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쟁이' 송지원(박은빈 분)이 가진 비밀이 모두 풀렸다. (관련 기사: '<청춘시대> 송지원은 왜 거짓말을 했을까' 박은빈이 답했다) 10살의 어린 나이에 친구가 교사에게 성추행 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그 사실을 기억조차 '못하게 된' 송지원. 계속 그의 꿈 속에서 반복해 나타났던 '예쁜 구두'는 성추행 목격 당시 그가 신고 있던 구두였고 송지원은 사건 이후로 두 번 다시 그 분홍색 구두를 신지 않았다. 그리고 기억은 그의 머릿속에서 끝내 사라진다.

<청춘시대> 시즌1이 끝나고 난 뒤 했던 인터뷰에서 배우 박은빈은 송지원이라는 인물에 대해 "빈칸이 많아 그 빈칸을 스스로 채워야 했다"고 말했다. 시즌1까지만 해도 박은빈이 연기한 송지원은 주변 '하메'(하우스메이트의 준말)를 챙겨주는 '주변부'적 인물이었다. 하지만 <청춘시대2>는 '잃어버렸던 송지원의 기억과 상처를 되짚는 여정'에 좀 더 가까웠다. 뒤에서 서성거리던 캐릭터가 시즌이 지나며 극의 중심으로 솟아올랐다.

송지원이라는 캐릭터의 빈칸이 모두 채워진 1년 뒤, 배우 박은빈을 다시 만났다. 12일 신사동에서 만난 배우 박은빈은 "시즌1에서 못다 안 송지원을 '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쁜 일이고 알게 된 만큼 애정도 커졌다"고 말했다.

 JTBC <청춘시대2> 송지원 역할의 배우 박은빈

JTBC <청춘시대2> 송지원 역할의 배우 박은빈 ⓒ 나무액터스


 JTBC <청춘시대2> 송지원 역할의 배우 박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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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원은 앞으로도 행복하게 살 것이다"

- 1년 전 인터뷰에서 송지원 서사의 빈칸을 직접 채워야겠다고 말했다. 이제 그 비밀이 풀리니 어떤가.
"당시 송지원은 끝까지 자기 자신을 숨긴 인물이었다. 나는 송지원이 '거짓말을 왜 반복할까'에 대한 이유가 필요했고 그 설정을 스스로 채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시즌2가 끝나고 나서 보니 구체적인 사건까지는 아니더라도 내가 추측한 것과 비슷한 맥락을 갖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 비슷한 맥락?
"시즌1에서 나는 송지원이 숨기고 싶은 게 있기 때문에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다. 진실을 감추고 싶고 그 진실을 의식적으로 막을 수 있는 힘이 거짓말이라고 본 거다. 그래서 지원이에게 '말할 수 없는 어떤 비밀'이 분명히 있겠구나 싶었다.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 거다. 그리고 자기만을 위한 게 아니라 (성추행을 당한) 친구에게도 감당할 수 없는 진실이자 상처이니. 자꾸 진실을 말하고 싶은 무의식의 방어기제로 거짓을 말했다는 해석을 했다."

- 전공(박은빈은 심리학을 전공했다)을 굉장히 열심히 공부한 티가 나는 대답이다. (웃음)
"도움이 많이 되긴 했다. (웃음) 심리학은 인간을 이해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일단 인간 박은빈에 대한 이해가 폭넓어진 것 같다. 가치관이나 세계관도 학교생활을 거치면서 형성된다지 않나. 꼭 배우로서의 삶이 아니라 인간적인 삶에도 전공 공부가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런 점에서 소양이 넓어진 덕분에 연기할 때도 이해할 수 있는 폭이 과거에 비해 넓어진 것 같다."

 JTBC <청춘시대2> 송지원 역할의 배우 박은빈

ⓒ 나무액터스


 JTBC <청춘시대2> 송지원 역할의 배우 박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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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1부터 시즌2까지 송지원으로 1년 여를 살았다. 기분이 어떤가?
"진짜 송지원이 어딘가에 있을 것 같다. 어디선가 잘 살고 있지 않을까. 나도 송지원에게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고 나도 송지원에게 좋은 영향을 주었다. 송지원 캐릭터의 좋은 점들이 내 일부분이 된 것 같다. 그 좋은 점들이 같이 공존하며 살아갈 것이라는 생각은 내 삶의 큰 활력이다."

