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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유도소년> 프레스콜 현장 연극 <유도소년>의 프레스콜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열렸다. 연극 <유도소년>은 1990년대를 배경으로 운동부 고등학생들의 낭만과 사랑을 이야기한 작품이다. 허정민, 박정복, 박훈, 신성민, 이현욱, 김호진, 김보정, 안은진, 정연, 조훈, 오의식, 신창주, 박강섭, 조현식, 안세호, 오정택, 우상욱, 한상욱 등.

"끝날 때 까진 끝난 게 아니다." 연극 <유도소년>은 진부한 만큼 더 소중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혜민


때는 1997년, 전북체고 유도선수 '경찬(허정민, 박정복 역)'이 스테이지에 서 있다. 여느 청춘처럼, 그는 끊임없이 좌절하고 또 일어선다.

상징적인 게 아니라, 실제로 그러하다. 파란 매트 위에 셀 수 없이 엎어쳐지고 메쳐져도, 그는 틀림없이 다시 우뚝 선다. 그의 곁을 지키는 사랑, 우정, 스승, 그리고 청춘의 덕이다. <응답하라> 시리즈, <토토가> 열풍 이후 조금 시들해졌나 싶지만, 우려가 무색하게 '복고'는 언제나 사랑스럽다. 2017년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가슴에는 언제나 그때 그 시절이 푸르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소년, 넘어지다

연극 <유도소년> 프레스콜 현장 연극 <유도소년>의 프레스콜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열렸다. 연극 <유도소년>은 1990년대를 배경으로 운동부 고등학생들의 낭만과 사랑을 이야기한 작품이다. 허정민, 박정복, 박훈, 신성민, 이현욱, 김호진, 김보정, 안은진, 정연, 조훈, 오의식, 신창주, 박강섭, 조현식, 안세호, 오정택, 우상욱, 한상욱 등.

촉망받던 유망주였지만, 유도가 재미없어진 그는 매번 지기만 한다. 의욕도 없이 그저 어떻게든 버티고만 있는 경찬. 그의 재능을 알아보았던 코치는 답답하다.ⓒ 이혜민


경찬은 심란하다. 한때는 도 대표와 국가대표 상비군까지 했던 올림픽 유도 꿈나무였지만, 요즘 그는 조르기만 들어오면 포기하기 일쑤다. "아플 게 뻔한데 뭐하러 버티냐"며 소심하게 불평만 늘어놓다가 코치에게 호되게 혼난다. 눈치 없이 옆에서 조언이랍시고 속을 긁는 후배에게는 짜증과 기합으로 답한다. 일부러 발이라도 다쳐서 대회를 피해 볼까 싶지만, 겁이 나 그것도 여의치 않다. "유도는 몸으로 하는 거지, 머리로 하는 게 아니야!" 이게 후배에게 건네는 조언인지, 스스로 하는 다짐인지 사실 그 자신도 확실치 않다.

경찬이 메달을 꼭 따야 하는 이유는 다소 황당하다. 교장이 아끼는 개를 잡아먹은 경찬과 요셉(조훈, 한상욱 역), 태구(신창주, 박강섭 역) 등 유도부 일당이 퇴학을 당하지 않으려면, 전국대회에 출전해 꼭 메달을 거머쥐어야 한다. 코믹한 상황에서도 배우들의 명품 몸 연기는 빛을 발한다. 긴 연습 기간의 땀방울이 여실히 느껴진다. '맨발의 청춘', '폼생폼사', '캔디' 등 친숙한 복고 음악을 배경으로 세 배우는 유도 동작을 이용한 안무를 선보인다. 익숙한 노래에 그때 그 아날로그 감성이 흥겹다.

소년, 사랑하다

연극 <유도소년> 프레스콜 현장 연극 <유도소년>의 프레스콜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열렸다. 연극 <유도소년>은 1990년대를 배경으로 운동부 고등학생들의 낭만과 사랑을 이야기한 작품이다. 허정민, 박정복, 박훈, 신성민, 이현욱, 김호진, 김보정, 안은진, 정연, 조훈, 오의식, 신창주, 박강섭, 조현식, 안세호, 오정택, 우상욱, 한상욱 등.

"방에 콕, 방~콕!" 실 없는 농담에도 민욱은 박장대소한다. 그렇게 유치하고 어이없게, 소년은 사랑한다.ⓒ 이혜민


또 다른 소년, 민욱(이현욱, 신성민 역)이 있다. 민욱은 연습벌레 복싱선수다. 언제나 날카로운 눈빛으로 빠르게 주먹을 날리는 그가, 유일하게 머뭇거리는 대상이 있다. 바로 친구의 동생인 배드민턴 선수 화영(안은진, 김보정 역)이다. 배드민턴을 배운다는 핑계로 만나 화영의 얼굴을 훔쳐보지만, 화영은 아무래도 사랑보다는 운동이 훨씬 좋은가 보다.

