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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했던' 크로아티아, '산만했던' 잉글랜드를 꺾었다

[러시아 월드컵] 중원에서 갈린 결승행 티켓, 브로조비치 돋보였다

18.07.12 10:51최종업데이트18.07.1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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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축구는 다시 잉글랜드로 돌아오지 못했다. 1966년 축구 종주국을 떠나 떠돌던 월드컵 우승컵은 52년 만에 돌아오는 듯했다. 잉글랜드의 꿈은 4강 문턱에서 좌절됐고, 이제 크로아티아가 우승컵을 향해 자신들의 나라로 오라고 손짓하고 있다.

크로아티아가 잉글랜드를 혈투 끝에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크로아티아는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결승 무대에 진출했으며, 이미 월드컵 역대 최고 성적을 확보했다. 기존 크로아티아의 최고 성적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슈케르와 아이들이 함께 이룬 3위였다. 잉글랜드는 전반 트리피어의 환상적인 프리킥 골로 앞서 나갔지만, 이내 집중력을 잃고 무너졌다. 앞서 크로아티아는 16강과 8강에서 모두 연장전을 치렀다. 이 때문에 경기에 앞서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체력에서 상대적으로 우세한 잉글랜드의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의 투혼의 축구는 모든 이들의 예상을 보기 좋게 뒤집었다.

결승 진출에 성공한 크로아티아, 우승 위해선 '체력 회복'이 관건

경기 초반, 크로아티아 선수들의 몸놀림은 어딘가 모르게 불편해 보였다. 원래대로라면 손쉽게 했을 볼처리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순간적으로 상대 수비를 제치고 돌파하는 힘은 부족해 보였다. 잉글랜드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속도에서 우위가 있었고, 선제골까지 넣은 터라 이대로라면 잉글랜드가 무난하게 모두의 예상대로 결승에 진출하는 것이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먹잇감을 얻기 위해 잠시 웅크린 맹수'처럼 차분하게 기다리며 기회를 노렸다. 그리고 후반전부터 차근차근 잉글랜드를 압박하기 시작했고, 후반 중반 터진 페리시치의 동점골과 연장전 나온 만주키치의 역전골로 결국 이겼다. 전체 뛴거리에서 크로아티아가 잉글랜드에 뒤지고도 승리를 쟁취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이는 그나마 없는 체력을 한 순간에 쏟아 붓는 집중력 덕분이었다.

2018년 7월 12일 오전 3시(한국시간) 러시아 월드컵 준결승 크로아티아와 잉글랜드의 경기. 크로아티아의 마리오 만주키치가 결승골을 득점한 뒤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더불어, 시작은 결국 중원이었다. 경기 내내 크로아티아는 잉글랜드보다 높은 점유율을 가져갔다. 패스 또한 622개를 시도했고 이는 500개 남짓의 잉글랜드보다 많았다. 중원의 사령관 모드리치와 라키티치는 부지런하게 뛰어다니며 전진패스를 시도한 탓이었다. 모드리치와 라키티치는 이날 경기에서 각각 64개와 69개의 패스를 성공시켰다.

이날 경기의 숨은 공신은 브로조비치였다. 브로조비치는 120분간 16.33km를 뛰며 경기장에 자신의 발자국을 남겼고, 이는 양팀 통틀어 최고 기록이었다. 러시아와의 8강에서 약 60분만 뛰며 체력을 비축한 브로조비치는 이날 경기에서 자신의 모든 체력을 쏟아 부었다. 브로조비치는 전진한 모드리치와 라키티치를 대신해 궂은 일을 도맡았으며, 자신들의 진영에서 공백을 최소화했다.

잉글랜드 중원을 맡은 헨더슨과 델리 알리, 린가드는 크로아티아의 미드필더보다 훨씬 많이 뛰었지만 실속이 없었다. 헨더슨은 중원에서 경기를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실패했다. 린가드는 4번이나 공을 잃어버렸고 11번의 볼 경합에서 승리한 횟수는 단 3차례였다. 중원이 죽어버리니 앞으로 향하는 패스도 나오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전방의 케인과 스털링은 고립됐다. 케인은 공을 받으러 중원으로 내려왔지만 여의치 않았고, 공조차 많이 만지지 못한 스털링은 9개의 패스만을 성공시킨 채 처량하게 피치를 빠져나왔다.

이제 크로아티아의 관건은 체력 회복이다. 아무리 투혼과 집중력으로 결승까지 올라왔다고는 하지만, 10일동안 360분을 뛰어 이미 체력은 바닥이다. 90분으로 치면 그들만 4경기를 치룬 셈이다. 이에 반해 결승 상대 프랑스는 준결승에서 90분내에 경기를 끝냈고 심지어 하루의 휴식기간이 더 있었다. 크로아티아가 가슴에 첫 별을 달기 위해선 회복 여부가 더욱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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