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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 사운드·확고한 세계관' 드림캐쳐의 새로운 도전

[캐이팝 쪼개듣기] '디스토피아' 시리즈 신곡 'ODD EYE' 발표

21.01.27 10:52최종업데이트21.01.2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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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새 음반 'Dystopia : Road to Utopia'를 발표한 드림캐쳐 ⓒ 드림캐쳐컴퍼니

 
드림캐쳐는 현존 케이팝 아이돌 그룹 중에선 가장 이색적인 음악을 들려주며 차별화를 도모하는 팀이다. 이들 7인조는 록+헤비메탈 성향의 일렉트릭 기타 선율을 배경 삼아 무겁고 어두운 주제와 소리를 들려주면서 국내보단 해외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팬층을 넓혀왔다.  

이들은 2017년부터 햇수로 3년에 걸쳐 이뤄진 <악몽(Nightmare)> 시리즈를 중심으로 판타지, 공포 영화를 방불케하는 뮤직비디오와 절도 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 사랑 노래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이렇듯 드림캐쳐는 팬덤 지향으로 굳어지고 있는 최근 케이팝 시장에서 스스로를 하나의 장르처럼 완성시켜왔다.  

​지난해부터 돌입한 <디스토피아(Dystopia)> 시리즈는 기존 드림캐쳐 세계관의 확장판으로 봐도 무방할 만큼 더욱 선 굵은 음악으로 팬들을 사로 잡았다. 첫 번째 정규 음반이기도 한 < Dystopia : The Tree of Language >(2020년 2월 발매)와 타이틀곡 'Scream'에선 누군가를 향한 증오(마녀사냥 또는 악플)를 중의적인 표현으로 다루면서 공격받고 억압받는 이의 절규를 절도 있는 록 사운드에 녹여냈다.

반면 후속작이자 미니 5집 < Dystopia : Lose Myself >(2020년 8월 발매)와 활동곡 'BOCA'는 뭄바톤이라는 기존 드림캐쳐 사운드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듯한 요즘 장르를 접목시키면서 변화를 도모했다. 타인에 대한 상처를 주는 말의 폐해를 언급하면서 처절히 무너지는 현대인의 좌절을 이야기한다. 

'누 메탈'로 녹여낸 디스토피아 최종판
 

드림캐쳐의 신곡 'ODD EYE'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 드림캐쳐컴퍼니

 
지난 26일 공개한 '디스토피아' 세 번째 이야기이자 미니 6집 < Dystopia : Road to Utopia >를 통해선 그동안 'Scream'과 'BOCA'로 이야기 해온 억압과 증오의 감정이 이제 막바지에 도달했음을 선언한다.

드림캐쳐를 상징해온 강렬한 울림의 일렉트릭 기타 연주는 변함이 없지만 신곡 'ODD EYE'에서의 활용 방식은 더 큰 변화를 선보였다.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느낌을 안겨주던 과거의 연주 기법 대신 1990년대 후반 등장했던 누 메탈(NU Metal, 얼터너티브 록과 힙합 등을 결합시킨 크로스오버 형식의 메탈)에 가까운 구성이 가장 먼저 목격된다.  

이는 저음 중심의 랩을 구사하는 드림캐쳐 특유의 음악에 더 큰 무게를 뒀음을 느끼게 해준다. 그동안 팀이 발표한 노래의 상당량을 담당해준 시연을 중심으로 유현, 수아 등의 보컬은 그 어느 때보다 격정적으로 파고 들어온다. 여기에 웬만한 보이그룹 이상의 힘과 기교가 담긴 퍼포먼스까지 곁들어지면서 힙합 형식의 악곡에서도 좋은 합을 이뤄낸다.  

일본 애니메이션 등에서 타인과 다른 독특한 존재를 표현하기 위해 자주 활용되는 '오드 아이'(홍채 이색증)는 이 곡에서 2가지 서로 다른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이야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이상과 희망이 공존하는 유토피아를 찾아나섰지만 현실은 이와 정반대라는 씁쓸한 가사는 <디스토피아> 시리즈의 대미를 부족함 없이 장식한다. 

​이어진 트랙 '바람아(Wind Blows)'에선 EDM식 전반부와 드림캐쳐 고유의 록 음악을 들려주는 후반부를 결합시켜 'ODD EYE'의 어두움을 살짝 털어내는가 하면 'POISON LOVE'에선 절제미 넘치는 신스 팝 형식을 취하는 등 짧은 분량 속에서도 다양함을 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전담 프로듀서 + 확고한 주제 설정으로 마니아 확보
 

드림캐쳐의 미니 6집 'Dystopia : Road to Utopia' 표지 ⓒ 드림캐쳐컴퍼니

 
​드림캐쳐가 요즘 기준으론 비주류 장르나 마찬가지인 록+메탈 사운드를 전면에 내세울 수 있었던 건 확고한 기획력과 전담 프로듀서인 올라운더(Ollounder), 리즈(LEEZ)의 역할이 컸다. 데뷔곡 'Chase Me'를 시작으로 'PIRI', 'You and I' 등 상당수 타이틀 곡은 거의 전적으로 두 사람이 책임졌다. 뿐만 아니라 대다수 수록곡에서도 올라운더, 리즈 콤비의 작사 및 작곡 작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외국 작곡가들과의 공동 작업이 널리 보급된 요즘 케이팝 환경에선 다소 보기 드문 선택이지만, 일관성 있는 음악을 제작한다는 측면에선 드림캐쳐에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 됐다. 드림캐처는 이들의 공헌에 힘입어 친근하고 가벼운 이미지를 내세우는 경우가 많은 걸그룹 시장에서 보이그룹을 능가하는 어두운 콘셉트를 앞세워 조금씩 팬을 확보하고 나섰다. 비록 국내에선 여전히 낯설고 접근하기 어렵다는 시선이 존재한다. 하지만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개성을 살리면서 착실하게 역량을 키워 왔다는 점은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이 업계에서 하나의 모범 사례로 받아들일 만하다. 

​지난 2014년 '밍스'라는 5인조로 시작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지금의 드림캐쳐로 재편하는 어려움도 겪었지만 유럽과 중남미 등을 돌며 강행군을 펼친 7인조 그룹은 어느새 케이팝 해외 진출의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

지난해엔 단일 음반 판매량(Dystopia : Lose Myself 기준)이 10만장(가온차트 연간 집계량 9만9746장)에 육박할 만큼 기존 인기 걸그룹에 견줄 정도의 성장도 이뤄냈다.   신곡 'ODD EYE'를 앞세운 드림캐쳐의 올해 활약만큼은 이제 '유토피아'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지난 26일 새 음반 'Dystopia : Road to Utopia'를 발표한 드림캐쳐 ⓒ 드림캐쳐컴퍼니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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