"화영아, 저기, 시 좋아해?" 이 짧은 한마디가 그렇게 어렵다. 빨간 리본으로 묶은 시집 한 권, 민욱은 결국 진심을 전하지 못한다. 카카오톡 한 통이면 사랑이 시작되는 오늘날의 우리에게는 답답하고 미련하기 그지없지만 그때의 수줍던 그 감성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하지만 역시 청춘 로맨스 극에서 '삼각관계'는 빠질 수 없다. 선수 대표로 선서하는 화영의 모습에 경찬은 첫눈에 반하고, 그녀의 주위를 맴돌며 마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한다. 심지어 후배들의 만류와 코치의 분노를 무릅쓰고, 연습 시간에 그녀를 만나러 가기 위해 나선다. "화영아, 나가 궁금한 것이 있는디, 전에 봤던 오빠랑은 어떤 사이여?" 노래방에 마주 앉아, 경찬은 드디어 수줍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화영아, 안 믿어도 좋은디, 나 이런 얘기 하는 거 처음인디, 나가 너를 처음 본 순간 내 심장은 멎어부렀어. 나 이런 얘기 하는 거 처음이여! 내 마음을, 받아줬으면 좋겄어."

소년, 방황하다

연극 <유도소년> 프레스콜 현장 연극 <유도소년>의 프레스콜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열렸다. 연극 <유도소년>은 1990년대를 배경으로 운동부 고등학생들의 낭만과 사랑을 이야기한 작품이다. 허정민, 박정복, 박훈, 신성민, 이현욱, 김호진, 김보정, 안은진, 정연, 조훈, 오의식, 신창주, 박강섭, 조현식, 안세호, 오정택, 우상욱, 한상욱 등.

커다란 방울 머리 끈, 무릎 아래까지 올려 신은 니트 양말, 티니위X 곰돌이 맨투맨, 크로스백과 삐삐 등. 추억 속 '복고' 아이템들의 조화가 퍽 반갑다.ⓒ 이혜민


전국 대회가 코 앞이지만, 경찬은 연습 경기마다 번번이 패배를 당한다. "너 이러다 대학이고 뭐고 국물도 없어!" 코치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경찬의 슬럼프는 커져만 간다. 설상가상으로 용기를 내 고백한 화영에게는 뻥 차인다.

"미안한데, 아직은 감정의 색깔이 좀 다른 것 같아. 나는 아직 사랑보단 운동이 더 좋은 것 같아, 대학 가서 다시 만나자. 내 마음 알지?"

어째 경찬은 모르는 눈치지만, 일단은 납득하고 돌아선다. 어쨌거나 그의 앞에도 전국대회라는 큰 산이 있으니까.

민욱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화영과 잘 연락이 되지 않아 화가 난 그는 시집을 버리고 화영의 집 앞으로 찾아간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다그치고, 윽박지르고, 추궁하는 것뿐이다. 소년의 사랑은 뜨겁지만 서툴고, 소녀는 그런 소년에게 등을 돌린다. 끊임없이 자신을 자책하는 민욱, 연습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무대 위 교차하는 세 상처받은 청춘들의 연습 장면은 강렬하고 눈물겹다. 과연 그들의 엇갈린 꿈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소년, 일어서다

연극 <유도소년> 프레스콜 현장 연극 <유도소년>의 프레스콜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열렸다. 연극 <유도소년>은 1990년대를 배경으로 운동부 고등학생들의 낭만과 사랑을 이야기한 작품이다. 허정민, 박정복, 박훈, 신성민, 이현욱, 김호진, 김보정, 안은진, 정연, 조훈, 오의식, 신창주, 박강섭, 조현식, 안세호, 오정택, 우상욱, 한상욱 등.

"졌는지 이겼는지, 잡아보면 끝을 알겄지. 근데 오늘이 끝이 아니니께, 나는 용기를 잃지 않고 도전한다."ⓒ 이혜민


결전의 매트 위에서, 경찬은 스스로에게 읊조린다. 엎치락 뒤치락 하는 하얗고 파란 유도복의 향연을, 관객들은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본다. 마지막 조르기를 당하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경찬을, 우리 모두는 어느새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 그 응원에 답하듯, 경찬의 마지막 대사는 우렁차다.

"끝날 때 까진, 끝난 게 아니랑께!"

박경찬 작가는 기자간담회에서, 연극 <유도소년>이 "건강하고 행복한 작품이었으면," 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땀 흘리고, 방황하는 경찬이가 성장하고 이뤄 나가는 이야기다. 특히 가족 단위의 관객 분들에게, 이 작품이 서로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또 청소년기의 아이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길잡이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는 말한다.

