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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식 30주기'... 아무도 예상 못했던 국카스텐의 리메이크

[케이팝 쪼개듣기] 봄여름가을겨울, 빛과소금, 윤상 등의 리메이크 작업

20.11.01 15:39최종업데이트20.11.0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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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편집자말]

'내 사랑 내 곁에'가 수록된 김현식 6집 ⓒ 케이앤씨뮤직

 
'영원한 가객' 김현식(1958~1990)이 우리의 곁을 떠난지도 어언 30년의 시간이 흘렀다. '봄여름가을겨울'이 담긴 1집을 시작으로 생전에 총 5장의 정규 음반을 내놓았던 그는 사후 공개된 6집 <내 사랑 내 곁에>의 타이틀곡으로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았을 만큼 가장 한국적인 소리를 담아냈던 싱어송라이터였다.

김현식은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을 통해 실력파 연주자(김종진, 고 전태관, 고 유재하, 장기호, 박성식)들을 대거 발굴했을 뿐만 아니라, 재능 많은 작곡가(윤상, 송병준)들에게 입문의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1980년대 가요계에서 김현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생각 이상으로 넓었다. 세월이 흘러 그의 이름과 음악도 차츰 잊히고 있지만 주옥같은 명곡들은 동료, 후배들의 손을 거쳐 꾸준히 재해석되고 있다.

(관련 기사: 벌써 26년... 김현식은 갔지만 그의 노래는 영원하다)

 봄여름가을겨울 '봄여름가을겨울'​
 

봄여름가을겨울 '한 사람을 위한 콘서트' 표지 ⓒ 봄여름가을겨울엔터테인먼트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의 멤버였던 김종진(기타), 전태관은 팀 해산 후 그 이름을 이어받아 자신들만의 2인조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을 결성하고 록, 퓨젼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음악을 들려준 대표적인 밴드였다. 전태관이 세상을 떠난 후 이젠 김종진 혼자 남았지만 후배 연주자들의 힘을 빌어 여전히 팀을 지키고 있다. 김현식의 데뷔곡이기도 한 '봄여름가을겨울'은 1988년 팀의 정규 1집을 비롯해서 수많은 공연 을 통해 여러차례 리메이크 연주된 바 있다. 

무려 13장에 달하는 그들의 라이브 앨범에서 어김없이 한 자리를 차지할 만큼 이 음악은 스티비 원더의 'Superstition'에서 착안한 생동감 넘치는 키보드+브라스 사운드 효과를 적극 활용한 편곡으로 자주 연주되곤 했다. 가장 최근 발표된 <한 사람을 위한 콘서트>에서도 당연히 '봄여름가을겨울'이 등장한다. 당초 이 음반은 전태관 생전에 그를 위해 준비중이던 공연 리허설을 녹음한 것이다. 하지만 갑작스런 병세 악화로 콘서트 개최가 무산되었고 추모 공연 역시 코로나 문제로 여의치 않자 "차라리 모든 음악팬들이 즐길 수 있게 하자"라는 취지에서 연습 녹음임에도 불구하고 정식 앨범으로 제작 발표한다.

빛과 소금 '그대와 단둘이서'(1994년)​
 

빛과 소금 4집 '오래된 친구' 표지 ⓒ 케이앤씨뮤직

 
역시 전태관과 더불어 김현식 3집 음반에 봄여름가을겨울의 멤버로 참여했던 장기호(베이스), 박성식은 팀 해산 후 또 다른 록그룹 사랑과 평화를 거쳐 자신들의 팀인 3인조 빛과 소금을 1990년 결성시켰다. 최근 들어 부활한 시티 팝 열풍에 힘입어 재평가를 받고 있는 '샴푸의 요정', '그대 떠난 뒤' 등 세련된 감각의 멜로디와 빼어난 연주력은 이 팀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잡았다.  

​기타리스트 한경훈의 탈퇴 후 2인조로 재편된 빛과 소금은 4집 <오래된 친구>에선 김현식 3집에 담긴 '그대와 단둘이서'를 원작자 장기호 버전으로 재해석해 수록했다. 김현식의 버전이 미드 템포의 투박한 느낌을 담았다면 빛과 소금은 퓨젼 재즈 성향의 그룹 답게 생동감 넘치는 베이스+드럼 연주를 기반에 두고 곡을 이끌어 나간다. 이후 빛과 소금은 1999년 라이브 음반에서 또 다른 김현식 명곡 '비처럼 음악처럼'(박성식 곡)를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윤상 '여름밤의 꿈' (2001년)​
 

윤상 'Best' 표지 ⓒ 케이앤씨뮤직

 
1990년대 솔로가수를 거쳐 2000년대 이후론 일렉트로니카와 아이돌 음악 등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프로듀서로 존경받는 윤상 역시 김현식을 통해 음악계에 등장할 수 있었다. 1988년 발매된 그의 4집 수록곡 중 '여름밤의 꿈'을 만든 사람이 바로 윤상이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전자 악기를 대폭 수용한 한 시대 앞선 음악을 만들어낸 음악인의 출발이라는 점에서 '여름밤의 꿈'이 지닌 의미는 남다르다. 

​간경화 등 건강 악화로 비롯된 성대 손상 등 전성기 시절에 비해 거칠어진 목소리로 녹음된 원곡과 달리, 윤상의 버전은 비교적 차분하게 전개된다. 2001년 베스트 음반의 말미를 장식한 이 곡에선 신시사이저의 장엄한 분위기 속에 윤상의 나긋한 보컬로 깊은 밤의 정서를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김장훈 '떠나가 버렸네' (1998년)​

한때 김현식의 사촌동생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어린 시절부터 그와 막역한 사이였던 김장훈을 자신의 음반, 공연에서 여러 차례 리메이크 버전을 들려준 바 있다. '나와 같다면',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등은 연속 히트시키며 김장훈을 처음으로 인기가수로 만들어준 음반 < Ballad For Tears >에도 어김없이 김현식의 명곡이 등장한다.  

'떠나가 버렸네'(김현식 작사/작곡)은 원래 1986년 김현식 3집에 담긴 곡으로 오리지널 버전에 비해 키를 올려 고음역에 치중된 보컬로 소화하고 있다. 이 곡 외에도 미완성곡 '처음이라오'(1996년)의 후반부 보컬로 참여해 그에 대한 남다른 우정을 보여준 김장훈은 '내 사랑 내 곁에', '여름밤의 꿈' 등을 자신의 콘서트 무대에서 자주 들려주기도 했다. 최근엔 30주기 추모 랜선 콘서트를 기획 중으로 김현식의 음악을 기억하는 음악팬들과 소통의 시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국카스텐 '넋두리' (2012년)​
 

MBC '나는 가수다2' 5강전 음반 표지 ⓒ 블렌딩

 
김현식 생전 마지막 음반이었던 5집(1990년)의 타이틀 곡 '넋두리'는 그동안 김현식의 노래에선 접하기 힘든 암울함과 처절함이 깃든 작품이다. 그런 탓에 그간 많은 노래가 리메이크 되었지만 이 음악 만큼은 쉽게 선택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카스텐 만큼은 예외였다.  

지난 2012년 방영된 MBC <나는 가수다 2> 무대에서 그들은 과감히 '넋두리'를 택했고 결국 다음 라운드인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사이키델릭 성향이 강했던 팀의 색깔에 맞춰 첼로 연주를 가미해 어두운 분위기를 극대화시킨 편곡이 인상적이었다. 방송 당시만 해도 그저 "아는 사람만 아는 팀"이었던 국카스텐의 이름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된데엔 이곡의 역할이 큰 몫을 차지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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