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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학과 추일승, 두 명장의 뜨거운 만남

선수시절 동기에서 KBL 최고의 자리에 오른 두 명장

17.01.19 14:25최종업데이트17.01.1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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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모비스와 부산 KT의 4라운드 맞대결이 18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펼쳐졌다. 비록 6위와 3위  싸움이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삼성과 KGC를 위협할 팀 간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이날 경기는 전반기 직전 빅매치라고 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주목할 것은 이날 양 팀의 감독이다. KBL을 대표하는 명장인 유재학 모비스 감독과 추일승 KT 강독의 머리 싸움도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물론, LG의 김진 감독도 405승 375패로 다승 3위지만, 선수단 장악력이나 전술 운용에 있어서는 두 감독의 색깔이 더욱 뚜렷한 것이 사실이다.

작전지시하는 추일승 감독 ⓒ KBL


자신의 색깔로 한국 농구의 명장으로 거듭난 이들 

유재학 감독 이미 연세대와 실업 기아자동차를 거치면서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불렸다.

그러나 20대에 부상로 빠른 은퇴를 선택했다. 이후 연세대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유재학 감독은 대우 제우스와 SK 빅스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울산 모비스로 옮긴 이후 장기집권을 이어가고 있다. 2006~2007 시즌 첫 우승을 일군 이후 무려 네 번의 우승(2009~2010, 2012~2013시즌부터 3연패)을 더 이룬 유 감독은 모비스를 한마디로 자신의 왕국으로 만들며 다섯 번의 우승을 일궜다. 현역 감독 중 최다인 5회 우승.

추일승 감독은 짧았던 실업 기아자동차 시절을 끝내고 매니저와 프런트 역할에 익숙했다. 선수로는 성공적인 마무리를 하지 못한 것이다. 이후 상무 감독을 시작으로 2003년 코리아텐터(현 kt)의 지휘봉을 잡았지만, 2009년 4월을 끝으로 팀을 떠나게 됐다. 하필 계약 마지막 시즌인 2008~09시즌 최하위를 기록한 것이 치명상이었다. 세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한 번의 준우승도 결국 끝이 좋지 못했기 때문에 소용없었다.

결국 야인 생활을 시작한 추 감독은 '권토중래'라는 말처럼 땀과 눈물을 많이 흘렸다. 석-박사 학위를 받으며 꾸준히 공부했고 방송 해설자 활동과 더불어 지도자에게 필요한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리고 고양 오리온에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은 추 감독은 기어이 2015~2016 시즌 우승을 일궈냈다. 선수시절이나 감독시절에도 '노력하는 감독'이었지만, '우승을 못하는 감독'이라는 꼬리표를 때내면서 확실하게 자신의 농구로 결과물을 만든 것이다.

'첫 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맞닥들인 두 명장

두 명장의 프로 감독 생활에서 유독 눈에 띄었던 두 번이 맞대결이 있었다.

첫 번째는 2006~2007 챔피언 결정전이었다. 당시 울산 모비스는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부산 KTF(현 부산 KT)를 4승 3패로 꺾었다. 당시 양동근-크리스 윌리엄스-크리스 버지스-김효범 등을 앞세운 모비스가 신기성-송영진-필립 리치-애런 맥기등을 앞세운 KTF에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다는 평가였지만, 의외로 KTF의 선전이 빛난 명승부였다.

'우승 청부사'로 불리는 유재학 감독이 가장 기억나는 장면 중에 하나로 꼽히는 장면이 바로 2006~2007시즌 우승일 만큼 유재학 감독의 모비스에서 첫 우승은 임펙트가 있었다.

묘한 것은 9년 만에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은 지난 2015~2016시즌 4강전이었다. 정규리그 2위인 모비스는 이미 4강 PO를 앞두고 6강에서 동부를 3승으로 꺾은 오리온을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오리온은 울산 원정 1차전을 내준 이후 2-3-4차전을 내리 이기는 기염을 토한다. 오리온의 추일승 감독은 6강 4강의 기세를 바탕으로 챔프전에서도 KCC를 꺾고, 자신의 프로 감독 커리어에서 첫 챔프전 우승을 일궈내고야 만다.

유재학 감독의 모비스에서의 첫 우승이나 추일승 감독의 오리온에서의 첫 우승 모두 서로를 꺾고 올라가 이루 결과였던 셈이다.

작전지시하는 유재학 감독 ⓒ KBL


18일 경기는 양 감독에게 결코 놓칠 수 없는 일전이었다. 얼마든지 부상 선수가 복귀하면 완전체로 강 팀들의 위협할 수 있는 데다 두 감독의 지략 싸움까지 맞물리면서 관심은 배가됐다.

주목해볼 점은 양 팀의 세 번의 맞대결이었다. 오리온스가 2승 1패로 앞섰지만, 오리온이 이긴 두 경기(83-71,78-70)와 모비스가 이긴 한 경기(81-74)의 득점대가 말해주듯 진 팀은 70점대에 머물렀고, 이긴 팀은 70점대 후반이나 80점대 초반에서 득점대가 형성됐다. 두 감독 모두 서로가 어떻게 나올 지 알고, 철저하게 수비했기 때문에 어느정도 '예측가능한 농구'가 된다는 반증이었다.

이날 네 번째 맞대결도 전반은 지루하리만큼 공격이 터지지 않았다. 물론 상대의 수비가 좋았던 면도 없지 않았지만, 냉정하게 봐서는 외국인 선수의 골밑 득점 이외에 외곽이 터지지 않은 영향이 컸다.

전반을 27-24로 마친 두 팀, 3쿼터부터 서서히 공격에서 양 감독이 원하던 모습이 나오기 시작했다. 외국인 선수의 활약은 여전했지만, 모비스가 오히려 더 팀에 의한 공격이 나왔다. 로드나 함지훈이 포스트업 하는 척 하다가 외곽에 있던 김효범과 양동근에게 3점슛 찬스를 내줘 성공시키는 장면이 그랬다. 결국 이 두 장면이 3쿼터 모비스의 54-48 리드를 보여줬다.

결국 승부는 4쿼터에서 갈렸다. 더 정확히 말하면 3쿼터와 마찬가지로 함지훈과 전준범의 3점포 두 방이 결정적이었다. 오리온은 힘겹게 추격전을 펼쳤지만 이 3점포 두 방은 사실상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타였다. 게다가 꾸준한 활약을 보인 헤인즈에 비해 바셋이 너무 무리한 슛으로 일관한 것도 뼈아픈 대목이었다. 승리는 71-64 모비스의 몫이었다.

두 팀 감독의 말처럼 전반 경기력은 썩 좋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 두 감독이 준비한 전술을 더 잘 이행한 모비스의 71-64 승리로 끝났다. 비록 스코어나 경기내용은 분명 두 명장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다시 한 번 승리를 향한 뜨거운 열정만큼은 확인할 수 있었던 한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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