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카페베네 CF 감독 "장근석...정말 놀랐다. 행복했다"

[인터뷰] "에너지 드링크 광고 아니냐는 농담에 모두 웃음"

12.05.14 19:04최종업데이트12.05.14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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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배우 장근석과 카페베네가 CF를 통해 멋진 궁합을 이루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사람은 백영욱(37) 감독. 그에게 광고 촬영 중 있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기 위해 인터뷰를 요청했다. 바쁜 일정 가운데에도 흔쾌히 인터뷰를 허락한 백 감독과 지난 9일 만났다.

 카페베네 광고장면

카페베네 광고장면 ⓒ 카페베네


"배우 장근석의 다양성에 정말 놀라"

- 장근석 배우를 처음 만나서 느꼈던 점은 무엇인가요?
"작업하기 전에 장근석씨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은 그의 작품이었죠. 정말 연기를 잘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어요. 감독이 배우와 처음 만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기가 어떻게 나오는지, 그 스타일이에요. 그런 면에서 장근석씨는 커다란 틀에 대해서만 얘기만 하고, 대략적인 질문만 하고도 충분히 자신이 해야할 일을 알아차리는 것 같았어요. 연기라는 것을 굉장히 대범하게 접근하는 배우인 것 같아요."

- 실제 작업을 하면서 다르게 느꼈던 부분이 있었나요?
"구체적인 지시를 안 해도 본인이 감독의 큰 방향을 읽고 매 테이크 마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는 것. 그런 게 다른 것 같아요. 매 테이크 마다 보여지는 표현이 다양하고, 깊이감의 차이를 보이는 요소들이 있어서 매우 놀랐습니다. 어찌 보면 지금까지 알려진 그의 뛰어난 연기력이 어디서 나오는 건지 직접 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할까요. 그 배우의 다양성에 정말 놀랐습니다."

- 촬영하면서 감독으로서 느낀 장근석 배우의 매력은?
"장근석씨는 깊이감이 있는 배우인 것 같아요. 누군가의 표정이나 얼굴을 볼 때 스토리가 있는 사람. 굳이 말을 안 해도 얼굴로, 눈빛으로 어떠한 얘기를 하고 있는 사람.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 감정을 본인만의 방법으로 이끌어내는 배우예요.

그래서 저는 감정이나 연기에 대해 큰 방향만 제시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제시한 방향 속에서 너무나 다양한 스펙트럼의 감정을 보여줬어요. 감독 입장에서 나중에 광고를 편집할 때 아주 행복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배우죠. 어떤 장면을 써야 할 지 정말 고르기가 힘들 정도였으니까요."

 카페베네 광고중 장면

카페베네 광고중 장면 ⓒ 카페베네


장근석이 물었다 "혹시 에너지 드링크 광고 아니냐"고

- 촬영 중 에피소드는?
"첫 씬이 장근석씨가 뛰는 장면이었죠. 스튜디오 공간이 넓은 만큼, 뛰는 장면을 카메라가 뒤에서 바짝 따라가며 계속 찍었죠. 얼마나 많이 뛰었는지 몰라요. 장근석씨가 뛴 만큼 카메라팀도 따라서 계속 뛰어야만 했거든요. 아마도 모두들 그 날 엄청난 운동이 됐을 거라고 봐요.

나중에 장근석씨가 웃으며 묻더군요. '커피 광고 맞아요? 혹시 에너지 드링크 광고 아니에요?'라고 농담처럼 물었을 때 모두 웃음을 터뜨렸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힘든 기색 없이 매 테이크를 마치 첫 씬 찍는 느낌으로 열심히 해주셨어요. 정말 대단한 배우라는 생각을 갖게 해주더군요.

하지만 뛰는 장면으로 스튜디오 씬은 끝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제일 중요한 '와이어 액션' 씬이 남아있었어요. 액션 영화에서 보면 하늘을 날아 오르는 장면 찍을 때 배우의 몸에 부착해서 사용하는 와이어 있죠? 광고 콘티 설정상 끝없이 달려간 후 장근석씨가 벽을 넘어 뉴욕의 스카이라인으로 뛰어드는 장면이 있는데, 마지막으로 그 뛰어 오르는 씬을 찍어야 했거든요.

