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카이의 자부심은 '노력'"저는 어떤 작품과 어떤 회사와 작업을 하더라도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적이 없어요. 배우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제가 어떤 실수를 할 수도 있지만, 제가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모습을 그래도 예뻐해주신 게 아닌가 싶어요. 저도 당연히 약점이 있지만 ‘아, 그 배우는 참 열심히 하는 배우야’라는 부분에서 저를 믿어주시고 찾아주시는 거 같아요. 그런 게 너무나 감사하죠."
EMK뮤지컬컴퍼니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태자 루돌프는 지쳤다.
합스부르크의 피를 이어받은, 제국을 물려받을 사람이지만 그에게 황태자라는 지위는 거추장스럽기만 하다. 어머니인 '씨씨(Sisi)' 엘리자벳이 떠난 이후, 아버지인 프란츠 요제프 1세 황제는 억압적인 통치를 계속해나가고 있다. 루돌프가 봤을 때 시대는 바뀌고 있었다. 민중이 원하는 바도 명확하다. 그러나 자유와 평등을 향한 역사의 물결을 아버지는 역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정략결혼을 하고, 정치적인 행사에 얼굴로 동원되고, 합스부르크 가의 다른 계승자들과 비교당하고…. 끊임없이 감시당하는 루돌프는 '황태자' 루돌프일 때보다, 자유주의 신문에 '줄리어스 펠릭스'라는 이름으로 칼럼을 보낼 때 보다 더 자기자신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을 알아봐 준 유일한 이가 있었다. 마리 폰 베체라. 별 볼 일 없는 베체라 남작 가문의 딸. 하지만, 마리는 줄리어스 펠릭스의 글에 매료된 사람 중 한 명이었고, 그 글 속에 담긴 신념과 내일을 사랑했다.
그렇게 이루어질 수 없는 두 사람이 만났다. 기성세대가 지배하는 낡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서로를 이해하고 안아줄 수 있었던 연인. 그러나 세상은 그들이 온전히 사랑하는 것조차 용인하지 못했다. 루돌프와 마리는 반지를 나누며 그들이 이 세계에 흔적을 남길 수 있는 또 다른 종류의 저항-자살을 택한다. '죽음을 넘어 사랑 안에서 하나 되리' 이들의 반지에 새겨진 문구처럼.
오는 3월 11일까지 관객을 만나는 뮤지컬 <더 라스트 키스>의 이야기이다. 초연과 재연 당시 <황태자 루돌프>라는 이름으로 상연되었던 이 작품이 삼연으로 돌아왔다. 이번 시즌, 주인공 루돌프로 쿼드로플 캐스팅된 배우 중 하나인 팝페라 가수 '카이'를 지난 1월 12일 만났다.
카이, 루돌프를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