2014년 초연에 이어, 올해에도 <유도소년>은 여전히 진실하고 뜨겁다. 개고기 소재나 여성 캐릭터의 도구적 이용 등 현대 사회의 쟁점을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도 눈에 띄지만, 배우들의 땀방울과 에너지는 대본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도 흘러 넘친다. "미흡한 부분들이 항상 있지만, 항상 이런 것들을 보충해 주는 배우들에게 고맙다. 마음을 다해서 진심으로 경찬이의 이야기를 전달해 주고 싶었다"고 이재준 연출은 말한다.

그리고 못다 한 이야기

연극 <유도소년> 프레스콜 현장 연극 <유도소년>의 프레스콜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열렸다. 연극 <유도소년>은 1990년대를 배경으로 운동부 고등학생들의 낭만과 사랑을 이야기한 작품이다. 허정민, 박정복, 박훈, 신성민, 이현욱, 김호진, 김보정, 안은진, 정연, 조훈, 오의식, 신창주, 박강섭, 조현식, 안세호, 오정택, 우상욱, 한상욱 등.

ⓒ 이혜민


연극 <유도소년> 프레스콜 현장 연극 <유도소년>의 프레스콜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열렸다. 연극 <유도소년>은 1990년대를 배경으로 운동부 고등학생들의 낭만과 사랑을 이야기한 작품이다. 허정민, 박정복, 박훈, 신성민, 이현욱, 김호진, 김보정, 안은진, 정연, 조훈, 오의식, 신창주, 박강섭, 조현식, 안세호, 오정택, 우상욱, 한상욱 등.

박경찬 작가(위)와 이재준 연출(아래), 3년 만에 이 극을 다시 올리면서 그들은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일까.ⓒ 이혜민


"사실 초연 프레스콜이 세월호 사건과 시기가 맞물렸다. 소재가 고등학생이고, 유쾌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공연을 하면 안 되는 것이 아닌가 고민을 많이 했었다."

이재준 연출이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런데 <유도소년>의 마지막 대사가, 그때 그 당시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메시지이기도 했다. 끝날 때 까진 끝난 게 아니다, 그렇게 생각했고, 그때도 지금도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진실은 밝혀지고, 모든 학생들이 꼭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사실 '청춘' 이라는 단어가 가장 아름다운 단언데, 우리나라에서만 유독 힘든 단어가 되어 버린 것 같아요"라고, 경찬 역의 허정민 배우가 한국 사회의 청춘들에게 한 마디를 전했다. 사실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고 누군가는 말하지만, 청춘은 아프기 싫다. 늘 별 탈 없이 행복하고, 푸르기만 하고 싶다.

"우리 모두 항상 위기에 처하지만, 위기라는 건 벗어나라고 있는 거다. 조급해 할 필요는 없다. 누구나 다 잘 되게 되어 있다. 경찬과 관객 분들 모두에게 이렇게 전하고 싶다."

"아플 게 뻔한데 뭐하러 버텨유?" 경찬의 첫 대사다. "끝날 때 까진, 끝난 게 아니랑께!" 매트 위에서 경찬의 마지막 대사다. 115분의 러닝 타임 동안, 경찬은 끊임없이 부서지고 깨지지만 그 만큼 더 단단해진다. 그리고 극이 끝날 때, 굳건히 상대 선수의 조르기를 받아내는 경찬은 처음의 겁 먹은 소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다.

"포기하지 말자, 이게 끝이 아닐 테니."

이재준 연출이 초연부터 지금까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메시지다. 이는 세상 모든 청춘, 아니, 청춘이 아니라도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메시지다. 어쩌면 이건 비단 개인의 삶 만의 문제는 아닐지도 모른다. 끝날 때 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연극 <유도소년> 프레스콜 현장 연극 <유도소년>의 프레스콜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열렸다. 연극 <유도소년>은 1990년대를 배경으로 운동부 고등학생들의 낭만과 사랑을 이야기한 작품이다. 허정민, 박정복, 박훈, 신성민, 이현욱, 김호진, 김보정, 안은진, 정연, 조훈, 오의식, 신창주, 박강섭, 조현식, 안세호, 오정택, 우상욱, 한상욱 등.

연극 <유도소년>의 프레스콜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열렸다. 연극 <유도소년>은 1990년대를 배경으로 운동부 고등학생들의 낭만과 사랑을 이야기한 작품이다. 연극 <유도소년>은 2017년 3월 4일부터 2017년 5월 14일까지,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이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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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이지 않습니다. 사심을 담습니다. 다만 진심입니다. 제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제 진심이 닿으리라 믿습니다. 공채 7기 입사, 사회부 수습을 거쳐 편집부에서 정기자 생활을 했고 지금은 오마이스타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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