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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아미>, 막장과 명작은 한 끝 차이다

[영화리뷰] 욕망의 결집체 파리에서 벌어지는 19금 로맨스

12.09.01 15:32최종업데이트12.09.0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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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벨 아미> 포스터 ⓒ 유니코리아문예투자(주)


모파상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벨 아미> 속 조르주 뒤루아 (로버트 패틴슨 분)는 성공을 향한 야망에 차 있다. 군대에서 갓 전역한 조르주는 가난한 농부였던 아버지와는 다른 삶을 가지고 싶지만, 그에게는 잘생긴 외모와 넘치는 마력 외에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

하지만 벨 아미(아름다운 남자)라고 불릴 정도로 미남인 조르주는 자신의 매력을 십분 발휘해 남자대신 파리를 움직이는 귀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1890년 파리를 뒤흔든 세기의 옴므파탈 역을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통해 아름다운 뱀파이어로 전 세계 여성들의 로망이 되어버린 로버트 패틴슨에게 맡긴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잔잔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은 채 가만히 서있어도 뭇 여인들의 마음을 빼앗아버리는 조르주는 뱀파이어 에드워드보다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치밀한 계략을 앞세워 귀부인들의 심장과 육체를 노리는 조르주는 살아있는 나쁜 남자의 결정체다. 하지만 돈과 신분 상승을 위해 세 여인을 탐하는 조르주 못지않게 이 세 부인 또한 조르주를 통해 자신의 숨겨진 욕망을 마음껏 분출한다.

언론계와 사교계를 풍미한 파리의 엄친딸 마들렌(우마 서먼 분)은 조르주를 새 바지 남편으로 내세워 자신의 꿈과 희망을 투영시킨다. 반면 가진 것 없는 조르주에게 처음으로 몸과 마음을 내주었던 클로틸드(크리스티나 리치 분)는 조르주를 통해 사랑의 감정을 깨닫게 된다.

영화 <벨 아미> 한 장면 ⓒ 유니코리아문예투자(주)


더 큰 돈과 권력에 눈이 멀어 욕망의 노예가 되어버린 조르주와 세 여인의 문란한 애정 행각은 웬만한 공중파 드라마 막장 드라마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모파상의 소설 <벨 아미>가 시대를 앞서간 명작으로 추앙받는 이유는 부와 명예에 집착하다가 괴물이 되어버린 한 남자의 운명과 그를 둘러싼 수많은 인간들의 본능의 결집이 조르주를 통해 효과적으로 투영되었기 때문이다.

모파상의 원작 덕분에 영화 <벨 아미> 또한 한 남자가 동시에 수많은 여인들의 몸을 탐하는 치정극을 넘어 비교적 인간의 숨겨진 욕망을 담아내는데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원작과 다르게 부패한 관료와 언론인들로 두드러진 1890년의 화려했던 파리의 어두운 이면이 빗겨난 부분, 그리고 '로버트 패틴슨' 이름만 들어도 황홀한 여인들과는 달리 남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지 못한 불완전한 치명적 매력은 막장은 아니라도 명작으로 이어지지 못한 영화 <벨 아미>를 아쉽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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