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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의 짜릿한 3분 고백, 그리고 벌어진 기현상

'Celebrity'와 '내 손을 잡아' 동반 인기 상승... 공감대 형성한 가사의 힘 커

21.02.02 10:11최종업데이트21.02.0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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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이유의 신곡 'Celebrity'와 2011년 발표곡 '내 손을 잡아'(최고의 사랑 OST)가 동반 인기를 얻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 카카오M

 
지난주 아이유가 발표한 신곡 'Celebrity'는 예상대로 각종 음원 순위 1위를 차지하면서 "역시 아이유!"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그런데 특이하다. 기 발표곡 'Love Poem', 'Blueming' 뿐만 아니라 무려 10년 전 작품인 '내 손을 잡아'가 뜬금없이 등장해 동반 인기를 얻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내 손을 잡아'는 지난 2011년, 차승원과 공효진이 주연을 맡았던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 OST 중 하나로 당시 좋은 반응을 얻긴 했지만 이땐 '두근두근'(써니힐)의 존재감에 살짝 가려졌던 곡이기도 하다. 유명 가수들이 신작을 내놓으면 바로 직전 발표 음반들도 덩달아 재주목받는 경우는 무척 흔하지만 한두 해도 아닌 10년 전 노래가 다시 사랑받는 일은 드문 사례에 속한다.   

'내 손을 잡아', 유튜브·SNS를 통한 재발견  
 

2011년 방영된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의 한 장면. 최근 OST 중 한곡인 '내 손을 잡아'(아이유)가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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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원인조차 알기 어려웠던 일명 '페북픽' 역주행 곡들과 다르게 '내 손을 잡아'는 명확한 인기 요인이 확인되는 재진입 인기곡이다. 아이유의 '팬 페이보릿 송'에 해당하는 '내 손을 잡아'가 재주목받게 된 이유를 살펴보려면 시계를 지난해 10월 전후로 되돌려야 한다. 당시 아이유의 < Love Poem > 투어를 담은 공연실황 DVD와 블루레이 디스크가 발매되었는데 트위터상에 누군가 '내 손을 잡아' 일부분 ("사랑이 온거야~")을 편집해 이른바 '짤' 형태의 게시물로 올린다.  

이후 이 게시물은 네티즌들의 성원 속에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각종 SNS에선 본인들이 좋아하는 '최애'에 대한 사랑 표현 수단으로 적극 활용되면서 확대 재생산되기 시작한다. 이와 별개로 또 다른 팬이 아이유 공연장에서 촬영한 직캠 영상도 지금까지 350만회 이상 조회수를 올릴 만큼 제법 놀라운 반향을 일으켰다. 

뒤늦게 소속사 EDAM 엔터테인먼트에선 11월 '내 손을 잡아' 라이브 영상물을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하기에 이른다. 현재까지 800만 조회수 이상을 기록할 만큼 큰 인기를 누리면서 당시 일부 음원 사이트에선 100위권 밖이지만 재진입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리고 해를 넘겨 올해 1월 아이유의 컴백과 맞물려 이 노래는 또다시 반등하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최신 가요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내 손을 잡아'는 아이유의 가수 활동에 있어서 중요한 분기점이 되는 곡이다. 이민수(작곡)-김이나(작사)가 만든 명곡 '좋은 날', '너랑 나'가 연속 인기를 얻으면서 가요계 기대주를 넘어 확실하게 성장한 2011년 중반에 등장한 이 노래는 아이유가 본격적인 자작곡 시대를 여는 데 준비 과정의 역할을 했다. G.고릴라(편곡)의 도움 속에 경쾌한 팝 성향의 곡으로 완성된 이 노래 이후 아이유는 점차 음악인으로서 스스로를 업그레이드시켰다. 

