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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의 기습 유재석 활용법, 이래서 놀랍다

23일 '라섹의 집밥 유선생' 유튜브 라이브 진행, 최고 기량 발휘

20.04.24 11:56최종업데이트20.04.2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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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진행된 '놀면뭐하니' 유튜브 라이브 타이틀 화면. ⓒ MBC

 
MBC <놀면 뭐하니?>가 23일 기습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했다. 매주 목요일 평소처럼 녹화를 위해 방송국을 찾았던 유재석은 이번에도 제작진의 속임수에 빠져 준비도 안 된 상황에서 1시간 반 가량 생방송을 진행했다. '요리 전문 부캐'로 변신해 '라섹의 집밥 유선생' 두 번째 유튜브 생방송에 도전한 유재석은 지난 4일 생방송에 이어 실수를 연발해 웃음을 선사했다.

간 하나도 맞지 않은 참치 김치찌개와 죽에 가까운 밥을 만들면서 맛 대신 웃음을 만들었던 첫 방송에 이은 라섹의 두 번째 요리는 반찬3종 세트였다. 콩자반, 장조림, 진미채라는 흔한 소재였지만 음식솜씨 없는 '라섹' 유재석으로선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첫 회에 이어 "기미상궁" 역할을 담당한 작가는 진미채가 너무 짜다는 반응과 더불어 맛이 없다는 평가를 내리고 스튜디오를 탈출(?)했다. 물론 유재석은 이에 아랑곳없이 자신의 요리를 자화자찬하는 등 정반대의 평가를 능청스럽게 내놓으며 분위기를 주도해 나갔다. 

언제나 투덜대지만 할 땐 '열심히'
 

지난 23일 진행된 '놀면 뭐하니' 유튜브 생방송 중 한장면 ⓒ MBC

 
유재석은 유튜브 생방송이라는 색다른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특유의 빠른 적응력으로 본인 중심의 방송을 이끌어냈다. 여기서 눈치 빠른 시청자라면 유재석의 능력치를 최대한 가동시킬 수 있는 김태호PD 만의 '유재석 혹은 프로그램 매뉴얼'을 목격할 수 있다. 

유튜브 생방송 시작과 동시에 유재석은 김태호PD를 향해 "왜 오늘 촬영 내용에 대해 말하지 않았냐"고 질타하지만 김PD는 "깜빡 잊었다"라는 대답으로 이내 그를 허탈하게 만든다. 매주 제작진에 대한 분노를 표하는 그이지만 막상 본격 촬영+생방에 돌입하면 언제 그랬냐는듯이 집중력 있는 진행을 선보여 화면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을 감탄하게 만든다.  

계속 실시간 댓글을 확인하며 대답을 이어가지만 최종 결정을 해야 할 때가 되면 댓글 의견에 아랑곳없이 본인 마음대로 결정짓는, 소통과 불통을 오가는 절묘한 줄타기도 방송을 보는 묘미다.

어차피 어떤 환경 속에서도 그가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알고 있는 제작진 입장에선 잠깐의 투덜거림 정도는 감내 할 수 있는 것이기에 매번 짓궂은 도전 과제를 제시한다. 그리고 유재석은 언제나 최고 혹은 최선의 완성도를 지닌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두터운 인력풀 최대한 활용
 

지난 4일 진행된 '놀면 뭐하니' 유튜브 생방송 중 한 장면. ⓒ MBC

 
<놀면 뭐하니?>는 철저히 유재석의, 유재석에 의한, 유재석을 위한 1인 중심 프로그램이다. 신설 초기 릴레이 카메라 등 시행착오를 겪기는 했지만 '유플래쉬', '뽕포유' 등의 에피소드를 거치면서 김태호 PD를 비롯한 제작진은 돌발상황(코로나로 인한 외부 촬영 불가)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는 확실한 틀을 마련했다.

음악 예능부터 쿡방, 라디오 도전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각기 다른 촬영 내용에 맞게끔 외부에서 적절한 인력(초대손님)을 모셔와 알맞은 역할을 부여하는 시스템도 돋보인다. 이는 과거 <무한도전>(이하 무도) 시절 일부 멤버들이 언급했던 "2군 제도 도입" 같은 개념이다. 프로스포츠 1군 선수단에 결원이 생기면 2군에서 예비전력을 데려오는 것 마냥 유재석을 중심에 놓고 필요할 때마다 상시 준비된 인력풀을 투입시켜 고정 멤버 없이도 매끄러운 방송이 가능하게 만든다.

<무도> 시절부터 10년 가까이 인연을 맺은 유희열, 이적은 음악 소재 촬영에선 1순위 초대손님으로 매번 큰 역할을 담당한다. 과거 <무도> 멤버 박명수와 조세호 역시 적절한 쓰임새가 발생하면 바로 투입된다. 이런 인력풀의 활용은 어느새 <놀면뭐하니>만의 특징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이뤄진 유튜브 라이브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는다. 예전 <무도> 웨딩싱어편에 등장했던 장범준은 랜선 콘서트에 이어 4일 열린 생방송에서 예상 밖의 웃음을 선사하며 예능인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한 지난해 '뽕포유'를 통해 새롭게 만남을 가진 박상철, 김도일 등 트로트 음악인들도 유튜브 생방송에 큰 힘을 보태줬다.  

유튜브 통해 맘껏 뛸 수 있는 여건 조성
 

지난 4일 진행된 '놀면 뭐하니' 유튜브 생방송 중 한 장면. 네티즌들의 기발한 댓글이 넘쳐나면서 편집된 18일 TV 본방송보다 더 재밌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 MBC

 
부득이한 사정으로 급히 마련한 '랜선 콘서트'는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놀면 뭐하니?>는 코로나 19로 인한 어려운 방송 제작환경 속에서 6~7% 수준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놀면 뭐하니?>에서 유일한 고정 출연자 유재석의 몫은 절대적이다. "유재석 혼자 하는 무한도전"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유튜브 생방송은 유재석이 지닌 능력치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평소 음료수 하나만 놓고도 동료 연예인들과 밤새 이야기를 나눌 만큼 휴식 없는 입담을 발휘하던 그로선 방송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맘껏 수다를 떨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은 셈이다. 덕분에 유재석은 처음엔 투덜대다가도 어느 순간부턴 즐겁게 방송을 이끌어나간다. 열혈 시청자들과 채팅으로 소통하는 건 덤이다. TV 본방송보다 인터넷 방송이 훨씬 재미있다는 의견이 등장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된다.  

<놀면 뭐하니?>는 우리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던 국민MC 유재석의 감춰진 능력을 100% 이상으로 발휘하게 한다. 국민 "부캐"라는 개념을 도입해 기존 유재석이 지닌 이미지 이외의 색다른 면을 발견해 내는 것은 물론이고 유튜브 기반의 방송을 제작 병행하면서 소통과 또 다른 재미를 선서한다. 이는 유재석을 기용하고도 변변한 결과물을 만들지 못했던 타 방송 제작진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어준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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