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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퇴근' 후 인터넷 뒤지는 여성 앵커의 가장 큰 바람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611] 안보라 YTN <변상욱의 뉴스가 있는 저녁> 앵커

19.07.31 12:07최종업데이트19.07.3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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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CBS에서 정년퇴임한 변상욱 대기자를 영입해 야심차게 시작한 YTN <변상욱의 뉴스가 있는 저녁>(이하 <뉴있저>)이 어느덧 방송 100일을 맞이했다. <뉴있저>는 기존 뉴스와 달리 리포트에 따라 변상욱 앵커의 해설이 들어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딱딱한 뉴스를 좀 더 알기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주면서 시청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4일 변상욱 앵커와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안보라 앵커를 서울 YTN 사옥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안보라 앵커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실시간으로 시청취자와 소통하는 방송
 

안보라 YTN 앵커ⓒ 안보라 제공

 
- <뉴있저> 앵커가 되신 지 100일 정도 되었는데, 어떻게 보내셨어요?
"저에겐 1000일이 지난 듯합니다. 그만큼 <뉴있저>가 빨리 자리 잡았다고 생각하고요. 개인적으로는 워킹맘으로서 정말 정신없는 100일이었습니다."

- 기존 뉴스에선 앵커가 기사를 소개하고 리포트를 내보냈는데, <뉴스가 있는 저녁>은 앵커들의 질문도 있고 코멘트도 있어요. 기존 뉴스와 많이 다른데, 어떤가요?
"그게 <뉴있저>의 특징이자 강점입니다. 기존 뉴스와 180도 다른 뉴스지요. 변상욱 선배님의 냉철한 시각이 돋보이는 해석과 해설이 있는 뉴스로 보는 재미, 듣는 재미, 생각하는 재미까지 참 다양하게 누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저도 옆에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뉴있저> 시청취자들과 소통하기 때문에 애드리브가 많은 것도 특징입니다."

- 처음 앵커 제의가 왔을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정중히 고사했어요(웃음). 육아 휴직 중이었거든요. 제가 임신하고 출산 후 아이 키우다 보니 뉴스와 멀어지게 되는 거예요. 아직 복직 준비가 안 되어 있을 때였는데, 갑자기 큰 프로그램을 맡자니 덜컥 겁이 났습니다. 더구나 변상욱 선배님과 같이 하게 될 거라고 말씀해주셔서 너무 부담스러운 거예요. 그래서 '제가 감당하기에는 큰 자리인 같다'고 말씀드렸는데, 너무 감사하게도 국장님께서 '분명 안보라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라고 용기를 주셔서 복귀하게 됐어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 처음 <뉴있저> 포맷에 대해 들었을 땐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상상이 안 됐어요. 대화하는 형식 등은... 기존에 없던 형식들이잖아요? 제작진들도 창작의 고통을 다 함께 느꼈습니다. 게다가 저희 프로그램은 기자, PD가 함께 만든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각 분야의 장점만을 모아서 프로그램에 녹인다는 게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어요. 하지만 느낌이 실제 형식으로 구현될수록 저희는 '아, 이거다!'라고 무릎을 쳤죠."

"코너 준비 위해 밤낮 없이 기삿거리 찾아..."
 

YTN 시사 프로그램 <변상욱의 뉴스가 있는 저녁> 중 한 장면.ⓒ YTN

 
- 변상욱 앵커와는 이번에 처음 만난 건가요?
"저 복직하기 전에 인사드리며 처음 상견례 했어요. 제가 <김현정의 뉴스쇼> 팬입니다. 팬으로서 늘 감탄하며 '이야기꾼'의 방송을 함께했습니다. 대선배님이시지만 회사도, 직종도 다르니까 만나 뵐 기회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고요. 처음 뵈었을 땐 신기했고(웃음), 지금은 찰떡 호흡을 자랑할 정도로 선배님과 많이 가까워졌습니다."

- 프로그램에는 어느 정도 적응을 했나요?
"아직도 적응 중인 것 같아요(웃음). 형식만 갖춰져 있을 뿐 내용은 항상 다르게 채워집니다. 뉴스로만 채워지는 게 아니라 그날 그날 시청취자의 의견이 더해져야 완성되는 프로그램이라서 늘 애드리브가 필요하죠. 말 한마디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사실은 한마디 멘트할 때마다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랍니다. 날마다 색다르고 긴장감이 넘칩니다. 어쩔 땐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라는 노랫말과 똑 같아요."

