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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기 싹 빠진 전재익, 벼랑 끝에서 결승행 잡다

[한국컬링선수권] 성유진-장혜지 조 결승 직행... 전재익-송유진 조는 준결승 거쳐 결승행

20.11.27 13:05최종업데이트20.11.2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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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 믹스더블 부문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빙판 위 승부다. 현 국가대표인 장혜지와 성유진(경북체육회A), 라이징 스타 전재익과 송유진(경북체육회B)의 싸움인 줄 알았더니 고등학생 박유빈과 박상우 팀(경기도컬링경기연맹A)도 삼국지를 펼쳤다. 하지만 결국 결승에는 실업팀 두 팀이 진출해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혈전을 벌일 예정이다. 

당초 실업팀이 두 팀만 참가했기에 해당 팀들의 무난한 1, 2위전 직행의 그림이 그려지는 듯 보였지만, 로잔 유스 올림픽 대표 출신의 경기도연맹A 선수들이 그림의 방향을 바꾸어놓았다. 1위는 경북체육회A, 2위 경기도연맹B. 경북체육회B팀은 매 경기 전 스톤을 던져 거리를 쟀던 DSC(드로우 샷 챌린지)에 밀려 3위로 떨어졌다.

그러자 B팀 전재익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싹 빠졌다. 그 자리에는 강건한 표정이 찼다. 송유진-전재익 조는 전반 상대에 득점을 내주지 않으며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만난 경기A를 상대로 승리했다. 장혜지-성유진 조 역시 경기A 팀을 상대로 한 엔드도 득점을 내주지 않는 위력적인 플레이로 결승에 직행했다.

'집안 경쟁'은 '송전듀오'가, 예선 1위는 '성장듀오'가
 

26일 열린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믹스더블 경기에서 경북체육회B(왼쪽 두 명)와 경북체육회A가 맞붙었다. ⓒ 박장식

 
26일 열렸던 예선 마지막 경기는 경북체육회A조와 경북체육회B조의 경기로 펼쳐졌다. 결승에서 다시 만날 것이 확실시되었던 두 팀의 '미리보는 결승전'은 초반 경북A의 후공 확보가 이루어지며 승기를 먼저 잡나 싶었다. 하지만 첫 엔드부터 경북B가 두 점의 스틸을 따내며 스텝이 꼬였다. 

그렇게 2엔드에는 석 점, 3엔드에도 한 점을 연달아 스틸을 내준 경북A는 투구에서 연달아 아쉬운 모습을 보였고, 미스 샷도 적지 않았다. 4엔드 신청한 파워플레이로 가까스로 두 점을 가져갔지만 점수 차이는 이미 넉 점이 벌어진 채 전반이 마무리되었다. 5엔드에는 경북A가 두 점을 스틸하며 후반 기세를 잡는가 싶었다.

하지만 6엔드 경북B가 파워플레이에서 석 점을 더 따내며 점수를 다섯 점 차이로 벌렸다. 결국 내내 아쉬운 경기를 펼쳤던 경북체육회A '성장듀오'가 송유진과 전재익, '송전듀오'에게 악수를 청하며 경기가 마무리되었다. 최종 스코어는 9-4. 이로써 1위부터 3위까지 한 번씩 패배를 기록하는 물고 물리는 상황이 됐다. 

경북A의 비기는 LSD(라스트 샷 드로우). 매 경기에 앞서 선후공을 정하기 위해 스톤을 한 번씩 던진 뒤 티 라인과의 거리를 재는데, 승수가 똑같은데 서로 물고 물렸던 상황이라면 매경기 LSD의 평균값을 잰 값으로 순위를 매긴다. 이에 따라 평균 DSC 28.7로 경북A가 1위로 결선에 진출하게 되었다.
 

경북체육회A 장혜지 선수와 성유진 선수가 스톤을 하우스 안에 밀어넣고 있다. ⓒ 박장식

 
예선을 1위로 진출한 장혜지-성유진 조는 잠시 뒤 열린 경기에서 2위로 진출한 경기도연맹A를 상대로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영봉승을 달성했다. 앞서 무기력한 패배가 뼈아팠을 경북A는 경기A의 파워플레이 신청에도 도리어 한 점을 따내는 스틸을 하는 등, 무려 여섯 번의 연속 스틸로 스코어 7-0, 6엔드만에 경기를 마쳤다.

