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참 착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나눔'으로 태어났듯이 그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작은 나눔과 작은 도움에도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우리 이웃들. 그런 이웃 가까이 우리 대중 연예인들이 있습니다. 이웃사랑을 실천하면서 쑥스러워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말뿐이 아닌, 홍보가 아닌 진정한 이웃사랑은 널리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이런 사랑이 많이 눈에 띌수록 세상은 더 아름다워질 테니까요. 그래서 오마이스타는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대중연예인들의 모습을 널리 알리고 함께 합니다. 세상에 진정한 나눔의 사랑을 뿌리는 그들을 오마이스타는 '발룬테이너'라 부릅니다.-편집자 주

순정만화 여주인공 같은 구혜선 씨. 마냥 누군가의 보호 아래 살아서 세상 물정 모를 것 같지만 여러 분야에서 재능을 보이는 팔방미인이다. 하지만 정작 그를 돋보이게 하는 매력은 사람에 대한 따뜻함이다. 이번에 메가폰을 잡은 첫 장편 영화 <복숭아나무>에서도 사람과세상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이 잘 드러나고 있다.

 <사진설명> 구혜선 감독의 <복숭아나무> 포스터

<사진설명> 구혜선 감독의 <복숭아나무> 포스터 ⓒ 복숭아나무


'복숭아나무'는 샴쌍둥이가 주인공이다. 얼굴을 등지고 있어 형제이지만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고 나눌 수 없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비록 세상이 그들에게 괴물이라고 부르지만 감독은 샴쌍둥이를 통해 오히려 관객들에게 위로의 손길을 보낸다. 몽환적 화면이 아름다우면서도 가슴을 적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람에 대한 작가의 사랑이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제 자신의 행복을 위한 일이에요. 세상은 혼자만 행복할 수 없는 것이 이치잖아요. 주변이 행복해져야 그 행복이 오래 가고 진짜 행복이 되는 법이니까요. 그래서 사람을 더 사랑하고 주변을 돌아보는 것은 칭찬 받을 일이 아니라 당연한 일 같아요."

누구나 세상을 향한 따뜻한 시각을 갖고 있다고 쉽게 말할 수는 있다. 보여주는 연예인이라면 더욱 그렇다. 진정성이 의심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항상 누군가에 힘이 될 수 있는 일에 망설이는 법이 없기에 구혜선 씨는 그런 오해를 받지 않는다.

'잔상' 개인전 수익금, 무균차량 운행 위해 전달

지난 31일. 백혈병환우회 사무실에서 가진 전시회수익금 전달식에서도 그 진정성을 엿볼 수 있었다. 현재 조혈모세포이식(골수이식) 받고 입원중인 황창승 어린이를 위해 응원 싸인을 해주는 등 희망 스케치 작업도 흔쾌히 즉석에서 해줬다.

  <사진설명>‘구혜선 개인전’ 수익금을 백혈병환우회에 기부한 후 찍은 기념사진

<사진설명>‘구혜선 개인전’ 수익금을 백혈병환우회에 기부한 후 찍은 기념사진 ⓒ 백혈병환우회



"오히려 기회를 줘서 제가 고마워하고 있어요. 마음이 있다고는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부자가 된 듯한 느낌이에요."

이번 수익금은 9월에 열었던 '잔상' 개인전에서 그림과 도록을 판매해 모금된 것으로 백혈병 환자들을 위한 무균차량 운행에 사용될 예정이다. 무균차량은 조혈모세포이식을 받고 퇴원하는 환자의 동행자라고 할 수 있다. 미세 세균들로부터 환자들을 보호하도록 각종 장비가 잘 갖춰져 있기도 하지만 백혈병 투병을 경험한 완치된 환우가 동승하기 때문에 환자의 심리적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지방 환자인 경우에는 비용 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운행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현재 차량 운행이 멈춘 상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구혜선 씨는 '무균 차량이 백혈병 환자들을 안전하게 태우고 전국 방방곡곡을 달리며 희망을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재원 마련을 위해 전시회를 준비하게 됐다.

세상은 모두가 이웃사촌, 도울 수 있어 기뻐

구혜선 씨가 무균차량에 대한 소식을 알게 된 것은 네 살배기 아기 서드커와의 인연 때문이다. 몽골어로 밝은 빛이라는 뜻을 가진 이 아기는 몽골에서는 백혈병을 고칠 수 없다는 진단을 받고 작년에 한국으로 왔다. 올 때만 해도 이미 아버지가 15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만 하는 2천만 원이 필요했다. 몽골 국민들이 힘을 보탰다. 하지만 희망도 잠시 뿐이었다. 한국에서는 청천벽력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비용이 6천만 원으로 세 배였던 것. 예상했던 비용은 건강보험을 내는 한국 사람에게만 적용된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벌어진 상황이었다. 엄청난 수술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보였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백혈병 환우회를 찾았다. 백방으로 도울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구혜선 씨 개인 트위터로 치료비 모금운동 참여 트윗글 보내기는 그 노력 중 하나였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30만 명 트위터 팔로워들에게 트윗을 보내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 너무나 안타까웠어요. 겨우 4살인 아기가 얼마나 아플까. 그 가족들은 얼마나 절절할까. 그 마음이 조금 느껴지더군요.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정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괜한 걱정도 들어 망설여지기도 했어요."

구혜선 씨 트윗은 큰 도움이 됐다. 물론 그들의 인연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바쁜 와중에도 서드커 조혈모세포이식 후에는 직접 방문해 선물을 주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나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 서드커와 한국백혈병환우회 상근자들을 초대해 직접 만든 케익과 음료를 대접하는 등 소탈하고 세심한 배려의 면모를 보이기까지 했다.

 <사진설명> 구혜선씨는 백혈병으로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4살 몽골아이 서드커와 인연을 맺고 병원에 직접 면회도 가고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로 초대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사진설명> 구혜선씨는 백혈병으로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4살 몽골아이 서드커와 인연을 맺고 병원에 직접 면회도 가고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로 초대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 백혈병환우회


"세상은 사람들이 더불어 사는 곳이잖아요. 결국 모두가 이웃사촌인 셈이죠. 그 공간을 함께 쓰는 한 사람으로서 도울 일이 있다면 기쁜 마음으로 계속 하고 싶어요."

아직도 세상은 사랑할 것도 많고 따뜻하다고 생각하는 구혜선 씨. 사람들과 더불어 행복해지기 위해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한다. 앞으로 세상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어떻게 보여줄지 그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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