-  혼자서 '내맘대로 TOP3'라는 코너를 진행하시잖아요. 코너 준비는 주로 어떻게 하세요?
"24시간 준비합니다(웃음). 방송하는 시간 빼고는 '기삿거리를 찾는 하이에나' 수준입니다. 회사 퇴근, 육아 퇴근(!)까지 다 마치면 잠들기 전까지 온갖 인터넷 사이트를 뒤집니다. 출근 전까지도 기삿거리를 찾고, 아이템을 쌓아놓았다가 출근하면 이 아이템을 어떤 콘셉트로 묶을 것인가를 고민하죠."

- 'TOP3' 기사 선정할 때 특히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나요?
"'가치'에 중점을 둡니다. 새로운 것, 핫이슈도 고려하는데요. 이보다는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의미 있는 기사, 세상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도와주는 기사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TV 켜면 온통 화나거나 슬프거나 안 좋은 일뿐이잖아요. 'Bad news is good news'라고는 하지만, 사람 사는 세상인데, 뉴스에서도 사람 사는 향기는 나야죠. 그게 <뉴있저>가 추구하는 방향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 'TOP3' 코너를 진행할 때만 안경을 쓰시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세상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웃음). 처음엔 돋보기 콘셉트였는데요. 리허설 때 이것저것 해봤는데, 안경이 제일 임팩트가 있었어요. <뉴있저> 팀원들의 투표 결과, 안경 콘셉트가 압도적 지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

여성 앵커의 안경 착용, 반발도 있었지만 응원 메일도 받아
 

YTN 시사 프로그램 <변상욱의 뉴스가 있는 저녁> 중 코너 '내맘대로TOP3'의 한 장면.ⓒ YTN

 
- 우리나라 방송 뉴스에서 여자 앵커가 안경 쓰는 걸 꺼리는 분위기가 있잖아요. 안경 쓴 여성 앵커를 흔하게 볼 수 있는 편도 아니고요. 이런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가부장적인 선입견 때문인 듯합니다.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YTN 뉴스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여성 앵커들의 활약이 눈부십니다. 단독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많고요.

여성 앵커가 안경을 썼다는 이유만으로 등한시한다면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죠. <뉴있저>에서 제가 안경을 착용했을 때도 역풍이 있었습니다. '안경 왜 쓰냐?', '안 어울린다', ''벗어라', '어색하다' 등등. 그런데 그만큼 응원도 많았어요. '신선하다', '어울린다', '색다르다'. 사실 선입견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우리가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는 만큼 세상은 달리 보이는 거니까요. 이제는 '안경'을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정말 많아졌습니다. 응원 메일도 종종 받고요. 감사한 일이죠. 새로운 도전이자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 프로그램 타이틀에 변 앵커 이름만 들어가 있는데, 혹시 서운하진 않으세요?
"전혀 서운하지 않습니다(웃음). YTN에서 이름이 들어간 프로그램이 두 개예요. <변상욱의 뉴스가 있는 저녁>과 <노종면의 더 뉴스>죠.  두 분의 성함 들으면 '아, 나는 아직 채워야 할 게 많구나'라는 결론이 딱 나옵니다."

- 언뜻 타이틀만 보면 남성 앵커 단독 진행하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이겠지요? <뉴있저> 콘셉트가 해설이 있는 뉴스, 통찰력이 있는 뉴스잖아요. 그 정점엔 변상욱 대기자가 있고요. 선배님만의 특화된 장점을 부각시키는 게 맞다고 봅니다."

- 준비는 어떻게 하세요?
"공식회의는 오후 2시입니다. 그런데 이 회의는 각자가 준비한 아이템을 공유하고, 맥락을 잡아가는 시간이라고 보면 되고요. 그 전엔 모두가 '아이템을 찾는 하이에나'죠. 자는 시간 빼고는 모두가 뉴스로 시작해서 뉴스로 끝난다고 보면 됩니다. <뉴스가 있는 저녁>을 만들기 위한 '뉴스로 가득 찬 하루'를 사는 셈입니다."

- 스튜디오도 기존 뉴스 스튜디오와는 사뭇 다르던데요.
"엄청 다르죠. <뉴있저> 스튜디오는 YTN 내부에서도 색다르다는 평을 받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주말 당직으로 앵커 근무를 할 때 일반 뉴스 스튜디오에서 방송하는데요, 종종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앵커로서의 느낌도 <뉴있저>와 일반 뉴스 할 때가 다를 거예요. 혹시나 시청자가 괴리를 느낄까 봐 조심스럽지만, '어색하지 않게' 다양한 색깔을 낼 수 있는 앵커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입니다."
 

