 내주었다. 발베르데 감독은 팀에 활력을 넣어줄 수 있는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 비달까지 투입하면서 레알의 공격에 전투적으로 맞섰다. 뎀벨레는 측면을 활보했고, 레알의 공격은 급하기만 했다. 결국 수아레스의 해트트릭과 뎀벨레가 측면을 허물고 올린 크로스를 비달이 헤더로 마무리 지으며 5-1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스리백이라는 예상치 못한 레알의 승부수에 유연하게 대응한 발베르데 감독의 교체카드는 아주 성공적이었다. 후반 24분 하피냐를 빼고 넬송 세메두를 투입한 바르셀로나는 세르지가 전진하고 세메두가 라이트백으로 배치되며 측면 기동성을 확보했다. 후반 29분에는 쿠티뉴를 빼고 우스만 뎀벨레를 투입해 라인을 높이고 전면 공격에 나선 레알의 배후를 공략했다. 세메두의 투입으로 전진한 세르지는 수아레스의 헤딩골을 어시스트했고 라모스에게서 공을 가로채 수아레스의 해트트릭을 도왔다. 뎀벨레 또한 3번째로 교체되어 들어온 비달의 헤딩골을 어시스트했다.

바르셀로나는 찾아온 기회를 모두 살리는 결정력이 좋았고, 교체카드를 통한 위기상황 대처 또한 뛰어났다. 바르셀로나가 레알을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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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클라시코 바르셀로나 레알마드리드 별들의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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