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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이나 할까' 김이나MC 섭외 이유는 공감 능력과 유머 때문"

[이영광의 '온에어' 70] <톡이나 할까?> 연출 맡은 권성민 카카오M PD

20.12.03 14:28최종업데이트20.12.0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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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V가 지난 9월 웹 예능 <톡이나 할까?>를 론칭했다. 유명 작사가이자 진행자인 김이나씨가 게스트와 마주앉아 가장 사적인 공간인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를 통해 인터뷰하는 포맷으로 기존 토크쇼와 차별화된 시도로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톡이나 할까?>는 어떻게 기획하게 된 건지 궁금해 연출을 맡은 권성민 카카오M PD를 지난 11월 30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권 PD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권성민 PD가 김민경씨 핸드폰 설정을 도와드리고 있다. ⓒ 권성민 PD 제공

 
- <톡이나 할까?>를 론칭하신 지 3개월이 되어갑니다. 카카오M에서 하는 첫 콘텐츠인데, 어때요?
"처음 시작하는 저희 입장에서도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 새로운 콘텐츠였기에 기획하면서 감이 안 왔어요. 그래도 3개월 정도 지난 지금 <톡이나 할까?>를 비롯한 프로그램들에 대한 반응이 좋은 편이라 즐거움과 보람을 느낍니다."

- 지상파에서 뉴미디어로 넘어오신 거잖아요. 제작환경이나 시스템이 지상파와는 다를 것 같은데.
"제작 환경은 거의 똑같아요. 왜냐면 카카오M의 새로운 제작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처음 세팅에 참여했던 분이 MBC와 JTBC 계셨던 오윤환 PD님이에요. 그 뒤에 참여한 PD들이 대부분 MBC나 JTBC에서 온 사람들이라서 원래 작업하던 환경과 최대한 비슷하게 조성했어요. 좀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방송국에서는 무슨 요일 몇 시에 나가야 되고 보통 1시간을 꽉 채워 만들어야 하잖아요. 그런 과정에서 기획안이 구현 못 됐던 것들이 좀 있죠. 그러나 여기는 편성이 있는 건 아니니까요. 10분 만들어도 되고 20분 만들어도 되니까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 기획안을 가장 잘 맞는 형태로 구현을 하면 되는 자유로움이 있죠. "

- <톡이나 할까?>는 카카오톡으로 하는 토크잖아요.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요?
"저희가 런칭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차별점으로 두었던 것이 '모바일'로 보았을 때 더 재미있는 콘텐츠라는 점이었어요. <톡이나 할까?>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핸드폰을 들고 있는 모습을 모바일 콘텐츠로도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반영되었죠. 사람들이 핸드폰으로 제일 많이 하는 것들 중의 하나가 카톡을 주고받는 거잖아요. 거기에 스마트폰 특유의 세로 화면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기획이란 점도 중요했고요. 인물이 세 명만 나와도 세로 화면은 벌써 답답해지기 시작하는데, 딱 한 명은 오히려 가로화면으로 볼 때보다 세로 화면에 꽉 찬 느낌을 주죠. 그럼 두 사람이 만나서 서로 마주 보고 카톡을 하면, 매력적인 한 명의 얼굴, 표정, 카톡 할 때의 미묘한 감정들을 아주 섬세하게 담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카톡은 사실 제일 사적인 공간이잖아요. 연예인들은 지면이나 방송 인터뷰를 많이 하잖아요. 그러나 사람들이 그런 인터뷰를 볼 땐 잘 세팅된 상태로 공적인 공간에서 공적인 질문을 던지고 공적인 대답을 듣는 느낌이거든요. 근데 카톡으로 인터뷰를 하면 훨씬 더 사적인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인터넷에 제일 많이 돌아다니는 것 중에 하나가 연예인들이 자기들끼리 카톡한 거 캡처한 거예요. 내가 쓰고 있는 카톡 인터페이스와 연예인이 쓰고 있는 카톡 인터페이스가 똑같이 생겼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거리감이 확 줄어드는 거예요. 실제로 대화 내용도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을 때 나누는 사담의 느낌이 강하고요. 그만큼 다른 인터뷰와 훨씬 다른 결의 느낌을 줄 수 있는 게 매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김영하 작가 편 촬영 현장 ⓒ 권성민 PD 제공

 
 

권성민 PD가 김영하 작가님과 촬영 끝나고 함께 찍은 사진 ⓒ 권성민 PD 제공

 
"뛰어난 공감능력, 짓궂은 유머도"

- 작사가로 유명한 김이나씨가 진행을 맡았는데요. 특별히 김이나씨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그동안 예능 프로그램에 잘 없던 유형의 여자 MC세요. 오랫동안 MC라는 롤이 남자 연예인들에게 많이 집중되어오기도 했고, 최근 여성 MC로 활약하시는 분들이 다시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거의 개그맨 출신이 많으시거든요. 물론 이분들도 다 훌륭한 MC들이시죠. 그런데 김이나씨 같은 경우에는 원래 방송인 출신도 아닌 데다 되게 차분하고 조용한 이미지인데 안정적인 진행 능력, 뛰어난 공감 능력을 보여주세요. 의외의 순간 정말 짓궂은 유머나 개그도 구사하시고요. 이런 이미지는 사실 흔하진 않았죠.

그리고 무엇보다 <톡이나 할까?>는 문자 대화잖아요. 우리가 음성 대화를 익숙하게 하는 것과 텍스트로 대화를 능숙하게 하는 건 전혀 다른 영역인 것 같아요. 김이나 씨는 일단 작사가로서 압축적인 글을 쓰는 데 있어서는 업계 최고시잖아요. 게다가 온라인 게임이나 유튜브, 트위치 게임 방송 이런 걸 되게 좋아하세요. 그냥 단순히 직업적인 영역에서 짧은 글을 쓰는 데만 훈련된 게 아니라 일상적으로 카톡 하고 게임 하면서 채팅하는 것도 엄청 오랫동안 트레이닝된 분이라 섭외하게 됐어요. 