'Celebrity' , 아이유 음악 변화의 서막​
 

아이유 'Celebrity'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 EDAM엔터테인먼트

 
한편 'Celebrity'에서는 그동안 아이유가 선보였던 음악의 변화가 감지된다. 그동안 최신 유행과 레트로를 넘나드는 팝부터 어쿠스틱 포크 성향에 이르는 다채로움을 추구했던 아이유였지만 제휘, 이종훈, 이민수 등 국내파·소수 인원으로 짜여진 동료들과의 협업이 주를 이뤘다.  

그런데  'Celebrity'에선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외국 음악인 다수가 참여하는 공동 작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라이언 전을 비롯해서 영국, 덴마크 등 해외 다국적 인력들이 힘을 모으는 이 방식은 이미 일반적 창작법이지만 아이유 음악에선 다소 낯선 풍경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악곡은 기초 설계부터 잘 짜인 정밀한 레고 블록을 연상케 한다. 얼마 전 라이언 전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아이유가 곡을 쓰면 라이언 전은 트랙(각종 악기, 리듬 연주)을 고치고 덴마크에선 멜로디 쓰고 영국에서 다시 트랙 작업하는 세계 일주 수준의 작업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상당히 복잡한 과정을 거쳤지만 최종 완성된 'Celebrity'는 상당히 간결하고 촘촘한 구성의 소리를 들려준다.  

​종종 10명 넘는 인원이 작곡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라이언 전이 관여하는 작품에선 많은 사람의 손길을 거치는 게 기본이 되었다. 다양한 인물들이 생각하는 바를 최대한 밑그림 삼아 담아내면서 'Celebrity'는 풍부한 상상력에 힘입어 최상의 결과물을 도출해낸다.

앞서 지난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으로 추천해 큰 인기의 기폭제를 마련해준 오마이걸의 '돌핀'(라이언 전 작품)의 분위기가 살짝 녹아 있음을 생각해보면 최근 아이유가 이런 구성의 음악에 심취한 게 아닌지 하는 추측을 낳기도 한다.

​팬들 공감 이끌어낸 가사의 힘
 

아이유 '내 손을 잡아' 공식 공연 실황 영상의 한 장면 ⓒ EDAM엔터테인먼트

 
'내 손을 잡아'와 신곡 'Celebrity'의 인기 비결은 듣는 이의 공감을 자아내는 가사의 힘에 있다. 드라마 <최고의 사랑>의 내용이 까칠하고 괴팍한 톱스타 독고진(차승원 분)과 아이돌 출신 비호감 연예인 구애정(공효진 분)이 꾸미는 코믹 로맨스라는 것에 비추어봤을 때, '내 손을 잡아'는 드라마의 내용을 받쳐주는 든든한 지원군이자 당당한 사랑 고백이다.

​"언제까지 눈치만 볼 거니 / 네 맘을 말해봐 / 딴청 피우지 말란 말이야 / 네 맘 가는 그대로 / 지금 내 손을 잡아 / 어서 내 손을 잡아"  ('내 손을 잡아')​

이러한 내용의 가사는 스타를 바라보는 팬들에게도 좋은 감정이입의 수단이 된다.   선망의 대상이지만 차마 가까이 하기 어려운 그들에게 솔직하게 내 마음을 표현하는, 일종의 대리만족 역할을 겸한다.

"느려도 좋으니 / 결국 알게 되길 / The one and only / You are my celebrity" ('Celebrity')

​'Celebrity' 역시 가사가 전달하는 힘이 절대적인 노래다. 독특한 취향과 성격 탓에 남들과는 다른, 별난 존재 취급 받던 친구에게 들려주는 희망, 그리고 응원의 메시지를 담았다. 각자가 서로, 또 자기 자신이 아름다운 존재라는 사실을 아이유는 3분 남짓한 짧은 시간 동안 진심을 담아 전달해준다.

이처럼 '내 손을 잡아'와 'Celebrity'는 자신만의 방식대로 사람들에게 응원과 위로의 말을 건넨다. 10년의 시차를 두고 등장한 이 노래들은 솔직함이 묻어난 가사를 매개체 삼아 동시대에 사랑받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분명 아이유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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