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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달려온 '온앤오프', 이들이 스스로에게 한 격려

[케이팝 쪼개듣기] 온앤오프 새 음반 < ONF:MY NAME >

21.02.25 11:40최종업데이트21.02.2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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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온앤오프 ⓒ WM엔터테인먼트

 
지난해 방영된 Mnet 보이그룹 경연 프로그램 <로드 투 킹덤>은 시청률, 화제성 측면에선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실력에 비해 과소평가되었던 팀들의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기존 케이팝 시장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아쉽게도 2위를 기록하며 <킹덤> (4월 방영 예정) 진출권을 획득하진 못했지만 온앤오프는 <로드 투 킹덤> 최고 수혜자로 불러도 좋을 만큼 이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숨은 명곡 대접을 받았던 '사랑하게 될거야(We Must Love)'의 재편곡 버전 'The 사랑하게 될 거야'를 비롯해서 '신세계', 'It's Raining' 등의 경연곡뿐만 아니라 미니 5집 <SPIN OFF>의 타이틀곡 '스쿰빗 스위밍' 등은 미지의 팀이 지닌 무한 매력을 맘껏 뽐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노래들이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2021년 2월, 기세등등해진 온앤오프의 힘을 또 한 번 쏟아부은 첫번째 정규 음반 < ONF: MY NAME >을 들고 돌아왔다.

ON팀(효진, 이션, MK)과 OFF팀(제이어스, 와이엇, 유)이라는 2개의 조합을 앞세웠던 팀 답게 그동안 온앤오프의 뮤직비디오와 음반 속 세계관이 2개로 나눠진 공간이 저마다의 흐름 속에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평행이론 구성을 전면에 드러낸 바 있었다. 그 좋은 예가 '사랑하게 될 거야'의 흑백과 컬러 조합, 그리고 영화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와 <은하철도 999>를 합쳐 놓은 듯 한 SF 공간 속 서부시대 같은 기묘한 구성이 그것이다.  

더욱 화려해진 영상미... 'Beautiful Beautiful'
 

온앤오프의 신곡 'Beautiful Beautiful' 뮤직비디오 주요 장면 ⓒ WM엔터테인먼트

 
새 음반 < ONF : MY NAME >에선 이전에 비해 더욱 풍성해진 시각효과를 채워넣은 뮤직비디오로 온앤오프가 그려낸 이야기의 완결판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타이틀곡 'Beautiful Beautiful'에선 마치 <레디 플레이어 원> 같은 SF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멤버들이 통제된 권력의 힘을 게임, 댄스 등 저마다 지닌 장기로 무너뜨리고 자유를 쟁취하는 블록버스터 영화 한편을 만들어낸다.

​악곡의 형식 역시 전에 없이 화려한 구성으로 채워 넣은 3분 11초 동안의 펑키 댄스 팝으로 변화를 도모한다. 후렴구를 장식하는 무반주 아카펠라 코러스는 마치 기계 문명의 지배에서 탈출, 해방감을 느끼는 MV 속 온앤오프 멤버들의 심정을 음악적으로 대변해주는 듯 하다.

신보 < ONF: MY NAME >은 정규 음반이라는 규모 답게 다채로운 내용물을 채워 넣었다. 선공개 뮤직비디오로 등장했던 'My Name Is'는 6인 멤버들이 자기 자신을 소개하는 가사를 직접 쓰면서 하나의 팀으로서의 일체감을 자신있게 소개한다. 4-5곡 안팎 소규모 미니 음반이라면 선뜻 수록하기 쉽지 않았을 법한 '온도차', 'I.T.I.L.U (I Think I Love U) 등 발라드 곡들도 물리적 제약을 벗어나면서 그 어느 때 이상으로 편안한 감성으로 팬들의 귓가를 유혹할 만하다.