- 게스트가 와서 바로 적응을 잘 하나요?
"대부분의 게스트는 처음 오면 되게 어색해 하세요. 그런데 촬영 시작하고 한 5분 10분 지나면 금방 없어져요. 오히려 반대로 다른 인터뷰나 다른 방송 프로그램 녹화할 때는 주변에 스탭들도 다 보이고 하니까 의식할 수밖에 없거든요. 근데 <톡이나 할까?>는 핸드폰 화면만 쳐다보게 되니까 이게 나중에는 녹화 중이라는 것도 까먹고 카메라도 안 보이고 스탭들도 안 보이는 거예요. 출연하시는 분들마다 주변 상황이 잊혀진다는 얘기들을 많이들 하세요. 그만큼 더 편안하게 몰입하고 할 수 있는 컨셉인 거 같아요. 나중에는 저희가 스케치북 들고 '이런 이야기 해주세요'라고 써서 보여줘도 안 쳐다보고 대화하세요. 요즘엔 아예 스케치북 안 들고 나가고 그냥 바로 카톡으로 보냅니다."

- 학교 수업 시간에 비밀 이야기하는 느낌도 들 것 같아요.
"맞아요. 애초에 카톡 대화라는 게 훨씬 사적인 느낌도 있는 데다, 말씀하신 그런 특수한 상황들 때문에 그런 느낌이 강하죠. 그래서 저희가 실제로 일상 속에서 같은 공간에 있는데 카톡으로 대화를 해야 되는 순간들을 재현한 방송분도 있어요."

- <톡이나 할까?> 중간중간 타자치는 화면이 나오는데, 왜 그렇게 하시는 건가요?
"저희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눌 때는 입 밖으로 말을 꺼내기 전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잖아요. 카톡 창에 타자를 치는 모습이 입 밖으로 말을 꺼내기 전에 생각하는 과정에 해당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타이핑하다가 지우고 고쳐서 보낼 때도 있잖아요. 흥미로운 부분이죠. <톡이나 할까?>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 게스트 섭외 기준이 있을까요?
"일단 저희 팀의 사심이 많이 반영 되고요. 제가 평소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분들이 당연히 섭외가 많이 되죠. 물론 꼭 그것만은 아니고 김이나씨와 나와서 카톡으로 대화를 나누는 게 얼마나 흥미롭고 재미있을까를 당연히 보게 됩니다. 이분이 타이핑하는 모습은 정말 재밌겠다거나 아니면 이런 분은 와서 카톡으로 대화하면 좀 다른 얘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생기는 분들 위주로 많이 섭외합니다.

특히 내성적인 연예인들이 많이 있어요. 그런 분들도 <톡이나 할까?>에서는 조금 더 편하게 얘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섭외하려고 노력합니다. 다른 예능엔 잘 안 나오시던 분들이 <톡이나 할까?>엔 그래도 부담없이 나와주시기도 하고요. 저희가 화면도 예쁘게 잘 찍어 드리고요(웃음). 그런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습니다."

- 촬영공간이 매번 달라지는데.
"말씀드렸듯이 카톡이라는 가장 사적이고 일상적인 서비스를 포인트로 잡았는데 스튜디오는 가장 방송스러운 공간이잖아요. 저희는 일상 속에서 카톡을 쓰는 모습에 좀 더 가까운 느낌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게다가 매회 게스트가 달라지기 때문에 오시는 분마다 각자 개성이 있고 색깔이 있잖아요. 그런 개성이나 이야기가 공간에서도 같이 보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공간 자체도 또 다른 게스트라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끝 부분에 게스트가 작사하는 시간이 있는데 왜 그런 거죠?
"어떤 인터뷰 프로그램이든, 매회 다른 게스트가 나오는 프로그램은 그때마다 사실상 프로그램이 달라지는 거나 마찬가지거든요. 그래서 대부분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고유한 장치를 하나씩 마련하죠. 저희는 김이나씨의 이런 전문성을 활용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모시고 싶은 게스트가 있다면.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배우 배두나님이나 가수 김동률님 같은 분들을 모실 수 있다면 너무 영광이겠고요. 김이나씨는 또 스포츠 스타분들을 되게 좋아하시거든요. 저희가 이미 여러 분야의 작가님들도 계속 섭외하고 있고요. 이렇게 각계각층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장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 계획이 있을까요?
"일단 오래 해야죠(웃음).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 주세요. 카톡으로 인터뷰한다는 간단한 틀 안에서 아직도 해볼 수 있는 다양한 시도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쓰고 있는 대화의 툴인 만큼, 상황마다 사람마다 쓰고 있는 방식이나 모습이 천차만별일 텐데요. 앞으로도 그런 다양한 방식의 대화들을 어떻게 프로그램 안에 담아낼 지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려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카톡 캡처'는 인터넷에서 오랫동안 인기를 얻어온 콘텐츠였고 그래서 <톡이나 할까?>는 캡처되기에도 좋은 기획이라고 생각했죠. 근데 캡처되기에 너무 좋은 콘텐츠라 그런지 사람들이 캡처만 보고 방송을 보러 잘 안 오시는 거 같아요. 캡처에서 보이는 내용이 마음에 드셨다면, 실제 방송을 보러 와 주시는 게 저희에게도 큰 힘이 됩니다. 어떤 콘텐츠든지 그렇게 소비해줘야 생명력이 더 길어지는 법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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