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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장 한정판', 4.16에 '새로운 민중가요' 12곡이 온다

이적·하림 등 참여... 70·80년대 민중가요 리메이크한 LP앨범 <다시, 봄> 최초 발매

18.04.15 16:40최종업데이트18.04.1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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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은 세월호 침몰사고 4주기로 합동 영결식이 열리는 날이다. '세월호'는 개별적이거나 고립적이지 않았다. 지난 2016년과 2017년 광화문 광장에 타올랐던 '촛불'도 세월호에서 시작되었다. 그런 점에서 '세월호'와 '촛불'은 '1987년 6월항쟁'과 함께 한국사회의 중요한 변곡점들로 기록될 것이다.

세월호 침몰사고 4주기와 합동 영결식이 열리는 16일에 의미 있는 앨범이 나온다. 1970년대와 1980년대 민중가요를 리메이크한 앨범 <다시, 봄>이다. LP 앨범으로 최초로 발매되는 <다시, 봄>은 세월호를 기억한다는 뜻에서 '416장 한정판'으로 제작된다.

'새로 만든 민중가요' LP 앨범 <다시, 봄>. ⓒ 페이퍼 크리에이티브


2006년 6월 <아가미>와 2018년 4월 <다시, 봄>

앨범 <다시, 봄>은 지난 2006년 6월에 제작된 앨범 <아가미>에 뿌리를 두고 있다. <아가미>는 문화운동가인 지금종 전 문화연대 사무총장과 시민문화기업 '시민문화네트워크 티팟'이 기획하고, 가수 겸 음악PD인 정재일씨가 음악감독을 맡았던 앨범이다.

'아가미'라는 음반명은 한 스웨덴의 연구진이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에 "사람의 귀는 물고기의 아가미로부터 진화했다"라고 발표한 논문에서 따왔다. 아가미라는 앨범명에는 '노래를 듣는 것은 숨을 쉬는 것과 같고, 노래로 사람들이 숨쉬길 바란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아가미>에는 '불행아', '영산강', '불나비', '타는 목마름으로', '어머니', '임을 위한 행진곡' 등 1970년대부터 거리에서 불린 민중가요 총 12곡(15트랙)이 실려 있다. 특히 에스닉, 레게, 일렉트로닉 록, 서도민요, 팝페라, 클래식 등 다양한 음악장르를 민중가요와 접목했다는 점에서 "음악적 재해석과 재창조로서의 리메이크"라는 평가를 받았다. 고루하고 습관적인 민중가요의 형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감각으로 '민중가요 다시 부르기'를 시도한 것이다.

황덕신 시민문화네트워크 티팟의 팀장은 당시 <연합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1970~1980년대 민중가요 형식은 포크와 민요조가 대부분이지만 다양한 장르적 실험을 통해 문화의 다양성을 실천해보고자 했다"라며 "이 음반이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아픔을 겪은 분들과 대중에게 감동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 <아가미>가 '416장 한정판 LP앨범'으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아가미'라는 앨범명은 '다시, 봄'으로 바뀌었고, 촛불집회 사진집 < 2016 겨울, 밝음>의 시민작가들이 제공한 사진들이 포함돼 있어 의미 있는 아트워크(artwork)를 만들어냈다. 특히 2016년과 2017년 촛불집회에 참석한 1700만 촛불시민들이 '2017년 프리드리히 에버트 인권상'을 수상한 것을 기념해 인권상 복사본도 제공된다. 

<다시, 봄> A면에는 '불행아'(이적)와 '오월이야기'(정세훈), '사랑노래'(스윗소로우), '영산강'(정재일), '진달래'(민수연), '임을 위한 행진곡'(하림), B면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한대수 외)과 '불나비'(나비효과), '민주_햇살'(MOT),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채수현 외), '어머니'(문화활동가와 그 벗들), '타는 목마름으로'(전제덕), '숨'(이자람) 등 총 12곡(13트랙)이 실렸다.

'새로 만든 민중가요'를 부른 이들은 가수 이적·한대수, 소리꾼이자 아마도이자람밴드 리더인 이자람, 크로스오버 테너 정세훈, 남성 4인조 보컬그룹 스윗소로우, 4인조 락밴드 나비효과, 인디밴드 못(MOT), 가수 겸 음악PD 정재일,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 월드뮤직 가수이자 연주자인 하림, 소프라노 민수연 등 다양하다.   

이렇게 다양한 예술가들에 의해 '오월이야기'는 네오 클래식(Neo-Classics)으로, '사랑노래'는 세련된 팝 아카펠라(Pop A Cappella)로, '영산강'과 '민주_햇살'은 일렉트로닉 록(Electronic Rock)으로, '불나비'는 모던 록(Modern Rock)으로 변주됐다. 특히 대표적인 민중가요인 '임을 위한 행진곡'은 하림과 한대수에 의해 각각 에스닉(ethnic)풍과 모던 록으로, 시인 김지하의 시에서 따온 '타는 목마름으로'는 전제덕의 하모니카로 새 생명을 얻었다.   

1970-1980년대 민중가요을 리메이크한 LP앨범 <다시, 봄>. ⓒ 페이퍼 크리에이티브


최성철 대표 "시대정신을 상징하는 '새로 만든 민중가요'"

<다시, 봄>을 제작한 최성철 페이퍼 크리에이티브 대표는 "한정판 LP로 최초 발매되는 13곡의 노래들은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해 함께 저항하고 투쟁했던 그 마른 광장에서 피어나 시대정신을 상징하는 '새로 만든 민중가요'들이다"라며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통해 민중가요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자 시도한 아름다운 하모니가 가득하다"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 노래들에는 청춘과 이상과 미래가 실려 있고, 그 떨리는 감정이 살아 숨 쉬고 있다"라며 "여전히 말하지 않으면 안 되고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되는 오늘, 대한민국 사회를 향해 여전히 날카로운 시선을 벼리고 있는 이들이 한둘이 아닐진대 후에라도 '우리 시대의 노래'가 잊혀질 리 없지 않은가?"라고 '민중가요의 영원함'을 강조했다.

최 대표는 "이 앨범은 압도적인 다수의 노래들을 다시 다수의 기억 속으로 그 낱낱의 감수성에 더 집중하며 '음악 그 자체의 힘'을 굳게 믿으며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다"라며 "다시금 이 노래들이 얼마나 핍진하고 아름다운지를 새삼 확인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최 대표는 최초의 신중현 헌정앨범(< A Tribute to 신중현 >)과 최초의 김광석 헌정앨범(<가객>)을 LP앨범으로 다시 제작했고, 김광석의 미공개 실황 앨범인 < Unforgettable >을 CD와 LP앨범으로 단독발매했다.  

다시, 봄 페이퍼 크리에이티브 최성철 아가미 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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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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