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 BTS Yet To Come in BUSAN > 현장
빅히트 뮤직
팬들은 공연이 치러지기 전부터도 알고 있었다. 이 공연에서 제대로 할 건 방탄과 아미밖에 없을 것이라는 걸. 그리고 그 예상이 빗나가기를 바랐다. 공연장 부지 선정이나 숙소의 예약취소 횡포 같은 잡음은 있었어도 막상 공연장을 찾아보니 '부산이 대규모 국제행사를 치를 준비가 되어 있구나' 느끼고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랐다.
부산시가 공연을 찾은 팬들의 편의를 위해 역부터 경기장까지 제대로 교육된 인원을 촘촘히 배치해서, 공연장 내부 운영을 책임지는 소속사와 매끄러운 팀워크를 이루어 행사를 진행했다면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된 이 기회에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마음을 호의적으로 돌려놓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쉽기 짝이 없다.
체감상으로 외국인 팬들이 40%에 이르렀는데 안내요원들은 한국어로만 안내했다. 인도, 필리핀, 일본, 스페인 등 내가 만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아미들을 위해 최소한 영어로라도 제대로 안내를 하는 사람을 찾기가 힘들었다.
이 공연을 통해서 부산시가 얻어야 하는 게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것인가 의문스러웠다. 해외 팬들에게 부산시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2030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응원군이 되게 만들어야겠다는 목표가 있었다면 해외팬들을 위한 통역도우미를 현장에 배치하는 정도의 성의는 보였어야 했다. 70억에 달한다는 공연비용은 대지 못한다 하더라도 부산시에 있는 인재를 지원하는 정도의 성의와 꼼꼼함을 기대한 건 부산이 고향인 나의 과한 기대였을까.
이번 경험을 통해 소속사가 기억해야 할 건 이것이다.
취지를 불문하고 무료 공연은 하면 안 된다. 세상에 무료는 없다. 어떤 형태로든 대가를 지불하게 되어 있다. 내가 볼 공연에 돈을 내고 싶다. 껌에, 햄버거에, 도넛에, 숙박앱에 공연티켓보다 더 큰 돈을 쓰고도 티켓도 얻지 못하고, 티켓을 얻고도 무료라는 이유로 공연 제반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모습을 보는 일은 두 번 다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상대가 누구든 방탄소년단의 스타디움 콘서트 규모에 수만 명이 운집한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 공연 부지 선정이나 운영에 관여하지 못하게 하길 바란다. 인파를 겪은 경험치로 보면 아미가 세계 최고 전문가다. 모르겠으면 아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
압사사고라도 날까 걱정했던 무좌석 스탠딩에서 서로를 배려하며 자기 자리를 지키면서도 열정적으로 응원했던 동료 아미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전한다. 시끄러운 논란의 가운데서도 팬들만 보고 뼈와 연골을 갈아넣어 퍼포먼스를 해준 BTS 멤버들에게도. 이렇게 멋진 퍼포먼스를 일회성으로 끝내면 안 된다는 오지랖도 감히 부려본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6
읽고 쓰고 만드는 삶을 지향합니다.
https://brunch.co.kr/@sword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