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서미 스트리트>의 노숙인 캐릭터 '릴리'를 소개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세서미 스트리트>의 노숙인 캐릭터 '릴리'를 소개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 뉴욕타임스

 
미국의 TV 인형극 <세서미 스트리트>가 노숙인(홈리스) 캐릭터를 내세웠다.

최근 <세서미 스트리트>는 주인공 '엘모의 친구인 7세 소녀 릴리가 가족들과 떨어져 쉼터나 친구의 집을 전전하는 모습을 그렸다. 릴리는 망설임 끝에 친구에게 집을 잃었다는 사실을 털어놓고, 쉼터 선생님으로부터 "네가 어디에 있든 너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라며 위로를 받았다. 

릴리는 지난 2011년 미국의 식량 위기와 빈부 격차를 비판하기 위해 처음 등장한 캐릭터다.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는 가정의 어린이로 나와 당시의 암울한 사회상을 반영했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릴리가 그로부터 7년 후 가족들과 살던 집도 잃고 노숙인이 되는 설정으로 다시 등장한 것이다. 

<세서미 스트리트> 제작사 세서미워크숍은 지난 12일 성명을 통해 "어린이들이 주거 상실로 인한 트라우마를 완화하도록 돕기 위해 릴리의 복귀를 결정했다"라며 미국 전역 250만 명의 어린이가 주거 상실을 경험했고, 그중 절반은 6세 미만이라는 통계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주거 상실을 겪은 어린이들에게 너희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사랑이 있는 공간이라면 어디든 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같은날 "세서미 스트리트의 배경인 뉴욕에서도 10명의 어린이 중 1명이 집이 없다"라며 "굶주림의 불안정이 거주의 불안정으로 이어지는 릴리 가족의 고난이 많은 홈리스 가정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아동보호 비영리기구 '스쿨하우스커넥션'의 바버라 듀필드는 "주거 상실을 경험한 아이들은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고립된다"라며 "인형극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바라보면서 이를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로 받아들이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세서미 스트리트>를 방영했던 미국 공영방송 PBS는 "릴리는 굶주림과 노숙을 경험하는 최고의 세서미 스트리트 캐릭터"라며 "어른과 어린이가 릴리를 통해서 이러한 문제들에 관해 대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세서미 스트리트>는 미국 공영방송 PBS에서 시작한 '국민 프로그램'이다. 어린이 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이 프로그램에는 쿠키 몬스터, 엘모, 머핏 등의 캐릭터가 등장해 '세서미 스트리트'라는 가상의 마을에서 다양한 에피소드를 벌인다.

지금은 미셸 오바마 영부인을 비롯해 수많은 유명 인사들이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으며 140개 이상의 국가에서도 방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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