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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 못할 만큼..." '폐막' 부산영화제의 행복한 고민

[2019 BIFF 결산] 커뮤니티비프는 성공... 10년간 예산 동결, 고민 안겨줘

19.10.12 18:03최종업데이트19.10.1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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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부산영상산업센터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기자회견에서 올해의 성과를 설명하고 있는 이용관 이사장. 전양준 집행위원장(오른쪽), 차승재 아시아필름마켓 운영위원장(왼쪽)ⓒ 부산영화제

 
 
커뮤니티비프가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관객으로 올해 부산영화제의 성공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토털마켓으로 전환한 아시아필름마켓은 가능성을 확인했고, 영화 약소국이었던 베트남과 이라크, 파키스탄 영화가 수상을 하면서 아시아 영화의 재편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국영화 비전에 출품된 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과 김초희 감독의 <찬실이는 복도 많다>는 각각 4관왕과 3관왕을 차지하며 올해 부산영화제의 대표적인 한국영화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10년간 동결된 예산이 부산영화제의 성장을 가로막는 한계로 부각되면서, 앞으로의 발전에 대한 고민도 짙어졌다. 
 
24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2일 오전 10시 부산영상산업센터에서 폐막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의 성과 및 수상작들을 발표했다. 이용관 이사장은 "영화제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관객, 영화인, 해외 영화계 인사들의 협조가 큰 도움이 됐다"며 "오거돈 부산시장을 비롯해 중구청, 부산경찰청, BNK부산은행, 코레일, 부산관광공사, 영화진흥위원회 등을 거명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또 "영화제의 주무대인 영화의전당도 개폐막식의 총감독을 맡아주는 등 적극적인 뒷받침을 해줬다"며 방추성 대표에사 감사를 표했다.
 
올해 전체 관객 수는 18만 9116명으로 지난해 19만 5081명에서 6천 명 정도 감소했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전년보다 줄었으나 큰 차이는 없다고 했고, 이 이사장은 "스크린 수는 늘리고 관람객들의 관람을 편안하게 만들려는 욕심이 작용했디"며 "관객 수는 크게 걱정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올해 관객 수 감소는 스태프 처우 개선과 주 52시간 노동 등 강화된 기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영화제 한 관계자는 "첫 주말을 제외한 후반부 5일 간 영화의전당 상영관을 제외하고는 37개 상영관 중 32개관에서 오전 1회차 상영을 하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전체 상영 횟수가 160회 정도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주 52시간 노동을 지켜야 해서 1회차 상영을 뺀 것"이라며 "1회차 상영을 할 경우 스태프들의 하루 노동시간이 15시간을 넘게 돼, 관객이 몰리는 첫 주말만 (스태프들에게) 양해를 구해 1회차 상영을 한 뒤에는 오전 상영을 하지 않았다. 그만큼 관객 수가 줄었다"고 밝혔다.
 
이용관 이사장은 "올해의 경우 안전사고와 영사사고가 한 건도 없었다"면서 "자체적으로 평가할 때는 C 등급 정도에 불과한데 더 노력해 B+등급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관객층 확대
 

님포동에서 열린 24회 부산영화제 커뮤니티비프 행사에 몰린 관객들ⓒ 부산영화제

 
올해 영화제의 가장 큰 성과는 커뮤니티비프였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그동안) 부산국제영화제의 부족했던 면은 다양한 연령층 참여가 효과적이지 못했던 부분"이라며 "이용관 이사장이 심혈을 기울인 커뮤니티비프가 안착해 큰 성과를 냈고, 고민이었던 다양한 관객층과 저변을 넓히는 효과를 가시적으로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커뮤니티비프의 경우 지난해 6천명 정도가 참여한데 비해 올해는 1만 9천 관객이 각종 행사에 몰리며 3배이상 급성장을 이뤄냈다. 어린이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참여 관객의 연력 폭이 넓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며 부산영화제를 고무시켰다.
 
이용관 이사장은 "1회 영화제를 시작할 때 3만 정도를 예상했는데. 18만 7천 명이 찾았다며. (올해 커뮤니티비프)가 내년쯤 예상했던 관객 수를 기록했는데, 가능성을 보여준 게 겁이날 정도"라면서 "3년을 견디면 자기 진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질 것 같다"라며 "내년에는 부산 중구청과 단단히 준비해서 자기 진화가 어떻게 갈지 지켜보겠다"라고 덧붙였다.
 
