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팬들에게 야구가 끝나는 11월부터 다시 시작하는 4월까지의 기간은 지루하고 고역스러운 시간일 것이다. 다행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이러한 야구팬들의 공허함을 달래주곤 있지만 그래도 정규시즌 개막이 기다려지는건 어쩔 수 없다.

 

이번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에서도 어김없이 많은 선수들이 팀을 옮겼고 각 팀마다 수많은 변동사항들이 일어났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 받는것은 단연 뉴 양키스타디움의 개장과 뉴욕 양키스의 행보일 것이다. 양키스는 새 구장의 개장과 함께 9년만의 우승을 위하여 C.C사바시아, AJ 버넷, 마크 테익세이라 등 자유계약으로 풀린 선수들에게 엄청난 투자를 하여 작년보다 더 두꺼운 팀 전력을 구축했다.

 

이런 투자가 여전히 놀랍긴 하지만 2000년 이후 '악의 제국'이란 오명에 시달릴 정도로 수많은 돈을 뿌렸음에도 우승 한번 거두지 못한 양키스이기에 양키스팬을 제외한 다른 팬들은 그렇게 예전만큼 양키스의 전력상승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 눈치다.

 

하지만 이런 비교적 무덤덤한 팬들과는 달리 필자는 양키스가 머지 않아 우승 할 확률이 상당히 높다고 생각한다. 무슨 근거로 이런말을 하냐고? 지금부터 이런 황당한 예언의 근거를 살펴보자.

 

양키스타디움의 첫 등장

 

 양키스타디움에서의 마지막 작별인사에서 눈물을 흘리는 루 게릭

양키스타디움에서의 마지막 작별인사에서 눈물을 흘리는 루 게릭 ⓒ mlb.com

뉴욕 양키스는 1901년 볼티모어에 오리올스란 이름으로 창단되었다. 그러나 2년간의 짧은 볼티모어 생활을 마치고 현재의 연고지인 뉴욕으로 보금자리를 옮긴다. 뉴욕 하이랜더스란 이름을 달고 1912년까지 활동했으나 최고성적은 아메리칸리그 2위였다.

 

1913년에 이 팀은 하이랜더스란 이름을 버리고 현재의 양키스란 이름으로 바꾼 뒤 9년간 홈구장으로 사용했던 힐탑파크를 떠나 뉴욕에 있는 또 다른 구단인 뉴욕 자이언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전신)의 홈구장 폴로그라운드를 공용으로 사용한다.

 

1920년에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이적해온 베이브 루스의 맹활약에 힘입어 뉴욕 양키스는 1921,1922년 연속으로 월드시리즈에 올랐으나 두 번 연속 뉴욕 라이벌인 뉴욕 자이언츠를 만나 두 번 다 패배하여 구단역사상 최초의 우승을 이룰 기회를 놓치고 만다. 이런 서러운 10년간의 셋방살이를 마치고 드디어 양키스는 현재 구장이 위치하고 있는 뉴욕 브롱스 161가에 양키스타디움을 세운다.

 

양키스타디움을 개장한 1923년 이 해, 3년 연속으로 월드시리즈에서 만난 뉴욕 자이언츠에게 드디어 승리를 거두고 뉴욕 양키스 프랜차이즈 사상 첫 우승을 이루게 된다.

 

그리고 이 해, 양키스는 루 게릭이란 1루수를 자유계약으로 영입한다. 루 게릭은 첫 우승을 거둔 1923년에 잠깐 메이저리그에 얼굴을 비췄을 뿐, 우승에 크게 공헌을 하진 못하였다.

 

하지만 2년 뒤에 그는 양키스 주전 1루수로 발돋움하여 2130게임 연속 출장 기록을 비롯한 엄청난 대기록들을 세워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대 스타로 성장하게 된다.

 

양키스타디움2의 등장

 

베이브 루스, 루 게릭, 조 디마지오, 요기 베라, 미키 멘틀 등 수많은 스타들을 거느리며 수 십년간 메이저리그를 지배해 왔던 양키스에게 1962년 이후로 암흑기가 찾아왔다. 최강으로 불리웠던 양키스는 공교롭게도 마지막 우승을 차지했던 1962년에 창단된 뉴욕 메츠보다도 못한 대접을 뉴욕시민들에게 받으며 구단의 가치는 한없이 떨어졌다.