장혜지 선수도, 성유진 선수도 결승 진출의 기쁨보다 앞선 B팀과의 경기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아 있었다. 성유진 선수는 "결승은 앞서 했던 경북B와의 경기처럼만 안 했으면 좋겠다"면서, "패배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장혜지 선수도 "샷이 잘 안되어 걱정스러웠다. 잘 해서 국가대표 지켜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며 "사실 국가대표 자리가 더욱 어렵기도 하다. 올림픽 진출이 세계선수권 하나에 걸려있어 쉽지도 않다. 그래서 오히려 선발전 결승이라고 해서 크게 떨리게 되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 "우리가 어느 팀과 붙더라도 상대적인 전력은 우위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잘 살리고 싶다"라고 결승을 앞둔 마음을 말했다.

한 점의 득점을 내주지 않았음에도 플레이오프 경기에서의 점수를 백점 만점에 87점으로 준 성유진 선수도 "아직까지는 100% 만족한 경기가 없었다. 언제나 결승은 편하지 않지만 결승에 직행해 체력적으로 유리하니, 실수 없이 완벽한 샷으로 경기 이끌겠다"고 결승 각오를 밝혔다.

비장한 표정의 전재익, 리매치에서 굴욕 씻었다
 

비장한 표정의 전재익 선수(앞쪽). 그 뒤에는 송유진 선수가 보인다. ⓒ 박장식

 
드로우 샷 챌린지에서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을 기록해 3위로 내려앉은 전재익-송유진 조. 두 선수들은 경북체육회A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어 동률을 확보했음에도 아쉬운 결과를 안게 되었다. 그러자 늘 웃던 전재익 선수의 얼굴에서 웃음 대신 비장함이 감돌기 시작했다. 

26일 저녁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경기도연맹C팀과의 경기에서 상대에 단 한번의 득점만을 허용하는 경기를 펼친 데 이어, 27일 결승 진출팀 결정전에서도 예선에서 패배를 당했던 경기도연맹A 박유빈과 박상우 조를 상대로 만나 완승을 거두었다. 경북B는 지난 경기에서의 굴욕을 깨끗하게 씻어낸 셈.

전날 경기도연맹C 김지윤-문시우 조와의 경기에서도 경북체육회B는 경기C를 상대로 한 번의 리드를 내주지 않으며 완승을 거뒀다. 경기 전부터 후공을 가져간 '송전듀오'는 1엔드부터 4엔드까지 연속 득점하며 상대를 눌렀다. 역시 2엔드부터 4엔드까지는 스틸로 점수를 따냈다. 전반 스코어는 5-0.

5엔드에는 경기C가 파워플레이에서 가까스로 석 점을 따내며 경북B를 두 점 차이로 추격했다. 위기의 상황 경북체육회B도 파워플레이를 신청하며 상대를 눌렀다. 경북B는 두 점을 파워플레이에서 따낸 데 이어, 7엔드 1점을 더 스틸해내며 C팀 선수들이 먼저 악수를 청하게 만들었다. 최종 스코어는 8-3.

27일 오전 10결승 진출팀 결정전에서도 전재익은 시종일관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번 통한의 패배를 안겼던 팀과의 승부였기에 더욱 그랬으리라. 전재익은 송유진과 함께 최강 듀오로서의 면모를 보이며 전반에만 여러 번의 스틸을 따내며 지난번 패배의 아쉬움을 씻어냈다. 
 

전재익과 송유진 선수가 스위핑하고 있다. ⓒ 박장식

 
경기 중반에는 경기도연맹A 선수들이 파워플레이를 신청하는 등 승기를 잡아보려 애썼으나, 결국 여섯 점 차이까지 점수가 벌어지며 먼저 악수를 청해야만 했다. 최종 스코어는 8-2. 결국 결승에서의 '경북체육회 집안 매치'가 성사되기에 이르렀다.

전재익 선수에게 비장한 표정의 의미를 물었다. 뜻밖에도 "저번 경기처럼 많이 웃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도 평소와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고 이야기하자 그는 "매일 세 타임째 하다보니까 힘들었나 그랬나 싶다"면서도 "사실 생각도 많이 했어야 했고, 던지는 데 고민이 많아서 그런 표정이 나온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패배했던 상대와 다시 붙어야 결승에 오르는 상황이었던 것에 대해서도 "그런 것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며 "우리가 경기를 잘 펼치면 된다"며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여러 매치업과 변수 끝에 경북체육회A '성장듀오'와 경북체육회B '송전듀오'가 맞붙어 국가대표로의 길을 가려내는 결승전은 SPOTV에서 생중계되어 간만에 믹스더블을 팬들 앞에 선보일 전망.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외나무다리 위 싸움이기에 긴장감만큼은 다른 여느 경기보다도 더욱 진할 예정이다. 결승전은 27일 오후 2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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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도 쓰고, 스포츠와 여행까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러면서도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그리고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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