커뮤니티비프는 영화 외에 인문학 살롱과 재즈 시네마, 도시재생지원센터와 함께 준비한 마을영화제, 오디오 체험 및 탐방 프로그램 등을 통해 영화제의 폭을 넓혔다. 깊이 있는 기획은 영화제의 비중과 역할을 확대했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지난 24년동안 영화제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은 부산시민들에 대한 보답"이라며 "남포동 등 원도심과 해운대로 구분된 두 개의 메인 행사의 운영이 중기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부산영화제가 도시재생을 선도할 수 있단 걸 보여줬다는 점에서 커뮤니티비프의 성공은 특별하다. 영화와 도시재생에 전문성을 갖고 있는 프로그래머를 영입한 것이 행사 안착의 한 요인으로 보인다.
 
블랙리스트 감독 다큐멘터리 대상
 

부산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대상인 비프 메세나상 수상작 <언더그라운드>ⓒ 부산영화제

 
올해 부산영화제는 베트남과 파키스탄의 영화가 주요 수상작으로 선정되며 아시아영화의 성장 가능성을 높였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적 불균형이 해소되기 시작하면서 영화가 평준화되는 분위기"라며 "그동안 아시아 국가들이 검열이나 억압 때문에 힘을 못 받았고, 산업적 기반이 취약해 좋은 영화들이 생산되지 못했으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마이클 피기스 감독은 "5편의 작품을 놓고 심사위원들이 토론을 했고, 미래를 위한 감독을 찾았다"며 "감동적이고 놀라운 사회적 시사점을 보여준 영화를 골랐다"고 말했다. 신인감독들을 대상으로 한 '뉴커런츠 상'은 베트남 짠 탱 휘 감독의 <롬>과 이라크 모하나드 하이얄 감독의 <하이파 거리>가 수상했다. 
 
아시아 영화의 성장과 새로운 신인 감독의 발굴과 지원을 위한 지석상 수상자로는 파키스탄 사마드 술탄 쿠사트 감독의 <인생의 곡예>와 인도 프라디프 쿠르바 감독의 <낯선 가족>이 각각 선정됐다.
 
지석상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모흐센 마흐발바프 감독은 "(수상작들에게서) 고 김지석 선생이 중요시했던 가치관과 예술적인 면을 봤다"며 "심사위원들의 토론을 통해 수상작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다큐멘터리 대상인 비프 메세나상은 김정근 감독의 <언더그라운드>와 중국 후어 닝 감독의 <누들 키드>가 선정됐다. 김정근 감독의 <언더그라운드>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지하의 세계로 안내하는 공감각적인 다큐멘터리로, 지하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표정과 세분화된 노동의 역할 등을 정교한 사운드로 구축한 작품이다.
 
특히 김정근 감독은 지난 2014년 한진중공업 노동자 투쟁을 다룬 <그림자들의 섬>으로 서울독립영화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화는 박근혜 정권 당시 블랙리스트에 오른 작품이었고, 심한 배제와 차별이 이뤄지기도 했다. 
 
한국영화 중에선 여성감독의 작품인 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과 김초희 감독의 <찬실이는 복도 많지>가 각각 4관왕과 3관왕으로 대부분의 상을 가져가며 화제가 됐다. 전날인 11일 '비전의 밤'을 통해 수상작과 시상이 진행됐는데, 연이어 작품이 호명되자 <남매의 여름밤> 윤단비 감독은 수상소감을 말하다 결국 눈물을 글썽였다.
 
<찬실이는 복도 많다> 김초희 감독은 "33세 때 영화감독이 되고자 했고 45세에 첫 영화를 만들었다"며 "영화제가 이렇게 중요하고, 제가 얼마나 영화를 사랑하는지 증명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초희 감독은 2008년부터 2015년까지 홍상수 감독의 프로듀서로 일하면서 함께 10편의 영화를 제작했고, 연출한 단편들이 다수의 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연출력을 인정받아 왔다.
 
배우상 수상자는 <에듀케이션>에 출연한 김준형 배우와 문혜인 배우가 각각 남녀수상자로 결정됐다. 문혜인 배우는 그간 여러 단편영화를 통해 개성있는 연기를 펼쳤는데, 올해 배우상 수상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부산 겨냥하고 있는 넷플릭스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넷플릭스 영화 <더 킹 : 헨리 5세> 감독과 배우가 야외상영에 앞서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부산영화제

 
올해 아시아필름마켓은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의 큰 손인 중국의 참여 저조라는 숙제를 남겼다.