- 송지원 캐릭터의 본받을 점이 무엇이었나.
"송지원은 세상을 유연하고 털털하게 살아간다. 나 또한 송지원처럼 인생을 털털하게 살아갔으면 한다. 지금의 나는 좀 복잡한 사람이다. (웃음) 생각이 많다 보니 꼬일 때는 생각이 한정 없이 꼬여 힘든데 나도 단순하고 편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 아쉬운 점은 없었나.
"나는 아쉬운 점을 갖지 않으려 한다. 한 작품을 떠나보낼 때 '이 친구는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살겠구나'라면서 이별한다. 내가 앞으로 이 친구를 연기하지 않아도 '고난은 지나갔고 앞으로 잘 살 것'이라고. 그런 가능성을 열어두고 '굿바이'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렇게 '안녕'하려 한다."

 JTBC <청춘시대2> 송지원 역할의 배우 박은빈

JTBC <청춘시대2> 스틸 사진 ⓒ JTBC


- 송지원은 상처를 입고 그 상처에 대한 기억을 지운 인물이다. 실제로 송지원을 만난다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13회 내레이션이 많이 와 닿았다. '저들을 위해 기도한다. 어쩔 수 없는 일은 겪지 말기를. 그런 일을 겪었다면 이겨내기를. 겁나고 무섭더라도 앞으로 나아가기를.' <청춘시대> 시즌2는 '상처'에 대해 이야기했다. 상처란 결국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의도치 않은 것이지 않나. 의도치 않게 상처들이 생겼다면, 살아가는 데 있어 상처를 입는 게 필연적이라면, 그것을 잘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는 용기가 사람마다 필요하다고 느꼈다."

- '박은빈'은 상처를 입고 이겨내는 방법을 알고 있나?
"상처를 받았을 때 '감정'이 잘 제어되지 않는 것 같다. 분노든 원망이든 그 감정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생각이 이리저리 튀지 않나. 일단 감정을 제대로 자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감정이 어떤 감정인지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내가 만약 지금 기분이 나쁜데 무엇 때문에 나쁜지 머리로는 알겠는데 마음으로 정리가 안 되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 '내가 왜 그런지'에 대한 해석이 필요하다. 만약 내가 상처를 받아 화가 났을 때 '화가 났다'는 감정을 인식한다면 '화를 낼 만해'라고 자기를 다독여줄 수 있다. 그런 식으로 상처를 극복하려고 노력한다."

"송지원은 나의 일부분"

 JTBC <청춘시대2> 송지원 역할의 배우 박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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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TBC <청춘시대2> 송지원 역할의 배우 박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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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전 인터뷰 당시 '송지원과 박은빈의 싱크로율이 0%'라고 주장했다. 지금은 좀 올라갔나.
"이제 0%라고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웃음) 앞으로도 송지원은 나의 일부분으로 함께 살아갈 것 같다."

- 그만큼 어려움이 덜했나.
"훨씬 편했다. 시즌1 때는 박은빈과 많이 다르다 보니 거기서 오는 불편함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내 원래 모습을 누르고 저항하는 힘과 싸우는 게 필수적이었다면 이번에는 그런 과정을 생략할 수 있었기 때문에 훨씬 수월했다. 그래서 현장을 훨씬 더 즐길 수 있었다." (웃음)

- 시즌1과 비교했을 때 스스로 달라진 부분이 있다고 느끼나. 만일 그렇다면 어떤 점에서 달라졌다고 생각하나.
"'송지원이라는 사람이 벨에포크에서 살아 숨 쉬고 있을 것'이라는 평을 보고 기분이 좋았다. 그만큼 송지원 그 자체로 보였다는 평인 것 같다. 내가 해석하기로는. 어찌 됐든 '한 인물을 잘 살아냈구나' 그런 뿌듯함이 들더라. 다른 연기를 하더라도 '그 인물이 그 인물로 보일 수 있도록' 훨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박은빈으로서는 박은빈의 인생을 잘 살고 작품을 할 때만큼은 그 인물을 온전히 표현해내고 싶다."

