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프로젝트 포스터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포스터. ⓒ 오드


배우 윌렘 대포는 이름만으로도 영화의 격을 높인다. <플래툰> <잉글리쉬 페이션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등 여러 작품에 출연했던 그는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통해 다시 관객을 찾았다. 오는 7일 개봉 예정인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미국 플로리다 디즈니월드 근처에 모여있는 저가 호텔촌 '매직 캐슬'이라는 모텔에 장기 투숙 중인 6살 소녀 무니(브루클린 프린스)와 22살 미혼모 핼리(브리아 비나이트)의 일상을 다룬 드라마다.

영화 속 미혼모 핼리는 얼굴에는 피어싱을 달았고 온몸에는 문신이 그려져 있어 그녀의 과거를 짐작하게 한다. 시스템에서 배제된 여성이지만 그녀 나름대로 무니에게 자기 수준의 교육과 부양을 한다. 영화 속 핼리는 취업하고 싶어 하지만 정부 혹은 주변의 누구도 그녀가 자립할 수 있게 도와주지 않는다. 심지어 복지기관에서는 아이를 엄마에게서 떨어뜨리려고 한다. 지난해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에서 켄 로치 감독이 '시스템 바깥의 사람들에게 국가의 시스템이 얼마나 잔인한가'를 말했듯이,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에서 '션 베이커'는 같은 메시지를 특유의 화려한 미쟝센과 동화적인 연출로 보여준다.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에서 바비(윌렘 대포)는 '드림캐슬'을 지키는 작은 수호천사다.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에서 바비(윌렘 대포)는 '드림캐슬'을 지키는 작은 수호천사다. ⓒ 오드


하지만 핼리의 사랑에도 불구하고 주변 환경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6살 무니와 그의 친구 젠시(발레리아 코토), 스쿠티(크리스토퍼 리베라)는 주변의 버려진 모텔 주변을 놀이터 삼아 배회하며 모텔 내 다른 손님의 차량을 훼손하고 폐허가 된 건물에 불을 지르고 돈을 구걸해 아이스크림을 사먹는다. 영화는 충격적인 장면의 연속이지만 총천연색 스크린을 통해 보는 아이들은 해맑기 그지없다. 이렇듯 무니와 그의 친구들에게 범죄는 단순한 놀이일 뿐이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 그 속에 감춰진 아픈 현실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해맑은 세 어린이들은 버려진 모텔 주변을 놀이터 삼아 배회하며 온갖 말썽을 저지른다.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해맑은 세 어린이들은 버려진 모텔 주변을 놀이터 삼아 배회하며 온갖 말썽을 저지른다. ⓒ 오드


영화 속 바비(윌렘 대포)는 예고편에서 알 수 있듯 무니의 친구이자 스승이다. 모텔에 소아성애자가 나타나고 매춘과 폭력이 주변에 항상 도사리는 '드림캐슬'에서 바비는 작은 영웅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무니와 그의 친구들이 사고를 치면 뒷수습을 하고 마찰이 발생해도 대화를 통해서 해결하는 그는 '드림캐슬'을 지키는 수호천사다.

이 영화를 순수한 아이들의 우정을 보고싶어 극장을 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 이면에 기형적인 트럼프 시대의 시스템을 다루고 있는 만큼 영화 속에서 감독이 추구하는 의미를 찾는 것도 영화를 재미있게 보는 한 가지 방법이다.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됐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영화 <문라이트>를 수입, 배급했던 '오드'가 수입하여 오는 7일 CGV 단독 개봉한다. 이번 제90회 미국 아카데미의 남우 조연상으로 후보에 오를 만큼 이번 영화에서 윌렘 대포는 터져 나오는 감정을 바위로 짓누르는 듯한 절제된 연기를 보여줬다. 무니 역을 맡은 브루클린 프린스는 이 영화를 통해 역대 최연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아역 상을 수상했다. 핼리 역을 맡은 브리아 비네이트는 이 작품 이전까지 연기 경험이 전무한 신인이었다. 신선한 배우를 찾던 션 베이커 감독이 브리아 비네이트의 인스타그램을 보고 캐스팅해 영화에 출연하게 돼 화제를 모았다.

 브리아 비나이트는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이 데뷔작이지만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브리아 비나이트는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이 데뷔작이지만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 오드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연출을 맡은 션 베이커 감독은 아이폰으로 제작했던 영화 <탠저린>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벼랑 끝에 몰린 소수자들을 조명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그 현실 문제를 현미경으로 비추듯 자세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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