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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일베냐?'...떨고 있는 연예인들

[주장] '일베냐 아니냐' 논란 부추기는 언론도 책임 있어

14.01.09 14:34최종업데이트14.01.0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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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한 지 열흘도 채 안되건만, 이른바 '일베' 낙인을 두고 연예계가 시끄럽다.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를 일컫는 일베는 극우 성향과 패륜적인 표현으로 문제가 돼왔기에, 일베 용어를 사용한 유명인들도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최근에는 MBC <일밤-아빠 어디가> 시즌2에 새롭게 합류 예정인 가수 김진표의 과거 발언이 문제가 됐다. 2년 전 김진표는 XTM <탑기어 코리아> 시즌2를 진행할 때 코브라 헬기가 추락하는 장면을 보고 '운지'라는 표현을 썼다. '운지'는 일베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운지천 드링크' 광고에 빗대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다.

또, 김진표가 2005년에 발표한 노래 '닥터 노 테라피' 역시 고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의미의 가사가 담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아빠 어디가> 게시판에는 김진표의 시즌2 합류를 반대하는 시창자의 청원이 9일 오전까지 무려 2천여 개가 달렸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 시즌2에 합류한다고 알려진 가수 김진표. ⓒ 레이블 벅스


tvN <더 지니어스> 시즌1 우승자 홍진호도 도마 위에 올랐다. 홍진호는 자신의 SNS에 영화 <변호인> 감상평을 남기며 "추천들이 많았던 만큼 재미도 있었고 몰입도 잘한 듯. 다만 영화주제가 그러하듯 조금 씁쓸 찌릉찌릉하는 거만 빼면"이라는 멘션을 남겼다. 일부 누리꾼들은 '찌릉찌릉'이 삭힌 홍어의 코를 찌르는 냄새를 비유한 표현으로, 일베에서는 전라도민을 비하하는 용어로 사용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사람은 논란이 불거지자 이에 대해 해명했다. 김진표는 "인터넷에 떠도는 신조어인 줄 알았다. 비난을 받고 나서야 검색을 통해 단어의 정확한 의미를 알게 됐다"라며 사과를, 홍진호는 "오해라도 그런 곳이랑 연관되면 불쾌함. 앞으로 표준어만 쓰겠음. 그런 곳에 1g의 관심도 시간도 아까움"이라고 선을 그었다.

'일베 용어 사전'까지 등장..."걸러 드려요"

이들이 일베에서 활동한다는 의혹을 받은 건 무심결에 일베에서 통용되던 용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전 프로게이머인 홍진호는 직업의 특성 상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수많은 인터넷 은어나 용어를 접할 수밖에 없다. 일베 용어가 인터넷 상에 퍼져 있다면 홍진호의 해명대로 그 속뜻을 모르고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여기에, 홍진호의 후배이자 '천재해커'라 불리는 이두희는 이른바 일베 용어를 걸러주는 '일베 용어 사전'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두희는 SNS 상에서 홍진호에게 "나도 모르게 쓰는 일베 용어 때문에 괜한 오해 받아서 훅 가는 거 방지용"이라고 알렸다.

이처럼 연예인이 일베 회원이라는 의혹을 피하려면 일베 용어 사전을 검색하며 발언을 해야 하는 촌극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일베 용어를 무심코 사용했다가 뒷수습을 하는 것보다는 사전에 일베 용어를 거르는 게 낫다는 '웃픈' 현실이다.

일베 용어를 사용했다가 마녀사냥 당하거나 활동에 지장이 생기는 불이익보다 근본적으로 경계해야 하는 건 지역감정을 조장하거나 폭력적인 성향을 지닌 일베의 해악이다. 일례로 수지 입간판을 눕혀놓고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포즈로 사진을 찍어 '홍어산란기'라는 말과 함께 일베에 게시한 청소년이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위안부 할머니를 '위안부 원정녀'라 조롱하고,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의 시신 사진을 두고 '홍어 일광욕'이라고 하는 등, 일본 우익이 아닌가 의심될 정도로 우리의 아픈 역사를 조롱하는 곳이 일베다. 때문에 일베 용어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일베냐 아니냐' 마녀사냥을 부추기는 언론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MBC <가요대제전>에서 크레용팝 멤버 엘린은 검지와 중지, 소지를 편친 손가락 사인을 해보였다. 이를 두고 일부 매체는 일베의 'ㅇ'을 인증하는 손가락 사인이 아니냐는 누리꾼들의 주장을 실으며 일베와 크레용팝의 연관설을 모락모락 지피기도 했다.

이에 소속사 측은 엘린의 머리글자인 'E'를 손가락 사인으로 만든 것이라고 해명해야 했다. 이처럼 연예계에 부는 '일베 경계령'에는 언론의 보도 태도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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