 

이러한 양키스를 소유하고 있던 CBS 방송국은 1972년에 선박왕 조지 스타인브레너에게 천만불에 매각했다. 명가 재건을 위해 스타인브레너는 지은지 50년이 넘은 양키스타디움을 2년간의 개조작업을 마친 뒤 1976년에 새롭게 개장한다.

 

이런 새로운 개장에 걸맞게 양키스는 서먼 몬슨, 그랙 네틀스 등 기존의 기틀 위에 트레이드로 영입한 윌리 랜돌프, 미키 리버스를 더해 팀 전력의 향상을 꾀한다. 이러한 전력상승덕분에 12년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였으나 '빅레드머신'으로 널리 알려진 피터 로즈, 조 모건, 토니 페레즈, 자니 벤치 등이 버티고 있는 신시네티 레즈에게 덜미를 잡혀 월드시리즈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탈락하고 만다.

 

그러나 양키스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 큰 발전을 위해 1976년 시즌이 끝난 뒤 FA선언을 한 레지 잭슨을 영입한다. 1973년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하였으며 1973,1975년 두 번 리그 홈런왕에 오른 그는 리그를 대표하는 슬러거였다. 

 

잭슨의 가세에 힘을 얻은 양키스는 1977년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등에 올라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쉽에서 조지 브렛이 버티는 캔자스시티 로얄스를 만났다. 양키스는 1승 2패의 벼랑 끝에 몰렸으나 1977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스파키 라일의 연이은 호투에 힘입어 2연승을 거둬 월드시리즈에 올라 내셔널리그 챔피언인 LA 다저스를 만나게 된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5경기동안 타율 .125와 홈런 0개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던 잭슨은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 하려는 듯 월드시리즈 6경기에서 타율 .450과 홈런 5개를 기록하여 1973년 월드시리즈MVP의 명성에 걸맞는 활약을 펼쳐 15년만에 양키스에게 월드시리즈 우승을 안긴다. 특히 그는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마지막 6차전에서 3명의 투수에게 3개의 홈런을 쳐내는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미스터 옥토버'라는 별명을 얻는다.

 

그 이후 1978년에 한번 더 양키스에 우승을 안긴 잭슨은 1981년 시즌을 마친 뒤 감독 빌리 마틴과 구단주 스타인브레너와의 마찰에 못이겨 팀을 떠난다. 이러한 씁쓸한 뒤끝에도 불구하고 양키스는 레지 잭슨의 등번호 44번을 영구결번하였고 잭슨은 1993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영광을 누린다.

 

뉴 양키스타디움의 등장. 그리고 이번에도?

 

 건설중인 뉴 양키스타디움

건설중인 뉴 양키스타디움 ⓒ mlb.com

2009년 올해, 양키스는 기존에 있던 구장의 보수가 아닌 양키스타디움이 있던 자리 바로 옆에 뉴 양키스타디움을 새로이 건설했다. 그리고 마치 새 구장의 개장에 이은 전통이 있는거마냥 이번에도 양키스는 FA 최대어들을 싹쓸이하여 엄청난 전력 보강을 했다.

 

지금까지 두 번의 새 구장 개장에선 개장 당해 최소한 월드시리즈에 올랐고 늦어도 다음해엔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두었다. 그리고 개장 당해 연도에 메이저리거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예인 명예의 전당 헌액과 양키스 구단 영구결번의 영예를 동시에 누린 루 게릭, 레지 잭슨이 영입되었다.

 

올해도 예전과 같이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영입되었고 새로운 구장이 개장되었다.

 

과연 기존의 법칙대로 올해 영입된 선수들 중, 후에 양키스 영구결번이 되고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선수가 있을까? 그리고 올해 2003년 이후로 올라가보지 못한 월드시리즈에 올라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까?

 

비록 빈약한 근거위에 펼쳐진 억측일수도 있으나 이러한 예상을 하면서 야구를 감상하는 것 또한 야구를 재미있게 보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2009.03.23 09:33 ⓒ 2009 OhmyNews
메이저리그 뉴욕양키스 양키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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