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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속 연장전' 크로아티아, 기적 같은 승리로 결승행

[러시아 월드컵] 크로아티아, 준결승전에서 잉글랜드에 2-1 역전승

18.07.12 10:31최종업데이트18.07.1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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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연속이다. 조별리그 2연패 중이던 대한민국이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무너뜨렸고, 개최국 러시아가 우승 후보 스페인을 잡았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6강에서 벽을 넘어서지 못했고, 네이마르의 브라질이 8강전에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크로아티아가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잡아내며 사상 첫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크로아티아가 12일 오전 3시(아래 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FIFA(국제축구연맹) 러시아 월드컵 준결승전 잉글랜드와 맞대결에서 120분 혈투 끝 2-1로 역전승했다. 크로아티아는 체력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기적 같은 승리를 따내면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출발은 불안했다. 전반 5분 만에 선제골을 내줬다. 키런 트리피어가 절묘한 프리킥 슈팅으로 크로아티아의 골망을 출렁였다. 그러나 크로아티아는 포기하지 않았다. 16강전부터 2경기 연속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를 벌이며 체력적인 부담이 상당했지만, 승리를 따내기 위해 뛰고 또 뛰었다.

마침내 동점골을 터뜨렸다. 후반 23분, 이반 페리시치가 절묘한 침투에 이은 멋진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끝이 아니었다. 3경기 연속 연장전에 돌입한 크로아티아는 연장 후반 3분 승부를 뒤집었다. '주포' 마리오 만주키치가 문전에서 절호의 기회를 잡았고, 감각적인 슈팅으로 골망을 출렁였다.

2018년 7월 12일 오전 3시(한국시간) 러시아 월드컵 준결승 크로아티아와 잉글랜드의 경기. 크로아티아의 마리오 만주키치가 결승골을 득점한 뒤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어느 누구도 결승전에 오를 것이라 예상하지 않았던 크로아티아가 52년 만의 우승을 꿈꾼 잉글랜드를 무너뜨린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결승행' 크로아티아, 감동으로 일궈낸 기적의 승리

수많은 전문가와 팬들 모두가 잉글랜드의 승리를 예상했다. 크로아티아는 조별리그에서 아르헨티나를 3-0으로 완파하는 등 3연승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체력적인 부담이 상당했다. 덴마크와 맞붙은 16강전과 개최국 러시아와 치른 8강전 모두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를 따냈기 때문이다.

잉글랜드도 콜롬비아와 맞붙은 16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지만, 스웨덴과 치른 8강전은 정규시간 내에 끝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즐비한 '축구 종가'가 앞서 있었다. 전반 시작과 함께 터진 트리피어의 멋진 프리킥 선제골은 당연한 승리의 쐐기를 박는 듯했다.

그러나 크로아티아는 자신들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잉글랜드 선수들의 왕성한 활동량과 압박에 고전했고, 라힘 스털링과 제시 린가드의 빠른 공격에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안테 레비치와 페리시치의 측면 공격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고, 만주키치의 활발한 움직임이 연이은 슈팅 기회를 만들어냈다.

잉글랜드는 투혼을 발휘한 크로아티아에 밀리기 시작했고, 페리시치의 극적인 동점골과 만주키치의 역전골까지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체력적인 한계에 다다랐음에도 목표를 위해 뛰고 또 뛴 크로아티아는 승자의 자격이 충분했다. 그들은 '공은 둥글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세계 축구팬들에 각인시켰다.

'1골 1도움' 페리시치, 그 못지않았던 루카 모드리치

2018년 7월 12일 오전 3시(한국시간) 러시아 월드컵 준결승 크로아티아와 잉글랜드의 경기. 크로아티아의 이반 페리시치가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크로아티아 승리의 1등 공신을 꼽으라면 '1골 1도움'을 기록한 측면 미드필더 페리시치다. 그는 8강전 러시아와 맞대결에서 63분을 소화해 상대적으로 체력적인 여유가 있었다. 그래서인지 누구보다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했다. 공격에서는 빠른 발을 활용해 뒷공간을 공략했고, 적극적인 문전 침투로 득점을 노렸다.

페리시치는 수비에서도 만점 활약을 보였다. 적극적인 압박과 협력 수비에 가담함은 물론, 중원 싸움과 높이(186cm)를 활용한 세트피스 수비에도 앞장섰다. 여기에 집중력을 발휘해 동점골을 터뜨렸고, 절묘한 침투 패스로 조국을 결승에 올려놓은 결승골까지 도왔다. 7차례의 슈팅 시도와 3차례의 키 패스 성공, 2차례의 태클 성공 등 역사적 승리의 주역으로 손색없었다.

그러나 '영웅' 페리시치 못지않았던 선수가 있었다. 크로아티아의 상징이자 에이스인 루카 모드리치였다. 그는 축구 경기에서 '우아하다'는 표현이 어떨 때 쓰이는지 보여줬다. 전반전은 체력적인 어려움 탓인지 무거운 몸놀림을 보였지만, 후반전부턴 달랐다. 평범하게 볼을 다루는 것 같은데, 잉글랜드 선수들은 모드리치의 발에 붙어있는 볼을 빼앗질 못했다.

경기 시작 전 그라운드에 나와 몸을 풀듯이 가벼운 원투 패스로 슈팅 지역까지 나아갔다. 남다른 시야가 아니면 보기 힘든 수비의 틈으로 볼을 연결했고, 득점 기회를 창출했다. 상대에 둘러싸인 좁은 공간에서는 메시가 부럽지 않은 드리블 능력을 자랑하며 강한 압박을 뚫어냈다. 

2018년 7월 12일 오전 3시(한국시간) 러시아 월드컵 준결승 크로아티아와 잉글랜드의 경기. 크로아티아의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가 팀의 승리에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볼만 정확히 건드리는 태클로 공격권을 가져왔고, 상대 패스 길목을 예측한 볼 차단 후 빠른 역습까지 전개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3연패 주역이자, 세계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로 손꼽히는 이유를 이 경기를 통해 확실히 보여줬다. 이번 경기에서 득점이나 도움 같은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모드리치가 있어 크로아티아는 결승전으로 향할 수 있었다.

크로아티아는 결승전에 도달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역사를 썼다. 그러나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다. 자신들의 사상 첫 월드컵 본선 무대였던 1998 프랑스 월드컵. 당시 크로아티아는 준결승에 진출하는 기적을 썼지만, 개최국 프랑스에 발목이 잡히며 아쉽게 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다.

절호의 기회다. 크로아티아는 선배들이 아쉽게 밟지 못했던 결승 무대에서 위대한 복수를 꿈꾼다. '감동의 팀' 크로아티아가 또 하나의 기적을 써낼 수 있을지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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