- 종방연 당시 박연선 작가가 송지원이 (어려운 취재를 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죽게 된다는 말을 했다는 게 화제가 됐다. 극 중에서는 송지원이 대학기자상을 쓰레기통에 버리며 기자의 꿈을 접는 걸로 나오는데 결국 다시 기자가 되나보다.
"맞다. 기자상을 버렸던 이유는 그 당시 송지원이 기억을 찾지 못한 상태여서다. 기억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내가 누군가의 인생을 망가뜨렸고 그 사람은 나로 인해 자살을 했다'는 팩트만 접했으니. 지원은 자신의 신념이 와르르 무너진 느낌이었을 거다. 그때 송지원은 한 번 죽었던 것 같다. 진실에 복종하는 기자를 꿈꾸었지만 자신이 진실을 훼손시켰다는 생각 때문에 그 상이 가치 없게 느껴진 거다. 그래서 기자의 꿈을 꾸기에 나는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절망한 거고 나 같은 사람은 기자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한 게 아닐까. 당시 송지원 인생에서 대학기자상은 아마 보물이었을 거다.

그렇지만 기억을 찾으면서 진실을 알게 됐고 어린 날의 자신이 끝끝내 감당할 수 없어 외면하고 부정하고 싶었던 진실을 친구와 나를 위해 밝혀내겠다고 마음 먹은 것이고. (선생의 성추행을) 사명감으로 폭로한 게 방아쇠였다고 보았다. 어린 날의 '지연된 정의'를 밝혀냈듯이 그 사건을 계기로 진정한 기자가 돼 진실의 목소리를 전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마음먹었을 것 같다."

- 대단한 해석이다. 그런 이야기를 담은 <청춘시대> 시즌3 제안이 들어온다면 할 생각인가.
"아직 아무 것도 가시화된 게 없는 상황에서 나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할 수는 없다. (웃음) 답변은 미루겠다. 미래에 대한 모든 가능성은 열어두는 걸로."

"미래에 나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JTBC <청춘시대2> 송지원 역할의 배우 박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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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드라마부터 <청춘시대2>까지 2017년은 무척 바쁜 한 해였던 것 같다. 2017년은 어떤 해였나.
"개인적으로 되게 바빴고 마음에 겨를도 없었다. 일단 올해 졸업을 했다! 그래서 너무 기쁘다. 열심히 살았다고 내가 나를 축하해주고 싶다. 하지만 졸업의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일이 몰아쳐서 학사모를 써야 실감이 날 것 같은데. 일단 그동안 계속 연기자 생활을 하면서도 정규교육과정을 밟고 완전한 졸업을 이뤄냈다는 건 칭찬해주고 싶다. 학교를 되게 열심히 다녔다."

- 1년 전 인터뷰에서 '내 인생을 제대로 살아야 다른 인생(배역)도 제대로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는데 지금은 내 인생을 제대로 살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지.
"현 상황에서 그렇게 불행하지 않은 걸 보니 내가 원했던 방향대로 차근차근 살고 있는 것 같다." (웃음)

- 댓글을 보니 '박은빈 이제 '로코(로맨틱코미디) 찍자'는 반응이 많더라.
"아 개인 인스타그램으로도 많이 댓글 달아주시고 다는 읽지 못하지만 시간 날 때 보면 그런 반응이 있다는 걸 나도 알고 있다. (웃음) 물론 하고 싶다. 당장 연기자의 삶을 접을 게 아니기 때문에 언젠가는 내게 올 순간일 것 같고 기회가 온다면 재밌게 잘 해보고 싶다."

- '당장 접을 게 아니다'는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죽을 때까지 배우를 하겠다'는 아닌 건가? (웃음)
"미래에 나는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어렸을 때부터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살았다. 내가 더 이상 일을 하면서 행복하지 않고 상처를 받는다면 버틸 수 있는 힘이 남지 않은 순간이 올 게 아닌가. 그때는 미련 없이 다른 삶을 찾아 떠날 수 있는 힘이 내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면서 살았다. 어떻게 될지 모른다.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다면야 좋겠다. 상처받지 않고 행복하게.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삶을 살 수 있다는 건 분명 행운이다."

 JTBC <청춘시대2> 송지원 역할의 배우 박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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