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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중인 <미녀와 야수>, 뭔가 아쉬운 '벨'

[리뷰] 엠마 왓슨이 연기한 영화 <미녀와 야수> 속 벨에 대한 이야기

17.03.29 14:34최종업데이트17.03.2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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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녀와 야수>의 한 장면. 두 인물은 책을 통해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미녀와 야수>가 지난 16일 개봉한 이래로 인기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개봉한 지 2주도 채 되지 않아 3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교훈이 담긴 동화적인 전개와 뮤지컬적 요소가 적절하게 조화되어 볼거리를 잘 구현해낸 <미녀와 야수>는 사람들의 발길을 영화관으로 이끌고 있다. 

<미녀와 야수>에서 이야기의 골자를 이루고 있는 것은 '아름다움은 내면에 있는 것'이란 교훈이다. 영화 초반 이야기는 왕자가 겉모습으로 봤을 때 누추한 차림의 노파를 홀대하면서 저주를 받고 야수로 변하면서 흘러간다. 무서운 얼굴로 변한 왕자는 누군가가 진심으로 사랑해 주어야 풀려나는 마법에 걸렸다. 하지만 동화 속 이야기처럼 벨이라는 여자가 아버지 대신 야수와 함께 있게 되고, 그렇게 같이 있는 시간 속에서 사자처럼 생기고 큰 송곳니를 가진 왕자를 사랑하고, 결국 주인공은 벨의 사랑으로 저주에서 풀려 사랑을 이뤄낸다. 영화는 해피엔딩.

그런데, 여기에 비약을 조금 보태 생각해보자. 만약 야수로 변한 남자가 왕자가 아니었다면 둘의 사랑은 이루어졌을까?

주인공들이 가까워진 가장 큰 이유는 책을 좋아한다는 취향이 일치해서 일 것이다. 벨과 야수 모두 애독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주인공 성에는 큰 방 가득 훌륭한 장서들이 놓여있고, 그 책을 벨이 볼 수 있게 해주고, 읽은 내용을 서로 이야기하면서 둘 사이는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작은 마을, 책 몇 권이 전부인 벨이 사는 곳과 수많은 책이 놓인 왕자의 방. 책벌레 벨에게는 다른 어떤 것보다 책들이 보물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잔뜩 가지고 있는 남자가 어찌 좋지 않겠는가. 벨은 시쳇말로 원래 얼굴을 보지 않는 여자일지 모른다. 잘생긴 개스톤의 유혹을 계속 거절해왔던 걸 보면 말이다.

<미녀와 야수>는 사실 동화 속 <인어공주>나 <백설 공주> 등 다른 이야기와 차별화된 내용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 여성이 진취적이라는 것이다. 선택을 받는 입장이 아니다. 왕자를 자신이 사랑한다. 스스로 선택하고 해피엔딩을 이뤄낸다. 이 때문에 색다르게 다가온다. 하지만 책을 읽고 똑똑한 여성인 듯 보이는 그녀가 책을 읽고 친구와 생각을 나누는 모습에서 영락없이 다른 동화 속 여자들처럼 왕자와의 로맨스를 꿈꾸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미녀와 야수>에도 여전히 여주인공의 사회적 신분상승 혹은 성공은 남자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보인다. 예전과 다르게 선택받는 입장에서 선택하는 입장으로 여성의 위치가 바뀌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여성이 자신의 힘만으로 해낸 것은 여전히 없다. <미녀와 야수>의 아쉬운 부분이다.

또 하나는 벨이 아버지와 악센트가 다른 영어를 구사한다는 것이다. 물론 세계화 추세에 억양을 따지는 것은 옳지 않다. 인물들 말투의 차이는 당연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같이 살며 헌신적으로 벨을 돌봐온 아버지와 그의 사랑하는 딸이 어찌 된 영문인지 다른 영어를 구사한다는 건 실질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송효진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0516hyojin)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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