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현은 한때를 풍미한 스타플레이어답지않게 경기장 안팎에서 마치 신인같은 파이팅을 선보이며 KCC 상승세의 보이지않는 공헌을 하고 있다

조우현은 한때를 풍미한 스타플레이어답지않게 경기장 안팎에서 마치 신인같은 파이팅을 선보이며 KCC 상승세의 보이지않는 공헌을 하고 있다 ⓒ 전주 KCC

 

'벤치의 분위기 메이커에서 팀전력을 끌어올리는 필승카드로!'

 

2008-2009 동부프로미 프로농구 정규시즌이 점차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전주 KCC 조우현(33·190cm)이 팀 내 믿음직한 조커로 떠오르고 있다. 부상과 재활로 인해 아직까지 제대로된 경기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점차 컨디션이 올라오는 모습을 보이고있어 KCC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받고 있다.

 

사실 조우현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팬들 사이에서 '터지면 좋고, 아니면 말고'라는 식의 선수였다. 팀내 어린 선수들을 돌봐주고 벤치에서 파이팅을 외쳐주는 모습으로 인해 이미지 자체는 매우 좋은 선수였지만 그동안의 부상공백이 워낙 길었던지라 적지 않은 나이까지 감안했을 때 재기가 어려울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조우현이 슬슬 실전에 투입되자 팬들의 관심도는 순식간에 높아지고 있는 모습. 비록 아직까지는 경기에 결정적인 영향은 주고있지 못하지만 워낙에 네임밸류가 있는 스타 출신인지라 그가 뛸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기대가 오가고 있다.

 

현재는 부상으로 이름 값을 전혀 못해주고 있지만 조우현은 한때 프로농구판에서 가장 위협적인 전천후 슈터중 한명이었다. 고교시절부터 초고교급선수로 각광받은 것은 물론 중앙대학교 시절에는 '제2의 허재'로 불리며 명실상부한 팀내 에이스로 군림했다. 프로에 와서는 아마 때의 명성에는 약간 못 미치는 활약을 보였지만 그래도 리그에서는 손꼽히는 수준의 스타플레이어였다.

 

특히 창원 LG 시절의 조우현은 그야말로 눈부셨다. 조성원과 함께 '조조쌍포'로 불리며 LG공격농구의 선봉에서 팀을 이끌며 준우승이라는 성적까지 올린 바 있다. 당시 LG는 '캥거루슈터'로 유명한 조성원이 토종에이스로 공격을 이끌며 팀내 간판으로 활약했지만 공헌도에서는 조우현 역시 못지 않았다는 평가.

 

조성원이 강력한 화력 하나로 상대팀의 수비진을 맹폭했다면 조우현은 팀내 2번째 슈터 역할은 물론 패스-수비 등 다양한 부분에서 궂은일까지 도맡으며 보이지 않는 구심점 역할을 수행했다. 상황에 따라 포인트가드 임무까지 맡아줬던 조우현이 아니었다면 당시의 LG 돌풍은 없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조우현은 이후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기량을 꽃피우지 못했다. 특히 전자랜드 시절에는 경기에 거의 뛰지도 못하면서 많은 연봉만 축낸다는 비난에 시달려야만했다.

 

조우현은 강병현-서장훈 트레이드 당시 현재의 KCC로 둥지를 옮겼다. 하지만 여기에는 조우현이 꼭 필요해서라기보다는 루키인 강병현과 고액연봉자인 서장훈의 연봉차를 맞추기 위한 이유가 더 컸던 것이 사실이다. 한 시대를 풍미한 조우현 입장에서는 씁쓸하기 그지없는 트레이드였다.

 

현재 조우현은 절치부심하며 재기를 향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벤치에서의 신인 같은 파이팅만 보더라도 그가 얼마나 노력하고있는지 새삼 짐작 할 수 있는데 과거 스타로서의 자존심은 내던진지 오래이며 잠깐을 뛰더라도 팀에 보탬이 되고자 이를 악물고 경기에 임하는 것이 얼굴 표정에서부터 드러난다. 때문에 KCC팬들 역시 조우현에 대해 프랜차이즈급의 성원을 보내고 있는 모습이다.

 

KCC는 조우현의 활약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지 않아도 노장 추승균(35·190cm)의 백업이 필요한 입장에서 주전 슈팅가드 강병현(24·193㎝)이 부상으로 주춤하고 있으며 전천후 백업으로 활약 중이던 이중원(26·192㎝)마저 코뼈를 심하게 다쳐 당분간 출장이 어렵게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2-3번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조우현이 벤치에 있다는 것은 큰 힘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들어 조우현은 컨디션이 점차 살아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전자랜드전과 삼성전에서 3점슛을 터트리며 조금씩 예전의 날카로웠던 슛감을 회복중이다. 더욱이 잠깐 뛴 2경기에서 5개의 어시스트와 3개의 스틸을 기록했다는 점은 그가 다방면에서 활약해줄 것을 기대케 하고 있다. 경기출장은 많지 않았지만 워낙 센스가 있는 선수인지라 코트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지를 정확히 알고있고, 어떤 식으로든지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과연 조우현은 트레이드 당시의 굴욕을 딛고 팀내 핵심멤버로서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을지, 부활을 꿈꾸는 '육각슈터'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2009.03.02 08:59 ⓒ 2009 OhmyNews
파이팅 고참 조우현 KCC 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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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전) 홀로스, 전) 올레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농구카툰 'JB 농구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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