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슈퍼스타K4 결승전에서 광고가 나가는 동안 딕펑스와 로이킴이 서로를 격려하며 웃고 있다.

23일 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슈퍼스타K4 결승전에서 광고가 나가는 동안 딕펑스와 로이킴이 서로를 격려하며 웃고 있다. ⓒ 이정민


"물론 아쉽긴 하지만 정말 좋은 경험이었어요. 친한 로이가 우승해 기분이 좋습니다. 5억은 '기부의 세계'로 날아가겠죠.(웃음) 그건 아쉬운데, 그래도 정말 감사했습니다." (김태현)

크게 아쉬워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사전 인터넷투표에서는 승기를 가져가고, 심사위원 점수에서는 동률을 이뤘지만 문자투표에서 얻은 단 2점 차이가 운명을 갈랐는데도 말이다. 24일 오전 Mnet <슈퍼스타K4>(이하 <슈스케4>) 준우승자 딕펑스는 밝은 모습으로 취재진을 찾았다. 우승의 문턱에서 아깝게 탈락했다는 마음보다는 오랜 합숙 생활에서 '해방'됐다는 반가움이 가득해 보였다. 박가람(드럼)은 "인간이 되게 기본적인 동물인 것 같더라"며 "잠을 한 20시간 자고 싶고, 정말 너무나 많은 걸 먹고 싶다"고 말했다.

김현우(키보드) 역시 "우리가 정말 편안하게 살았던 것 같다. 여기 와서 인터넷·핸드폰 못하고, 주는 대로 먹었는데 평생 다시는 못해볼 것 같다"며 "행복했다. 그런데 내일은 더 행복할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참, 이들이 생방송이 끝나고 먹고 싶었다던 음식은 바로 햄버거였다. "햄버거, 세트로"라는 박가람의 한 마디에 김태현(보컬)과 김현우는 햄버거를 향한 격한 그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슈스케4> 이후가 중요...최대한 빨리, 왕성하게 활동하고 싶다"

 23일 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스타K4 결승전에서 딕펑스가 자율곡 미션 '노는게 남는거야'를 열창하고 있다.

23일 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스타K4 결승전에서 딕펑스가 자율곡 미션 '노는게 남는거야'를 열창하고 있다. ⓒ 이정민


 23일 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스타K4 결승전에서 딕펑스가 자작곡 미션 '나비'를 열창하고 있다.

23일 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스타K4 결승전에서 딕펑스가 자작곡 미션 '나비'를 열창하고 있다. ⓒ 이정민


이날 자작곡 경연에서 딕펑스는 '나비'를 선보였다. 과거 이들이 발매했던 앨범에도 실린 노래로 김현우가 쓰고 김태현이 노랫말을 붙인 이 곡은 서정적인 가사와 멜로디, 비장하기까지 한 편곡으로 관객의 이목을 끌었다. 심사위원 이승철은 이들에게 "슈퍼세이브를 잘 쓴 것 같다"며 "엄청난 창작력이 숨어 있었다"는 극찬과 함께 98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주기도 했다.

이를 두고 김태현은 "사실 이 곡은 22살 때 썼던 것"이라며 "주위에서 노래가 좋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방송이나 매체에서 (연주)할 기회가 많지 않아 알려드릴 방법이 없었는데, 좋은 기회에 많은 분에게 들려드리게 돼 영광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특히 열정적인 연주법으로 화제를 낳았던 김현우는 이번 경연에서는 곡의 절정에서 키보드 건반을 부러뜨리는 장면이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건반 사고에 놀라워하는 취재진에게 김현우는 담담하게 "하도 손바닥으로 치는 일이 많아서, 그동안 밴드를 하면서 건반 100개 이상은 부러뜨렸다"고 말했다. "부러진 것은 보고 바로 알았지만, 자주 있는 일이어서 어색하지는 않았다"는 것.

 23일 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스타K4 결승전에서 딕펑스(오른쪽)가 자작곡 미션 '나비'로 심사위원인 이승철로부터 98점을 받자 놀라고 있다. 왼쪽의 로이킴이 박수로써 축하를 보내고 있다.

23일 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스타K4 결승전에서 딕펑스(오른쪽)가 자작곡 미션 '나비'로 심사위원인 이승철로부터 98점을 받자 놀라고 있다. 왼쪽의 로이킴이 박수로써 축하를 보내고 있다. ⓒ 이정민


그동안 허를 찌르는 다양한 편곡과 오랜 시간 다져온 팀워크를 바탕으로 한 합주로 호평받았던 이들이었지만, 남모를 고민도 있었다. TOP6에 진출할 당시 동반 탈락했던 허니지 대신 슈퍼세이브를 받았던 때였다. 김현우는 "슈퍼세이브를 받은 뒤로 슬럼프에 빠졌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를 딛고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다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준우승했지만) 저희는 전혀 아쉽지가 않아요.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으로도 크나큰 영광이고 기적이죠. 슈퍼세이브 받은 뒤로 슬럼프에 빠졌어요. 탈락한 거잖아요, 그 자체가. (그 뒤로) 저희끼리도 생각 많이 하고 머리 많이 굴리고 편곡에 힘을 기울였는데, 심사위원들께서 편곡에 대한 걸 정확하게 꼬집어 주셨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만족합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도 들어요. 밴드에게는 의미 있는 준우승이 된 것 같아요." (김현우)

<슈스케4>를 통해 폭넓은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지만, 언더와 오버를 구분하지 않고 활발히 활동하고 싶다는 게 딕펑스의 바람이다. "공연을 정말 많이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한 김태현은 심사위원 윤미래가 '함께 공연하고 싶다'고 러브콜을 보낸 것을 두고 "TV에서 보다 여기에서 처음 뵌 분인데, 공연으로 유명한 분이 저희와 함께하고 싶다고 말씀하시는 건 정말 크나큰 영광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슈스케4>를 하면서 끝까지 가든, 탈락하든 이 이후의 활동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최대한 빨리 활동하고 싶고요, 이제 오버그라운드라고는 하지만 저희들의 고향인 홍대 앞에서도 활동하고 싶어요. 앞으로 저희 곡 많이 써서 활동 많이 하고 싶고요, 최대한 왕성하게 활동하고 싶습니다." (김재흥, 베이스)

 23일 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스타K4 결승전에서 로이킴이 최종우승자로 발표되자 딕펑스가 축하의 박수와 포옹을 하고 있다.

23일 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스타K4 결승전에서 로이킴이 최종우승자로 발표되자 딕펑스가 축하의 박수와 포옹을 하고 있다. ⓒ 이정민


 23일 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스타K4 결승전에서 아깝게 최종우승을 놓친 딕펑스 멤버들이 부모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23일 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스타K4 결승전에서 아깝게 최종우승을 놓친 딕펑스 멤버들이 부모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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