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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게더3', 형식까지 바꾸고 서태지 모시기?

[주장] MC 유재석과의 단독 토크쇼로 출연 성사...파격 편성인가, 특별 대우인가

14.09.23 16:10최종업데이트14.09.2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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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만의 컴백을 앞두고, <해피투게더3> 출연을 결정한 서태지. 유재석과의 단독 토크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5년만의 컴백을 앞두고, <해피투게더3> 출연을 결정한 서태지. 유재석과의 단독 토크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서태지컴퍼니

'문화 대통령'과 '예능 대통령'의 만남이 성사됐다. 바로 서태지와 유재석의 1:1 단독 토크쇼가 편성된 것이다. KBS 측은 오는 10월 4일 진행되는 <해피투게더3> 녹화에 서태지가 출연, MC인 유재석과 1:1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5년 만에 컴백을 앞둔 서태지를 위하여 기존 녹화 방식을 변경, 다른 보조 MC 없이 오로지 유재석과 서태지의 1:1 만남을 주선한 것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그 자체로 화제가 되기에 충분하다. 서태지와 유재석은 비록 분야는 다르지만 자신이 활동하는 음악과 예능에 있어 각각 최고점을 찍은 '1인자'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 사람은 1972년생 동갑내기로 공유할 수 있는 문화와 추억거리가 많다. 한 집안의 가장이자 아이의 아빠라는 공통분모도 있다. 자연스레 풀어 놓을 수 있는 이야깃거리와 공감할 수 있는 정서가 풍부하다는 점에서 토크쇼의 흥행이 기대된다.

하지만 <해피투게더3> 역사상 처음으로 시도되는 1:1 단독 토크쇼에 대해 모두가 뜨겁게 환영하거나 기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관련 기사에 대한 반응을 살펴 보면, 오히려 생각지도 못했던 특별대우 논란이 불거지는 등 KBS와 서태지 측이 기대했던 방향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양상이다. 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서태지-유재석 만남, 기대만큼 우려의 목속리도

우선은 서태지의 컴백에 대한 대중의 기대가 예전만 못하다는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겠다. 그동안 철저하게 신비주의를 고수하던 서태지는 최근 몇 년간 끊임없이 언론과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며 그 이미지가 많이 깨진 상태다. 특히, 배우 이지아와의 이혼 사실이 드러난 이후 두 사람이 펼친 진실공방은 마치 '진흙탕 싸움'으로 비춰지며, 대중의 호감을 많이 갉아 먹는 요인이 됐다.   

비록 서태지 개인이 이뤄낸 음악적 성취와 삶의 발자취가 훌륭하다 할지라도, 그에게 인간적인 실망감을 느낀 팬들과 대중은 더 이상 서태지를 예전의 '문화 대통령'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컴백 자체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그 파장의 진폭이 예전만 못하게 되었으며, 동시에 그의 입을 통해 공개될 사생활과 관련된 발언에도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서태지의 출연이 특별대우 논란으로 번진 또 다른 이유는 바로 형식 변경에 있다. 그동안 <해피투게더3>는 어떤 게스트가 출연하든, 3~5명이 함께 초대돼 이야기를 나누는 '집단 토크'의 형식을 취해왔다. 그것은 1:1 토크쇼로 이름을 떨친 MBC <무릎팍 도사>나 단독 게스트 위주로 섭외하던 SBS <힐링캠프>와 차별성을 갖는 <해피투게더3>만의 고유한 정체성이었다.

 서태지를 게스트로 초대하기 위해 보조mc없이 유재석만 진행하도록 형식을 바꾼 <해피투게더3>가 특별대우 논란에 휩싸였다.
서태지를 게스트로 초대하기 위해 보조mc없이 유재석만 진행하도록 형식을 바꾼 <해피투게더3>가 특별대우 논란에 휩싸였다.KBS

그런데 <해피투게더3>는 서태지를 게스트로 초대하기 위해 그 형식을 과감히 깬 것이다. 물론 형식이야 얼마든지 바뀔 수 있고, 또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박미선, 박명수 등 기존 패널들이 배제된다면 마치 서태지와 이야기를 나눌만한 급이 안된다고 비춰질 수 있어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쉽게 초대할 수 있는 게스트가 아닌 만큼, 서태지 개인에 집중하기 위해 1:1 형식을 취한 것이라면, 차라리 특별 토크쇼를 편성하는 것이 어땠을까 싶다. 그런데 무늬는 <해피투게더3>를 내세우면서, 그 안에 내용은 모두 서태지 개인을 위해 바꾼다면 아무리 좋게 해석해도 '특별대우'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안 그래도 사회 전반적으로 특별대우와 관련된 문제에 민감한 시기다. 전관예우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은 기본이며, 유명 정치인이나 경제인, 연예인의 비리가 너무 쉽게 용서되고,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나아가 공정한 기회제공과 사회 정의에 대한 갈망도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시기에 서태지라는 특정 개인의 컴백을 위해 한 방송사와 프로그램이 특별대우처럼 보이는 편성과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판단 착오라고 생각한다. 서태지와 유재석의 만남에 대한 기대 뒤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지난 대선 전 대통령 유력 후보였던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조차도 <힐링캠프>에 출연하여 3명의 MC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서태지가 지금 이 시점에서 1:1 단독 토크쇼라는 대우를 받을 만큼 상품성과 가치가 있는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과연, '문화 대통령'과 '예능 대통령'의 만남은 어떤 결과를 불러올까. 특별대우라는 논란을 잠재울 만큼 두 사람의 1:1 토크쇼가 재미와 감동을 불러 모을 수 있을까? 최근 예능의 트렌드가 무게를 잡고 이미지를 포장하는 것보다는 자신을 내려놓고 망가짐으로써 시청자의 호감을 사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해피투게더3> 측의 결정은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긴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해피투게더3> 서태지 편은 10월 9일 방영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개인 블로그(saintpcw.tistory.com),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서태지 해피투게더 유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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