제대로 칼 갈고 나온 프로듀싱팀 모노트리
 

온앤오프의 새 음반 'ONF : MY NAME' 표지 ⓒ WM엔터테인먼트

 
​1980년대식 신스 팝에 뿌리를 기대고 있지만 그 시절 사운드를 그대로 답습하는 요즘 레트로 성향을 거부하는 'The Railist'를 비롯해서 EDM과 펑크라는 이질적 장르를 하나로 묶는 쉽지 않은 시도 역시 거침 없이 단행되기도 한다. 이러한 음악적 실험의 중심에는 소속사 WM 엔터테인먼트의 기획력 뿐만 아니라 온앤오프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모든 것을 책임진 프로듀싱팀 모노트리(주식회사 모노트리)의 기여가 절대적이다. 멤버 진영이 무게 중심을 잡아줬던 B1A4, 외국인 작곡가들의 손을 빌어 이국적인 분위기의 독자성을 확보했던 오마이걸과는 다른 선택지를 뽑아 들면서 온앤오프 만의 우직한 음악만들기는 어느새 5년째 이어지고 있다.

​모든 타이틀 곡을 도맡아 만들어낸 황현 대표뿐만 아니라 GDLO, 이주형, Onestar(가수 임한별), NOPARI, 김해론, 윤종성, Inner Child, 추대관 등 모노트리 소속 작곡가 대부분이 이 음반 크레딧에 이름을 올릴 만큼 온앤오프라는 팀과 마치 운명공동체 마냥 유기적인 호흡을 이어가고 있다.  소리라는 관점 하나로만 보더라도 그 어느 음반 이상으로 온 힘을 기울였다는 것이 담겨진 노래 하나 하나에서 감지될 정도다.

​두텁고 세밀한 보컬 코러스 녹음뿐만 아니라 과장되지 않은 믹싱 처리는 일부 케이팝 보이그룹 음반에서 종종 목격되는 라우드니스 워(Loudness War, 과도한 소리 키우기)에 가까운 작업물과는 큰 차이를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인기 싱어송라이터 적재(Beautiful Beautiful, My Names Is, 온도차, Feedback 연주)를 비롯해서 또 다른 프로듀싱팀 프리즘필터의 작곡가 박기태, 방탄소년단의 'Fake Love'를 담당했던 이태욱(그룹 소란) 등 실력파 기타리스트들까지 총 동원해 이 음반 한 장에서 그들의 연주를 모두 들을 수 있다는 건 모노트리였기에 가능한 시도이기도 하다. 

온앤오프가 그려온 5년의 이야기 완결편​
 

온앤오프의 '스쿰빗스위밍'(상), '사랑하게 될거야'(하)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 WM엔터테인먼트

 
너로 인해 내 마음 속 스위치가 켜지거나 꺼지고(2017년 'ON/OFF') 과거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사랑에 관해선 진심 그 자체였던 청춘들은(2019년 '사랑하게 될거야') 너와 나의 중력을 키워 궤도를 바꾸겠다는 야심찬 꿈을 안고(2020년 '신세계') 남쪽으로 날아가 방콕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2020년 '스쿰빗스위밍') 아름다운 이곳에서 꿈꾸며 살아가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2021년 'Beautiful Beautiful').

​그동안 온앤오프가 걸어온 길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야심차게 등장했던 2017년은 <프로듀스101>의 열풍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었고 자신 있게 도전장을 내밀었던 TV 오디션 <믹스나인>에서 선전을 펼쳤지만 입상하고도 프로젝트 그룹 데뷔 자체가 무산되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지난해엔 <로드 투 킹덤>에도 출전하는 등 활동 기간에 비해 두꺼운 분량의 디스코그래피를 채우진 못했지만 최소한 온앤오프는 남들에게 자랑스러워해도 좋을 만큼의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지난해 소속사 선배팀 오마이걸이 증명해준 것처럼.

이번 < ONF:MY NAME >와 'Beautiful Beautiful'은 5년간의 노력이 결코 헛되진 않았음을 증명하는 스스로에 대한 격려이자 응원의 노래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보란 듯이 우린 활찍 피어"라는 노랫말 마냥 온앤오프는 아름답게 꽃 피울 자격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 실력과 노력, 그리고 좋은 음악의 결합은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
 

그룹 온앤오프 ⓒ WM엔터테인먼트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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