아시아필름마켓 차승재 위원장은 "중국하고 일본은 영화 외적인 정치적 상황들이 있다. 중국은 그런 상황에서 당국자들의 지침을 잘 따르는 것이 산업종사자들의 특징이고 일본의 경우 지난해보다 참가 업체는 줄었으나 참가자 수는 소폭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시장이 좁지만 제작의 질을 뒷받침할 만한 시스템이 있다"며 "이런 장점을 전체 콘텐츠로 확대해 필름마켓을 산업적인 면에 기여할 수 있도록 견인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용관 이사장은 "중국과 관련된 공동보조를 준비하고 있다"며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올해 영화제 후반부를 후끈 달군 티모시 샬라메의 <더 킹 : 헨리 5세> 등 넷플릭스 영화는 점차 그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넷플릭스 같은 미디어스트리밍 플랫폼을 활용하는 영화에 대해 특별한 정책이나 방향은 없으나 영화가 좋을 경우는 언제든 상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 방향과 태도를 보면 하반기에 열리는 큰 규모의 영화제에 최신작을 배우들과 함께 보내는데, 유럽은 베니스, 아시아는 부산을 겨냥하고 있다"며 "(넷플릭스가) 앞으로 더 많은 영화들을 부산으로 보낼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부산영화제 측에 따르면 <더 킹 : 헨리 5세> 감독과 주연배우 방문 비용은 모두 넷플릭스에서 부담했고, 부산영화제는 숙소와 의전차량 지원만 했다.

10년째 예산 동결에 성장 한계 도달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이사장ⓒ 부산영화제

 
한편 이용관 이사장은 기자회견 마지막에 예산에 대한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토로했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10억 원이 넘는 돈을 빌려서 썼는데, "예산이 10년 넘게 동결된 상태에서 스태프들의 3년치 미지급 수당 지급과 52시간 노동시간 적용에 소요되는 비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예산이 동결된 상태에서 지난 10년간 물가 상승 등에 비춰볼 때 예산을 쥐어짤 만큼 쥐어짰다"며 "도약을 시키려다보니 한계에 도달했음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보수정권 9년 동안 영화제에 대한 지원을 정부가 축소하면서 어려움이 심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영화제 지원 예산은 늘어났으나 그만큼 부산시 지원이 줄어들면서 120억 원 안팎인 부산영화제 예산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아시아필름마켓 성장도 결국 예산문제가 따른다는 점에서 이는 향후 영화제 발전에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수상자(작) 명단 

▲뉴커런츠 상
<롬> 짠 탱 휘 감독(베트남)
<하이파 거리> 모하나드 하이얄 감독(이라크)

▲지석상
<인생의 곡예> 사마드 쿨탄 쿠사트 감독(파키스탄)
<낮선 가족> 프라디프 쿠르바 감독(인도)

▲비프메세나상
<언더 그라운드> 김정근 감독(한국)
<누들 키드> 후어 닝 감독(중국)
 
▲선재상
<안부> 진성문 감독(한국)
<용의 꼬리> 사이드 케샤바르 감독(인도)

▲올해의 배우상
<에듀케이션> 김준형 배우
<에듀케이션> 문혜인 배우

▲KNN관객상
<69세> 임선애 감독

▲BNK 부산은행상
<페블러스> 멜라니 샤르본드 감독(캐나다)
 
▲아시아영화진흥기구(NETPAC)상
<남매의 여름밤> 윤단비 감독

▲국제영화평론가협회(FIRPRESCI)상
<달려라 소년>> 밀란 압디칼리코프 감독(키르기스스탄)

▲시민평론가상
<남매의 여름밤> 윤단비 감독

▲한국영화감독조합 메가박스상
<찬실이는 복도 많지> 김초희 감독
<남매의 여름밤> 윤단비 감독
 
▲CGK&삼양XEEN상 / <경미의 세계> 김길자 촬영감독

▲CGV 아트하우스상
<찬실이는 복도 많지> 김초희 감독
 
▲부산시네필상
<케 세미 레이> 주안 소라나스 감독(프랑스, 아르헨티나)

▲KTH상
<남매의 여름밤> 윤단비 감독
<럭키 몬스터> 봉준영 감독

▲KBS 독립영화상
<찬실이는 복도 많지> 김초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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