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2016 시즌 정규리그에서 73승을 올리며 한 시즌 최고 승률 기록(.890)을 세운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그 해 파이널에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게 덜미를 잡히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자존심이 상한 워리어스는 2016년 7월 경쟁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에이스였던 '득점기계' 케빈 듀란트를 영입했다. 평화롭던(?) NBA에 먹이사슬을 파괴하는 엄청난 포식자가 등장하는 순간이었다.

NBA 최고 승률 기록을 세울 만큼 충분히 강했던 전력에 듀란트라는 날개를 단 골든스테이트에게 적수는 없었다. 골든스테이트는 스테판 커리와 클레이 탐슨, 듀란트, 드레이먼드 그린으로 이어지는 '판타스틱4'를 구성하며 지난 두 시즌 동안 클리블랜드를 꺾고 2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골든 스테이트는 지난 두 시즌 동안 클리블랜드와의 파이널에서 8승 1패라는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골든스테이트라는 절대강자가 있다고 해서 다른 경쟁자들이 자포자기하고 있다면 서부 컨퍼런스는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로 불리지 않았을 것이다. 서부 컨퍼런스의 나머지 14개 구단은 '타도 골든스테이트'를 외치며 저마다 알찬 스토브리그를 보냈다. 경쟁이 심한 서부 컨퍼런스에서 '절대강자' 골든스테이트를 꺾는다는 것은 곧 파이널 우승에 가깝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3연속 우승 노리는 골든스테이트, '폭군' 커즌스까지 영입
 
 골든스테이트의 '스플래시 브라더스'는 이번 시즌에도 엄청난 3점슛을 터트릴 것이다.

골든스테이트의 '스플래시 브라더스'는 이번 시즌에도 엄청난 3점슛을 터트릴 것이다. ⓒ NBA.com 화면 캡처

 
'디펜딩 챔피언' 골든스테이트는 2014-2015 시즌부터 4년 연속 파이널에 진출해 3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2010년대 최고의 팀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법. 골든스테이트는 이번 시즌 샤킬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가 함께 뛰던 LA레이커스(2000~2002년) 이후 끊어진 왕조의 상징 '쓰리핏(3시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백투백 파이널 MVP 듀란트와의 재계약은 그 도전의 시작이었다.

골든 스테이트는 유일한 약점으로 지적되던 빅맨 포지션에 6년 연속 올스타 출전에 빛나는 '폭군' 드마커스 커즌스를 영입했다. 커즌스는 지난 1월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하며 여전히 재활 중이지만 시즌 후반기에만 돌아온다 해도 팀에 엄청난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부상 복귀 후 운동능력 회복 여부와 더불어 새크라멘토 시절부터 유명했던 불안한 멘탈을 얼마나 제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골든스테이트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팀은 현역 최고의 포인트가드 크리스 폴과 지난 시즌 MVP 제임스 하든이 이끄는 휴스턴 로키츠다. 실제로 휴스턴은 작년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골든 스테이트와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휴스턴은 트레버 아리자, 라이언 앤더슨(이상 피닉스 선즈) 등이 팀을 떠났지만 센터 클린트 카펠라와 5년9000만 달러에 재계약했고 백업 가드 마이클 카터-윌리엄스와 브랜든 나이트, 젊은 빅맨 마키스 크리스를 영입했다.

그 중에서도 올스타 10회 출전을 자랑하는 카멜로 앤서니 영입은 휴스턴의 오프시즌 최대 성과였다. 앤서니는 지난 시즌 오클라호마시티에서 러셀 웨스트브룩과 폴 조지 사이에 고립되며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휴스턴에서는 공격조립과 돌파 후 킥아웃 패스에 특화된 폴, 하든과 함께 뛸 수 있다. 더욱 편안하게 득점을 올릴 환경이 마련됐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앤서니는 그 어떤 시즌보다 파이널 우승에 대한 높은 열망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시즌 커즌스 없이도 컨퍼런스 세미 파이널에 진출한 뉴올리언스 펠리컨스는 라존 론도(LA 레이커스)가 팀을 떠났지만 엘프리드 페이튼, 줄리어스 랜들, 자릴 오카포 등을 새로 영입했다. 여전히 에이스 앤서니 데이비스에 대한 의존이 매우 높고 론도의 이적으로 즈루 할러데이의 부담도 더욱 커졌지만 뉴올리언스는 주전 대부분이 30대 미만의 젊은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스몰 마켓의 한계는 비교적 뚜렷하지만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은 팀이라는 뜻이다.

'킹' 르브론 제임스 얻은 레이커스, 명가재건 성공할까
 
 동부 컨퍼런스를 지배했던 르브론은 이번 시즌 레이커스에서 젊은 선수들과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동부 컨퍼런스를 지배했던 르브론은 이번 시즌 레이커스에서 젊은 선수들과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 NBA.com 화면 캡처


이번 오프 시즌 농구팬들을 가장 들썩이게 만든 팀은 역시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를 영입한 레이커스다. 동부 컨퍼런스를 8년 동안 지배했던 르브론은 새로운 도전을 위해 레이커스행을 선택했다. 레이커스는 랜들, 래리 낸스 주니어(클리블랜드), 디안젤로 러셀(브루클린 네츠) 등이 팀을 떠났지만 여전히 브랜든 잉그램, 론조 볼,카일 쿠즈마, 조쉬 하트 같은 20대 초반의 유망주들이 즐비하다.

레이커스는 슈팅가드 켄타비우스 칼드웰-포프와 재계약했고 랜스 스티븐슨, 론도, 자베일 맥기 등을 1년 계약으로 영입하며 '르브론 맞춤팀'을 구성했다. 사실 레이커스와 르브론의 시선은 이번 시즌보다는 대형 FA들이 쏟아져 나오는 2019년 여름으로 향해 있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이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며 르브론과 좋은 호흡을 보인다면 레이커스는 이번 시즌에도 충분히 서부 컨퍼런스의 복병으로 떠오를 수 있다.

마누 지노빌리의 은퇴와 토니 파커(샬럿 호네츠), 카와이 레너드(토론토 랩터스)의 이적으로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한 시대를 마감했다. 하지만 라마커스 알드리지와 더마 드로잔, 패티 밀스, 파우 가솔 등이 버틴 샌안토니오의 전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농구팬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다. 샌안토니오의 수장은 바로 스퍼스를 20시즌 연속 6할 승률로 이끌었던 '명장' 그렉 포포비치 감독이라는 점이다.

'독일병정' 덕 노비츠키가 현역 연장을 선언한 댈러스 매버릭스는 이번 시즌을 통해 '포스트 노비츠키 시대'의 출발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3년 간 공을 들인 끝에 드디어 디안드레 조던 영입에 성공했고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유럽 최고의 스타 루카 돈치치를 얻었다. 데니스 스미스 주니어와 돈치치, 해리슨 반즈가 좋은 호흡을 과시한다면 댈러스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을 것이다.

'무제한 탱킹' 끝에 드디어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손에 넣은 피닉스 선즈는 '거물 센터'가 될 잠재력이 충분한 디안드레 에이튼을 지명하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피닉스는 에이튼을 비롯해 데빈 부커, 조쉬 잭슨, T.J.워렌 등 젊고 유망한 선수들을 대거 보유하게 됐다. 다만 고란 드라기치(마이애미 히트), 에릭 블렛소(밀워키 벅스), 브랜든 나이트(휴스턴)가 차례로 팀을 떠나면서 포인트 가드 포지션에서 커다란 구멍이 뚫린 것은 피닉스의 치명적인 약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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