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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 가상화폐로 부동산 구입, 강남까지 손 뻗었다"

[이영광의 '온에어' 103] 성기연 MBC PD

21.07.21 14:46최종업데이트21.07.2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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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국인들의 한국 부동산 쇼핑이 거세다고 한다.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1월 이래, 지난해 외국인 국내 건축물 거래량이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인이 대다수다. 사실 한국은 세계적인 투자처는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들이 한국부동산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가상화폐를 활용한 환치기 수법, 탈세, 유령 회사와 같은 각종 꼼수를 통해 부동산을 구입한 외국인들도 있었다. 대체 이런 현상이 왜 발생하는 걸까.

지난 13일 MBC < PD수첩 >은 'K-부동산 쇼핑' 편을 다뤘다. 이날 방송에서 제작진은 1500건이 넘는 등기부 등본 전수조사를 통해 소문으로만 무성하던 외국인들의 부동산 투기 실태를 추적했다. 취재 과정이 궁금해 'K-부동산 쇼핑' 편을 취재한 성기연 PD와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성 PD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의 한 장면 ⓒ MBC

 
- 지난 13일 방송된 MBC < PD수첩 > 'K-부동산 쇼핑' 편을 취재하셨잖아요. 방송 끝낸 소회가 어떠세요.
"후련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합니다. 다만 이번 방송 같은 경우에는 준비하면서 보람 같은 게 있었습니다. 어떤 아이템들은 화제가 된 걸 하기도 하고 제보가 온 걸 하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이번 내용은 한 번도 확인된 적 없는 내용이다 보니 제작 기간 내내 일하는 맛이 있었다고 할까요. 다행히 저희가 보고 느꼈던 만큼 시청자분들도 어느 정도 공감해주신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은 < PD수첩 >이 끝까지 모두 알아내지 못한 것 입니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부분들이 훨씬 더 많이 남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  외국인의 부동산 투기를 집중적으로 다뤘는데요. 특히 방송을 보면 중국인이 대부분인 것 같아요. 여기에 주목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실제 현실에서 중국인 구매자의 비율이 가장 높고, 그들의 증가세도 가장 빨랐으니까요. 그리고 캐나다나 호주의 사례에서 보더라도 그들의 압도적인 자금동원력과 매매 패턴이 이미 시장을 뒤흔든 선례가 있어요. 그래서 중국이 가장 위협적인 세력이라고 생각했고 그들의 사례를 많이 다루게 됐습니다."

- PD님도 이런 실태를 알고 계셨나요?
"'제주도 땅의 반을 중국 사람이 샀다더라'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서울 같은 경우도 대림동이나 건대입구 쪽에 중국인들 투자가 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데요. 이번에 취재하면서 새로 알게 된 사실은 '사실상 돈 되는 곳이면 다 투자하는구나' 였어요.제가 제대로 짚지 못해서 시청자분들이 오해하시는 부분도 있는 것 같은데요. 최근 서울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들의 경우 중국인들보다 재미교포들의 구매 비중이 훨씬 높았어요. 인맥, 정보력을 활용해 사들인 거죠. 저는 중국인이든 교포든 본질적으로 똑같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처음 어디부터 취재를 시작했어요?
"일단 이 분야에 대해 나서서 인터뷰해줄 만한 전문가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부동산중개업을 하시는 분한테 말씀을 제일 먼저 들었고요. 그리고 중국인들이 전통적으로 많은 대림동 쪽부터 시작해서 (공인중개사 분들이 가보라고 하신 곳을) 따라갔죠."

- 처음 프롤로그에서 외국인들의 부동산 투자를 보드게임에 비유하셨는데요. 이유가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집이라는 게 의식주 중에 하나잖아요. 물론 집을 살 때 가격이 좀 오르는 곳에 사고 싶은 마음이야 인지상정이지만, 어쨌든 집이라는 건 우리에겐 '살아가는 공간'이자 필수재인데, 외국인들은 상품으로 생각하고 투자하는 거잖아요. '수익률 높고 안전하고 환금성 좋은 상품'처럼 생각하는 거예요. 보드게임 자체가 원래 땅을 사서 거기에 건물을 올리고 임대수익을 내는 게임이잖아요. 그 모습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모습과 닮은 것 같아 그렇게 만들어봤습니다."

- 방송을 보면, 한국 고가의 부동산을 구입한 중국인들 나이가 20·30대 이던데요. 젊은 사람들이 무슨 돈으로 부동산을 구매했을까요.
"중국이 평균소득으로는 아직 개발도상국 수준이라고 하지만, 중국 내에서 양극화 현상이 심하거든요. 중국 상류층의 경우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재력가가 많다고 해요. 재력을 과시하는 소위 '영 앤 리치 차이니즈'에 대한 관련 영화나 다큐가 최근 많이 제작되기도 했죠."

- 세계적으로 봤을때 한국 부동산이 매력적인가요?
"제가 방송하면서 여기저기서 조언도 구하고 인터뷰도 했잖아요. 어느 분이 말씀해 주시길 우리나라가 원래 세계적인 투자처가 아니었답니다. 뉴욕, 홍콩 등 세계적인 대도시들이 있지 않습니까. 서울이 말하자면 그런 탑레벨이 아니었는데, 왜 갑자기 늘어났을까. 이걸 여쭤보니까, 너무 당연하다는 거죠. 세계에서 봤을 때 한국 지금 부동산 집값이 오르고 있으니까요. 지난 몇 년 간의 데이터가 보여주잖아요. 설득력 있고 이해가 되면서 너무 뼈 때리는 말씀이라 가슴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 외국인이 부동산 투자를 하니까 집값이 더 오르는 건 아닐까요.
"제가 강조해서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인데요. 저는 우리나라 집값이 오른 게 외국인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닙니다. 어떤 병에 걸렸을 때 그 원인이 단 하나가 아니듯, 집값이 오른 것에는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죠. 모든 전문가가 말씀하시듯 세계적인 저금리와 시중의 유동성 문제 등이 근본 원인일 거예요. 다만, 집값이 올라가는데 어느 정도 일조한 변수일 수 있다고 전문가분들이 말씀하세요. 외국인 투자가 어느 정도 문제인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걸 지적하고 싶었습니다.

