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색, 계'로 얼굴을 알린 탕웨이와 '시크릿 가든'에서 김주원 역으로 대한민국 여심을 뒤흔든 주원앓이의 주인공, 현빈이 함께한 <만추>는 故이만희 감독의 <만추>를 김태용감독의 색깔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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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바 있는 <만추>는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지만 배급사 문제 등 여러 이유로 창고 신세로 전락하였지만 '시크릿 가든'으로 시작된 전국적인 현빈앓이로 인해 '만추'임에도 불구하고 봄을 앞두고 개봉하게 되었다. 이번 정식 개봉을 앞두고 지난 부국제와 달리 재편집을 하였다고 한다.

도시 전체가 안개로 자욱한 시애틀을 배경으로 한 <만추>는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흐릿하고 쓸쓸한 그들의 마음을 나타내기에 부족함이 없었으며 더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BGM은 영화의 맛을 살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남편을 죽인 죄로 장기복역중인 애나는 72시간의 특별휴가를 받아서, 별다른 직업 없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훈은 누군가에게 쫓기듯 올라탄 시애틀로 가는 버스 안에서 만난다. 그 후 이어지는 인연으로 애나의 주어진 72시간 중 대부분의 시간을 같이 보내게 되고 이미 사랑의 끝을 겪어본 애나와 끝이 있는 사랑을 겪어보지 않는 훈은 사랑에 빠지고 만다. 비와 안개의 도시, 시애틀에서 보기 힘든 안개가 개인 날 같은 그들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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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자 '애나'와 한국남자 '훈'은 누구 한명의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대화를 이루어간다. 주어진 시간에 비해 오랜 시간 함께한 애나는 훈에게 자신의 모국어로 마음을 열어보인다. 애나의 표정과 눈빛만으로 그녀의 말에 대답하는 그는 이미 애나에게 마음을 연 듯 보였다.

<만추>의 맨 마지막. 애나의 롱테이크씬에서 탕웨이는 애나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시선을 허공에 두고 뱉어내는 그녀의 말은 영화가 끝나고 엔드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먹먹한 여운을 관객들에게 전해준다.

시나리오에 여백이 많아 이 대본에 끌렸다는 현빈의 말을 듣지 않았다면 몰랐을 정도로 이 영화는 김태용 감독의 연출과 현빈, 탕웨이의 애나, 훈의 모습으로 꽉차있었으며, 차디 찬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또다시 늦가을을 느꼈다.

덧붙이는 글 2011년 2월 17일 개봉
만추 김태용 현빈 탕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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