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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복귀 논란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주장] 사과 기자회견에도 싸늘한 여론, 도덕적 기준과 형평성 논의돼야

20.06.24 11:05최종업데이트20.06.2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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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뒤늦은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짧은 시간동안 수없이 '죄송' '반성' '사과' 같은 단어들을 반복 강조하며 용서를 빌었다. 하지만 여론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기만 하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이던 지난 2016년 12월 국내에서 음주운전에 적발된 사실이 알려지며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더 놀라운 것은 이전에도 두 번이나 음주운전에 적발되었던 사실까지 뒤늦게 알려지며 '삼진아웃' 대상이 되었다는 점이다. KBO리그 출신 야수로는 드물게 메이저리그에서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었던 데다 국가대표로도 수년간 활약하며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강정호였기에 팬들이 느낀 배신감은 더 컸다.

결국 강정호는 법원으로부터 실형까지 선고받았고, 승승장구하던 야구선수로서의 경력에도 제동이 걸렸다. 2019년을 끝으로 메이저리그에서도 방출당했고 최근에는 KBO리그에서 임의탈퇴 해제를 요청하며 국내 복귀를 타진했다. KBO는 강정호에게 1년 유기실격과 봉사활동 봉사활동 300시간의 제재를 내렸다. 이제 강정호의 거취문제는 원소속팀인 키움 히어로즈의 결정으로 공이 넘어간 상태다.

 

▲ 강정호, 뒤늦은 사과 기자회견 KBO리그 복귀를 추진 중인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 야구선수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세 차례 음주운전 및 음주운전 뺑소니와 관련, 팬들에게 공식사과를 하고 있다. ⓒ 이정민

 
3년 6개월 만의 사과

강정호가 공식석상에서 사과한 것은 음주운전 사태 이후 무려 3년 6개월 만이다. 대중 앞에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고 속죄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하지만 여론이 강정호에 대하여 이렇게까지 냉담한 것은 단지 늦은 사과 때문만은 아니다. 강정호가 저지른 '잘못의 무게'와 그에 대한 본인의 '문제인식', 이후의 '대처 과정'이 거듭 상황을 악화시켰다. 

강정호는 공식적으로 적발된 음주운전만 무려 세 번을 저질렀다. 심지어 사고 이후의 행보도 문제였다.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공식 석상에서 "실망하신 분들께 야구로 보답하겠다"는 어록을 남기며 사안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로 강정호는 대중의 시선을 피하여 몸을 감추고 침묵했다.

공식적인 입장표명이 필요할 때는 소속사나 법률대리인을 내세웠고, 사과문조차 대리낭독시켰다. 정작 미국행 비자발급이나 법정 공방, KBO에 임의탈퇴 해제 요청 등 자신의 이해관계가 직접적으로 얽혀있는 부분에서는 치밀하고 계산적인 행보로 일관했다. 결국 대중은 그런 강정호의 모습에서 '진정성'을 느낄 수 없었다.

강정호는 이번 사과 기자회견에서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재능기부'와 '사회환원' 등을 복귀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구단과 팬들이 받아준다면 첫해 연봉 전액을 음주운전 피해자들을 위해 기부할 것이며, 앞으로 음주운전 캠페인에도 참여하고, 어린아이들을 위해 재능기부도 하겠다는 것이다.

강정호가 진심으로 자신의 잘못을 무겁게 여긴다면 감성팔이에 가까운 호소보다는, 최소한의 '자기 희생'을 보여줬어야 했다. 재능기부나 봉사활동은 강정호가 KBO리그에서 활동하지 않아도 충분히 가능하다.

오히려 강정호 같이 심각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선수는 앞으로 KBO에서 용납될 수 없다는 전례를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유소년 선수나 어린 팬들에게는 더 좋은 메시지가 될 것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이미 메이저리그에서도 퇴출됐고 수년간 정상적인 야구선수 활동을 하지 못한 만큼, 한번쯤 속죄의 기회를 줘도 되지 않느냐는 의견도 소수지만 존재한다.

하지만 시대는 바뀌고 있고 대중이 공인에게 요구하는 사회적 문제의식과 공감대도 진화하고 있다. 시간이 흘렀다고 해서 과거의 잘못이 적당히 덮이고 미화될 수 없다.

강정호 사태는 앞으로 스포츠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공인의 사회적 물의에 대한 하나의 새로운 '기준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음주운전을 수차례 저지른 강정호의 KBO리그 복귀가 용납된다면 우리 사회의 관대한 '도덕적 기준'에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반대로 강정호를 끝내 받아들 수 없는 것이 대중의 여론이라면 공인에 대한 '형평성' 문제와 더불어 우리 사회의 도덕적 기준과 합의에 대한 진지하고도 사려 깊은 담론으로 논의가 이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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