너무 원론적이지만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거였어요. 주식에서도 외국자본이 사고팔 때 주식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출렁이지 않습니까? 그런 주식시장처럼 집값이 출렁이면 어떻겠어요? 예를 들어 제주도가 중국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치솟았다가 사드 문제 터지고 철수하니까 뚝 떨어지잖아요. 이런 것처럼 어떤 외부 변수 때문에 우리나라 집값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 우리 국민의 주거 안정은 물 건너가죠. 그 점이 제일 와닿았던 부분이었습니다."

- 작년부터 지금까지 코로나19가 계속되고 있잖아요. 부동산은 코로나의 영향을 받지 않는 걸까요?
"코로나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여요. 왜냐하면 중국 같은 경우, 작년에 봉쇄했잖아요. 저희가 현장을 다녀봐도, 코로나 때문에 투자자가 많이 줄었다고들 해요. 가장 투자가 활발했던 때는 2017·1208년, 중국 경기가 좋았고, 우리나라도 규제가 심하지 않았을 때라고 공통적으로 이야기하시더라고요. 물론 방송에도 나왔지만 지난해 겨울, 개포동에서 팔십 채 넘게 거래된 아파트가 있어요. 좋은 호재가 있으면 코로나도 뚫고 집을 사러 온다는 거죠. (일정 부분 영향은 있지만) 코로나가 투기 바람을 완전히 막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 중국인들은 전액 현금 거래한다고 하던데, 외국인이라 은행 이용에 문제가 있어서일까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저도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어떤 부동산 전문가는 중국인들 자체가 현금거래를 좋아한다고 하시고요. 자금 추적이 불가능하게 하려면 현금이 최고죠. 그래서 현금 거래가 많지 않나 추측해 봅니다."

"가상화폐 이용해 집 구매도"
 

지난 13일 MBC < PD수첩 >은 'K-부동산 쇼핑'편을 다뤘다. ⓒ MBC


- 일명 '환치기 수법'도 집 구매에 이용됐다고 하던데요(불법 외환거래 수법 중 하나).
"환치기 수법이라는 게 굉장히 다양하더라고요. 아주 고전적인 방법으로는 여러 사람이 돈을 나눠 가지고 들여온 다음 합치는 방법도 있고요. 많은 경우 법인을 이용한다고 합니다. 겉보기에는 멀쩡한 법인처럼 보이는 페이퍼컴퍼니를 만드는 경우도 있고, 우리나라에 있는 기존의 법인들에 자금을 우회해서 합법적으로 부동산을 매매하는 것처럼 하기도 한다네요. 가상화폐를 이용한 방법도 저는 처음 들었습니다만, 업계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알려진 수법이라고 해요."

- 2017년 10월부터 2021년 5월까지 제출된 서울지역 외국인들의 주택자금 조달 계획서를 입수해서 분석하셨는데.
"일단은 소병훈 국회의원실에서 그 방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조사를 하신 바 있었어요. 외국인 주택 매매자의 39%가 임대가 목적이라고 했다는 부분, 그리고 상가주택의 대출 규제가 약하다는 점을 이용해서 높은 비율의 대출을 받아 갭투자를 한다는 내용을 먼저 공유받았습니다. 저희는 그 자료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실제 케이스들을 찾아서 취재할 수 있었고요. 우리가 많이 들어왔던 구로, 영등포, 인천, 안산 등 중국인 집단 주거지 형태 말고도 강남의 신축 재건축 단지들에 (중국인) 매매가 몰려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 해외는 외국인이 부동산을 매입할 때 규제 장치가 있는 나라도 있던데 우리나라도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당연히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몇몇 의원들이 법안을 발의했는데 하나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그동안은 외국인 거래 건수가 전체 부동산 거래의 1% 수준이라 사회적으로 문제의식이 부족했었기도 했고, 법안들이 다소 급하게 만들어진 느낌이 있었어요. 하지만 해외사례들을 보면 이미 외국자본이 많이 들어왔을 때 바로잡기 위해서는 더 큰 비용이 든다고 해요. 저희가 취재하면서 외국인들이 이미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고 수익률이 높은 한국 부동산 상품을 알아버렸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아직은 시장에 영향이 미미하다고 여유 부릴 게 아니라 그들이 더 들어오기 전에 빨리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취재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잘 몰랐던 내용을 알게 될수록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프로그램과 별개로 부동산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어요. 솔직히 저도 '부동산 투자해서 건물주 되기', '100억 만들기', '청년 부동산 재벌' 등의 스토리를 보면 솔깃하고 부럽기도 했는데요. 그 주체가 중국인이라고 생각하니까 기분이 썩 좋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한국 사람은 부동산을 사들여도 괜찮고 중국 사람은 안 된다는 건가?'라는 생각에까지 미치더라고요.

문제를 바로 잡으려면 무엇보다 문제 현상을 제대로 짚어야 하잖아요. 저는 저희 프로그램의 취지가 '중국인 혐오'처럼 보일까봐 걱정되더라고요. 부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부동산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하고 무방비상태인지,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의 부동산 과잉 열기가 얼마나 허무한 제로섬 싸움인지를 시청자분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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