안보라 YTN 앵커ⓒ 안보라 제공

 
- 뉴스 같지 않다는 의견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딱딱하다고 진지한 뉴스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부드럽다고 가벼운 뉴스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뉴스가 재미있으면 어때요? 퇴근하고 집에서 식사하며 좀 여유롭게 뉴스를 보고 싶어 하는 시청자도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편안하고 부드럽지만, 듣고 나면 깊이 있는 뉴스, 통찰력이 돋보이는 뉴스, 따뜻한 뉴스가 바로 <뉴있저>입니다."

- 방송 시간대가 다른 방송사 메인 뉴스 할 때라서 경쟁이 치열할 것 같아요.
"이제는 뉴스를 소비할 수 있는 플랫폼이 너무나 많습니다. 시간대에 따라 경쟁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해요. 과거 공급자 위주의 뉴스 플랫폼이었다면, 이제는 취향대로, 입맛대로 뉴스를 골라서 보는 시대가 됐습니다. 우리 뉴스 시간대가 다른 방송사 메인 뉴스 시간대라는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수요자가 직접 클릭하게 만드는 게 중요한 것이죠. 우리가 내실을 채우면 선순환될 거라고 봅니다. 다른 플랫폼에서 <뉴있저>를 접하고, 그분들이 저녁 7시 30분에 채널 24번, YTN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 목표예요."

- 시청률에 대한 압박은 없나요?
"시청률에 대한 압박은 국장님이 받으실 것 같은데요(웃음). 시청률, 당연히 중요하죠. 하지만 그게 절대적인 수치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시청률에 연연해하지 않되, 무엇이 시청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뉴스인가를 고민하고 노력한다면 결국은 시청자들도 알아주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존에 없던 형식으로 시청자에 다가갈 뉴스 만들자는 다짐

- <뉴있저>에서 주안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편안하면 좋겠어요. 퇴근하고 저녁 먹으며 가족이 다 함께 보는 뉴스. <뉴있저>만 보면 핫이슈의 큰 맥락은 이해할 수 있고, 상식도 채울 수 있고, 그러다가 한 번씩 웃음도 터트리고요. 가족과 이야기하듯 뉴스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시청취자들도 '뉴있저 가족'이라 불러요. 부모님이나 형제, 친구들과 뉴스에 대한 대화를 주고받듯이 최대한 쉽고 편안하게 풀어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방송 뉴스 문제점의 하나로 기계적 중립이 지적되곤 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해요.
"앵커로 항상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할 부분이 중립이잖아요. 저희는 '기계적'이라는 말을 지양합니다. 양쪽의 입장은 최대한 담아서 전달합니다. 객관적으로요. 그리고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 합니다. '기계적 중립'에만 매달리면 <뉴있저>는 더 이상 <뉴있저>가 아닐 거예요."

- 보통 뉴스 방송에서는 문자나 댓글을 소개하지는 않는 편이던데, <뉴있저>는 소개하더라고요.
"저희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가 기존에 없던 형식을 만들어서 시청자가 새롭게 느끼면서도 편안해할 뉴스를 만들자였거든요. 가장 큰 무기는 YTN 라디오입니다. <뉴있저>는 FM 94.5MHz로 동시 생방송 되는데요, 문자를 라디오와 같이 흡수하니까 플랫폼 자체가 강점이 됐습니다. 유튜브나 팟빵 같은 미디어도 수요층은 정말 다양한데, 그동안 목소리를 다 담을 수 없었던 게 고민이었습니다."

- 진행하시면서 시청취자의 문자와 댓글 반응을 어느 정도 참고하시나요?
"많이 참고하고요(웃음). <뉴있저> 가족들의 반응을 보면 어떤 뉴스를 제일 관심 있게 지켜보는지 확연히 드러납니다. 어쩔 땐 앵커들보다도 더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주시는 분들도 있으세요. 이게 저희 프로그램의 강점이고요. 진정 살아있는 방송이죠.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자가 만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뉴있저> 가족들의 실시간 의견은 큰 힘이 됩니다."

- 시청자에게 어떤 앵커로 기억되고 싶나요.
"제일 어려운 질문인데, 프로그램 빛내는 앵커가 되고 싶습니다. 프로그램이 빛나야 저도 빛날 수 있으니까요. 프로그램에 잘 녹아들어서 프로그램과 안보라라는 이름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될 때까지 노력하려 합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뉴있저> 많이 봐주시고 많이 참여해주세요. 평일 저녁 7시 30분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대한민국의 모든 워킹맘을 응원합니다. 돌쟁이 아기를 키우면서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게 정말 어렵다는 걸 새삼 깨달아요. 우리 일도, 육아도 열심히 해봅시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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