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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박은빈에게 배운 '일의 기쁨과 슬픔'

[TV 리뷰] SBS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20.09.10 18:16최종업데이트20.09.1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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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잔잔한 드라마가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4회까지 방영한 SBS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다. 이 드라마는 스물아홉 경계에 선 클래식 음악 학도들의 아슬아슬 흔들리는 꿈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다. 

선악구도가 극명하지도 않고, 오감을 자극하는 사건사고 장면도 없다. 그야말로 차분한 클래식 음악을 배경으로 잔잔한 호수처럼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하지만 삼각관계에 놓인 이들의 대화와 행동 하나하나가 심리적으로 긴장감을 유발하기 때문에 그 안을 들여다보면 마냥 정적이지만은 않다.

이 드라마가 던지는 주제들 중 마음을 끄는 몇몇을 추려봤다. 

"바이올린을 하고 싶어"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SBS

  
이 드라마의 중심 내용은 얽히고설킨 삼각관계다. 클래식 음악 이야기가 주되게 나올 거란 예상과 달리 로맨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친구의 친구를 사랑하는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식상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주인공 채송아(박은빈 분)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바이올린 연주)을 하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에선 공감과 감정이입이 한결 쉬웠다. 누구나 꿈 앞에서 좌절하고 고민하고 방황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극중 오랜만에 친구들이 모였다가 헤어질 때 한 친구가 송아에게 이렇게 말하는 장면이 나왔다.  
 
"너는 좋겠다. 좋아하는 걸 해서. 나는 아침에 출근카드 찍을 때 이게 뭐하는 건가 싶다."

방황의 시간을 지나 어느 정도 자리 잡기 시작한 30대라면 이 대사에서 많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까.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란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실제로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은 극소수이기에, 서령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4수 끝에 다시 같은 대학 음악과에 진학한 늦깎이 대학생 29살 채송아의 케이스가 대단해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채송아는 그 친구가 택시를 타고 떠나가자 이렇게 혼잣말한다. 

"남의 속도 모르면서."

남 보기엔 꿈을 향해 도전하는 멋진 삶일지라도 당사자에겐 멋지기보다는 힘든 삶일 것이다. 송아의 가족들은 볼 때마다 지금이라도 그만하라고 설득하거나 한숨을 내쉬는데, 그렇다고 그런 시선에 맞서 끝까지 하기에는 바이올린으로 두각을 드러내지도 못하고 있다. 앞으로 채송아의 고난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하지만 그의 선택이 옳았음이 점점 증명될 것이니 지켜볼 일이다. 

"음악이 위로가 된다고 그렇게 믿어야 해요" 
   

SBS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SBS


극중 삼각관계에 놓인 주인공들끼리 하는 식사자리에서 음악과 위로 이야기가 나온다. 그때 한 명이 "그런데 음악이 위로를 준다는 말, 정말인지 의심이 들 때가 있어. 사실 정말 힘들 땐 한마디의 말이 더 큰 위로가 되거든" 하고 말한다. 그러자 송아는 이렇게 말한다. 

"그래도 믿어야 하지 않을까요? 음악이 위로가 될 수 있다고요. 왜냐하면 우린 음악을 하기로 선택했으니까요."

정말 운이 좋아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다고 해도 가끔 그 일에 대해 의심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송아의 한 마디에 답이 들어 있는 듯하다. 내가 선택한 거니까 믿어야 한다는 말은 단순하지만 의미심장하다. 음악이 주는 위로의 힘을 믿는 것은 그 음악가의 선택에 달린 일이고, 음악이 위로를 주느냐 마느냐라는 사실관계를 떠나서 그 믿음을 선택한 사람의 태도나 진심이 사람들에게 진짜 위로를 주는 것일 테니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29살 동갑내기 채송아와 박준영(김민재 분)의 사랑이야기를 펼쳐내고 있다. 사랑 이야기 뒤로 언뜻언뜻 보이는 이들의 음악에 대한 생각과 마음에 대해 눈길을 줘도, 이것 역시 재밌는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다. 특히, 먹고 살기 위해 피아노를 쳐온 준영이 진심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송아를 만나 변해가는 일에 대한 태도와 마음가짐을 지켜보는 것은 포인트 중의 포인트가 될 것이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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