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왕자호동>

국립발레단 <왕자호동> ⓒ 국립발레단


국내에서도 한바탕 발레 열풍을 일으켰던 영화 <블랙스완>(2010). 완벽을 꿈꾸는 발레리나 니나(나탈리 포트먼 분)는 고통을 이겨내고 완벽한 흑조연기를 해낸다. 하지만 우리가 이 영화에서 간과한 것이 있다. 바로 그녀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비추는 동안 온 힘을 다해 그녀를 들어올린 발레리노다.

오는 29,30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리는 <왕자호동>을 준비하고 있는 정영재는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 러시아 울란우데국립발레학교를 졸업 후 현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발레리노 중 한 명이다.

"<왕자호동>은 고구려시기 낙랑공주와 호동왕자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작품이에요. 한국무용도 결합하고 의상도 한국 전통의 미를 가미 했고요. 현대적인 발레와 더불어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친숙한 낙랑공주, 자명고 등의 이야기라서 보는 재미가 더욱 클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2009년 국가브랜드화 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 아래 제작된 국립발레단의 창작발레 <왕자호동>은 서양의 대표적 예술장르를 '낙랑공주와 호동왕자'라는 가장 한국적인 설화와 결합시켜 자연스럽게 우리문화를 알리고 이해하게 만들어 21세기 한국문화의 세계화에 모범 사례를 제시했다는 평이다.

왕자호동 역에 김현웅과 정영재가, 낙랑공주 역엔 김지영과 함께 이은원이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한' 표현하는 한국 발레인의 감정 연기는 최고"

 발리레노 정영재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로서 사명감도 있어요. 국립발레단을 대중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알려야 하기도 하고 '수석무용수'라는 타이틀에 무게도 있으니까요." ⓒ 정영재


러시아에서 발레 경력을 쌓은 정영재는 한국 무용수만의 장점으로 '감정표현'을 꼽았다. 그는 "한국은 특유의 '한'이라는 정서 때문인지 감정표현이 정말 섬세하다"며 "외국 무용수들도 잘하지만, 밀도 높은 감정 표현은 우리나라 발레인들이 정말 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영재는 "발레가 체형이 중요한 예술인데, 예전에는 서양인들한테 동양인들이 이길 수 없었지만, 이제는 한국인들의 몸매나 체형도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계적인 발레리나이자 국립발레단 단장인 강수진 예술감독을 언급했다.

그는 "강수진 감독님은 체형도 너무 아름다우시고 어찌보면 정말 외국분 같다"면서 "전문 발레리나가 춤을 출 수 있는 나이는 평균 40세 정도인데, 47세의 나이에도 완벽하게  점프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예의 중시하는 발레..."동양 사상과 닮았죠. 다른 점이라면 '레이디 퍼스트'"

 발레리노 정영재

정영재는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 러시아 울란우데국립발레학교를 졸업 후 현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발레리노 중 한 명이다. ⓒ JE-KIM


하지만 한국에서는 발레 공연은 '비싸다'이라는 인식도 있다. 이런 시선에 정영재는 "비싼 티켓만 있는 것이 아니다. 3층은 5천원에 판매하는 좌석도 있고, 현장에서는 가끔 앞좌석도 2~3만원에 구할 수 있는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인들이 발레에 주목해야 할 이유도 설명했다.

"발레는 기본적으로 예의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동양사상과도 맞닿는 부분이 있어요. 하지만 다른점은 발레는 '레이디 퍼스트'가 기본이라는 점이죠. 그래서 발레리노는 조명 뒤에서 발레리나를 빛나게 해주는 역할을 하죠.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에는 발레리나가 주목을 받고, 발레리노는 가려져 있어요. 하지만 오히려 외국에서는 이런 발레의 특성을 이해하고 있으니까 발레리노의 인기가 더 많은 경우도 있어요."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발레계에서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요즘 부쩍 안무에 관심이 많아졌다"면서도 "체력이 되는 한 오래도록 무용수로 춤을 추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일찌감치 러시아 유학을 마친 그는 "이제 러시아어 공부도 다시 시작하려 한다"며 "언젠가 러시아와 한국의 가교역할을 하면서 한국 발레를 발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라며 희망을 꿈꿨다.

"저는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로서 사명감도 있어요. 국립발레단을 대중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알려야 하기도 하고 '수석무용수'라는 타이틀에 무게도 있으니까요. 순수예술로서 클래식한 발레가 단단하게 자리해야 그 외적으로 다양한 무용이 꽃 피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발레리노 정영재가 고마운 분께 전하는 편지


"가장 먼저 고마운 사람은 아내(발레리나 박예은)입니다. 항상 함께 해주는 아내에게 특별히 고맙고, 국립발레단 선후배님들도 감사합니다.

송정빈 김현웅 김기완 이영철 박기현 배민순 이재우 이수희 임성철 이영도 김경식 김희현 김윤식 박현준 변성환 발레단 선후배님들과 한예종 동기 선후배님들에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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