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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선수들 연이은 징계... 실력으로 보답하는 시대는 지났다

[주장] 야구 지성준, 축구 박인혁-이상민 사생활 문제... 뉴노멀 생각해야

20.06.28 15:48최종업데이트20.06.2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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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생활 문제로 구설수를 일으킨 유명 프로스포츠 선수들이 연이은 중징계를 받게 됐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포수 지성준은 지난 26일 소속 구단으로부터 무기한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롯데 구단은 이미 징계 확정에 앞서 지성준을 퓨처스(2군)팀에서 말소했으며 관련된 제보 내용을 한국야구위원회(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한 바 있다. 롯데는 KBO의 공식적인 징계가 내려지기전에 '프로야구 선수의 품위유지 명예 실추'를 이유로 구단 자체 징계를 내렸다.

프로축구연맹은 음주운전을 저지른 사실이 적발된 이상민(충남아산)과 박인혁(대전하나시티즌)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다. 박인혁에게는 K리그 공식경기 10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400만원, 이상민에게는 K리그 공식경기 15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400만원이 부과됐다.

박인혁은 음주 중 주차해놨던 차를 옮겨달라는 연락을 받고 차를 운전하여 이동시키다가 인근 차량과 접촉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사고 당일 구단에 음주운전 적발사실을 바로 보고한 박인혁과 달리, 이상민은 지난 5월 음주운전으로 경찰의 단속에 적발됐음에도 이를 구단에 알리지않고 3경기에 출장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며 더 무거운 징계를 받게 됐다. 공교롭게도 야구와 축구계의 징계 발표는 같은 날에 이뤄졌다.

지성준이나 이상민, 박인혁 등이 물론 인지도가 높은 스타급 선수들은 아니다. 하지만 대중의 시선에서 이들의 잘못된 행위는 곧 프로야구, 프로축구 선수들을 바라보는 이미지 하락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올시즌 코로나 사태로 인한 개막 연기와 무관중 경기 등의 악재 속에서도 어렵게 닻을 올린 프로스포츠의 인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밖에 없는 사건이다. 징계가 발표된 이후에도 해당 선수들에 대한 팬들의 비판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이처럼 프로연맹이나 구단들이 신속하게 징계를 결정한 것도 민감한 여론을 의식한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 오늘날의 팬들은 과거와 달리 운동선수에게도 실력 못지않게 그에 못지않은 인성과 사회적 책임감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대세다.

그동안 프로스포츠에서는 음주운전을 비롯하여 승부조작, 도박, 약물, 폭력행위, 성추문 등 각종 사생활과 관련된 사건사고들이 숱하게 쏟아진 바 있다. 그런데 여기서 오히려 사건 자체보다 더 큰 논란이 된 것은, 선수의 일탈에 대하여 무분별한 온정주의나 제 식구 감싸기로 일관하는 스포츠계의 무책임한 상황인식과 대응이었다. 과거처럼 '사람이 술마시고 실수할 수도 있다', '운동만 잘하면 사생활은 용서가 된다' 식의 안이한 발상은 공정과 소통을 강조하는 요즘 시대의 팬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2016년 당시 메이저리거였던 야구선수 강정호의 음주운전 사고는 유명인의 일탈에 대처하는 달라진 여론의 분위기를 확인하는 일종의 전환점이 됐다. 당시 강정호는 경찰에 출석하는 과정에서 "실망하신 분들께 야구로 보답하겠다"는 발언을 했다가 오히려 뭇매를 맞았다.

어쩌면 강정호의 이 발언이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회자되는 진짜 이유는 유명인의 사회적 일탈에 대한 도덕성과 공감능력 부재를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이 되었기 때문이다. 강정호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너무 이기적이고 철이 없었다면서 당시의 발언을 다시 사죄하기도 했다.

음주운전 사고 이후 메이저리그에서도 퇴출되며 야구선수로서 사실상 몰락의 길을 걸었던 강정호는 최근 KBO리그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강정호는 KBO에 임의탈퇴 해체를 개인자격으로 신청했고, 사과 기자회견을 열어 백의종군과 재능기부를 강조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최근 강정호 국내 복귀 추진을 둘러싼 논란에서 주목할 부분은 팬들은 물론이고 언론과 전문가들조차도 이구동성으로 강정호의 KBO리그가 뛰는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압도적이라는 점이다. 과거 비슷하게 유명선수의 일탈이 벌어졌을 때면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 '잘못은 했지만 재능이 아깝다' 식의 동정론도 종종 나왔던 것과 비교할 때 이례적일 정도로 냉담한 분위기다. 조만간 강정호의 거취문제에 대한 최종 결정을 발표해야할 원소속팀인 키움 히어로즈 구단으로서도 이러한 여론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공식적인 징계 수위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국 유명인들의 사회적 일탈이 주는 이미지가 팬들 기억에 어떤 모습으로 남는가 하는 부분이다. 과거 강정호 못지않게 물의를 일으키고도 멀쩡히 스포츠계에서 활동만 잘하는 선수들도 존재하지만, 잊을만하면 팬들 사이에서 과거 전력이 다시 거론되기 일쑤다. 차라리 징계는 정해진 기간과 수위라는게 있지만, 팬들이 내리는 처벌에는 공소시효도 없다. 항상 대중의 관심과 평가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유명 선수들로서는 영원히 끝나지 않는 족쇄와도 같다. 선수만이 아니라 구단, 연맹같은 조직도 예외는 아니다.

여론은 앞으로도 유명 선수들의 사생활에 관련된 문제에 더욱 엄중한 일벌백계로 대처해야 한다는 쪽인 걸로 보인다. KBO가 임의탈퇴 해제를 신정한 강정호에게 법률적 해석과 형평성에 기반하여 '1년 유기실격' 징계를 내린 것은 나름의 합리적인 근거가 있었음에도, 팬들 사이에서는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지성준이나 박인혁, 이상민 등에 대해서도 일각에서는 징계가 너무 가볍다는 지적이 쏟아진 바 있다. 과거처럼 술마시고 실수하거나 사생활로 물의를 일으켜도 경기장에서는 펄펄 날아다니니 팬들이 좋아했다는 식의 무용담은 앞으로는 보기 힘들 것이다.

물론 요즘 시대의 선수들 입장에서는 조금 억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과거에는 비교적 가볍게 지나갔던 일들도 오늘날에는 심각한 징계 사유가 될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의 정서와 요구는 항상 변화하기 마련이고 선수들도 사회적 기준에 맞춰서 적응해야 한다.

미디어가 다양하게 발전하고 팬들이 스포츠에 요구하는 눈높이도 높아진 시대를 맞이하여 선수들의 의식만 과거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진정한 프로는 경기장 밖 사생활에 있어서도 프로답게 처신해야한다는 게 어쩌면 현대의 프로 스포츠 선수들에게 요구되는 '뉴노멀'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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