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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에 빠진 소년... 왜 선생님께 칼을 들이댔을까

[리뷰] 영화 <소년 아메드> 불행과 고통은 범인을 찾게 만든다

20.07.24 10:27최종업데이트20.07.2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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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아메드> 스틸컷 ⓒ 영화사 진진


<소년 아메드>는 종교 원리주의에 빠진 소년의 모습을 통해, 현재의 유럽을 말한다. 종교 원리주의는 경전에 입각해 이를 엄격하게 해석하는 걸 말한다. 종교 원리주의자는 경전의 내용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바탕으로 강한 규칙과 엄격한 신앙을 강조한다. 시대는 다양성, 사랑, 평화 등의 가치를 향해 나아가고 종교 역시 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종교 원리주의자들은 거꾸로 가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 혐오와 증오의 감정을 키우게 한다.

이민자 가정 출신의 아메드는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종교 원리주의자 이맘에 의해 극단적인 사상을 지닌 종교 원리주의자로 변한다. 착하고 성실했던 아들의 변화는 어머니를 당황시킨다. 아버지 없이 홀로 아이들을 키우느라 고생한 어머니가 술을 마신다는 이유로 '술주정뱅이'라 하고, 남자친구를 만나러 가는 누나에게 옷차림을 지적하며 화를 낸다. 아메드는 종교에 따라 여자는 술을 마시고 몸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고 여긴다.
 

<소년 아메드> 스틸컷 ⓒ 영화사 진진


이런 아메드의 극단적인 생각은 돌봄교실 교사 이네스에게 칼을 겨누게 만든다. 이네스는 난독증이 있던 아메드를 보충수업까지 해가며 남을 가르칠 수 있는 실력까지 열심히 가르쳤다. 하지만 아메드는 여성인 이네스가 남을 가르치는데 불만을 지닌 건 물론, 그녀가 경전인 코란이 아닌 노래로 아랍어를 가르치려고 한다는 점을 신성모독이라 여긴다. 이맘에 의해 이네스에 대한 증오심을 키워가던 아메드는 그녀를 죽이고자한다.

계획에 실패한 아메드는 소년원에 가게 된다. 이곳 농장에서 작물을 기르고 동물을 돌보는 아메드는 점점 순하게 변하는 것만 같다. 그는 농장 주인의 딸 루이즈의 적극적인 애정공세에 미소를 보이며 사랑을 느끼는가 하면, 사회복지사에게 지속적으로 자신이 변화하고 있음을 어필한다. 작품은 이런 아메드의 모습을 안경을 통해 포인트를 준다. 안경은 아메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안경 아래에 아메드가 어떤 눈을 하고 있는지 관객은 알 수 없다. 때문에 아메드의 진짜 마음이 무엇인지 종잡을 수 없다. 아메드는 겉으로는 반성하고 있는 척 하지만, 농장에서 칫솔을 훔쳐 끝을 날카롭게 만든다. 그리고 사과하고 싶다며 이네스와 만나게 해달라는 말을 한다. 이는 아메드가 종교에 깊게 심취했음을, 그래서 극단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긴장감 있게 보여준다.
 

<소년 아메드> 스틸컷 ⓒ 영화사 진진


다큐멘터리 감독 출신인 다르덴 형제는 카메라를 통해 인물을 관조하듯 바라본다. 이 카메라의 시선은 숨기고 싶은 아메드의 모습을 향한다. 아메드는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자 한다. 이맘의 식료품점에서 종교 원리주의와 관련된 영상을 보는 모습, 칫솔을 훔쳐 무기로 만드는 모습 등은 아메드가 보여주기 싫어하는 모습이다. 카메라는 그런 아메드의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이 집요한 시선은 아메드의 질주를 긴장감 있게 담아낸다.

작품은 장르적으로는 드라마지만 표현에서는 스릴러를 연상시킨다. 다르덴 형제의 기존 작품과는 달리 시간을 건너뛰며 빠른 진행을 보인다. 게다가 아메드가 끈질기게 이네스를 죽이려 계획을 세우는 장면은 관객으로 하여금 공포를 느끼게 만든다. 이런 점만 보자면 작품은 유럽 내의 테러 공포를 조명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아메드와 어머니의 대화는 가난한 이민자 가정이 지닌 문제와 이로 인한 종교 원리주의의 확산에 주목한다.
 

<소년 아메드> 스틸컷 ⓒ 영화사 진진


아메드의 가정은 부유하지 않고, 어머니가 자식들을 홀로 키우고 있다. 하지만 아메드는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히잡을 씌우지 않았다'며 종교 원리주의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가난하고 힘든 것이라고 주장한다. 불행과 고통은 범인을 찾게 만든다. 아메드는 종교 원리주의를 따르지 않은 아버지를 범인으로 설정하고 다른 모습이 되고자 한다.

<소년 아메드>는 증오와 혐오에 빠져 질주하다 추락하는 아메드의 모습을 통해 종교가 직면한 문제를 말한다. 종교 원리주의에 빠진 이들에 의해 벌어진 테러는 또 다른 증오와 혐오를 낳는다. 사람과 눈을 마주하지 않으려는 소년을 두 감독이 네 개의 눈으로 바라보며 그 마음에 품은 편견과 아픔을 조명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준모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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