 카페베네 촬영현장

카페베네 촬영현장 ⓒ 카페베네


장근석씨가 스턴트 팀의 지도아래 와이어가 연결된 채 뛰어내렸죠. 이것도 한 수 십 번을 뛰어내렸을 겁니다. 정말 얼마나 많이 뛰었는지 셀 수가 없네요. 장근석씨가 불편한 와이어로 몸을 감싼 채 뛰어내리는데, 저희는 정말 걱정을 많이 했죠. 혹시라도 다치지 않을까, 힘들어하지 않을까. 하지만 오히려 이 씬을 제일 재미있어 하면서 촬영하신 것 같아요. 진정한 프로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촬영 부분이 커피를 마시는 장면이었기 때문에 장근석씨도 제일 편안해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장소를 이동해서 서울에 있는 매장에서 촬영을 했어요. 이미 도착한 한예슬씨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자마자 바로 커피를 마시는 씬을 촬영했죠.

따뜻한 느낌이 연출됐어요. 하루 종일 혼자서 뛰는 씬을 찍다가 옆에 누군가와 함께 커피를 마시는 장면이기에 그랬겠죠? 자연스러운 연기를 위해 저는 간단한 방향만 던져주고, 나머지는 두 배우에게 맡겼습니다. 나중에 결과물을 보시면 알겠지만 둘이 커피를 마시는 씬이 굉장히 자연스러워요. 지금까지 국내에 나온 그 어떤 커피 광고보다도 자연스럽고 멋스럽다고 생각해요.

그런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오는데 장근석씨의 역할이 아주 컸어요. 커피를 마시면서 나오는 즐거움을 표현하기 위해 예슬씨에게 농담도 던지고 재미있는 얘기를 건네는데 옆에서 연출하는 저도 웃겨서 한 참 웃었어요. 동시녹음이 아닌 게 다행이었던 것 같아요. CF 감독들이 탐낼 배우라고 생각했습니다."

 카페베네 광고장면

카페베네 광고장면 ⓒ 카페베네


"정답 보여주기 바쁜 광고, 매우 안타까운 일"

- 감독님의 연출관이나 작품관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세요.
"저는 최대한 자연스러운 모습을 화면에 담는 것이 목표입니다. 광고나 영화라는 매체는 근본적으로 연출이라는 것이 뒷받침하고 있지만, 요즘 영상이나 광고는 자극적이거나 속전속결하는 성향이 짙어서 보는 사람이 금방 신뢰를 잃거나 아예 집중을 하지 않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광고는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고 애쓰는 나머지, 가장 좋은 표정이나 감정을 간과하고 무조건 '정답' 같은 표정이나 화면을 찾아내기 바쁩니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죠. 저는 연출을 할 때 모델에게(그것이 유명인이던 일반 광고모델이던) 최대한 구체적인 지시는 안 주려고 합니다. 본인이 가장 편하고 자연스럽다고 느낄 때, 보는 사람도 그것을 편하게 받아들이고 신뢰합니다.

이것은 카메라웍도 마찬가지입니다. 너무나 정답같이 고정된 화면보다는 몇% 살짝 자연스럽게 화면에 안 보여주거나, 조금씩 이동하는 카메라 웍을 선호합니다. 물론 캠페인마다 다르니까 카메라 촬영감독과 매번 상의를 하고 결정을 합니다.

어렸을 때 외국에서 자라며 자연스럽게 봤던 것도 있고, 광고대행사 카피라이터 시절 해외광고를 많이 다루다 보니, 감독이 되어서도 연출을 할 때에도 이런 습관이 몸에 밴 것 같습니다. 제가 연출한 소니 등 여러 광고에 이 같은 느낌을 최대한 살렸죠. 마찬가지로 이번 '까페베네' 광고도 그런 부분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습니다.

특히 끝에 장근석씨와 한예슬씨가 커피 마시는 장면은, 비록 최종 온에어 버전으로 채택은 안됐지만, 감독 버전으로 너무나 만족하는 씬 중 하나입니다. 커피를 마시며 '와, 맛있다!'같은 정답 같은 화면이 아니라 커피를 마시며 잠시 생각에 잠기고, 웃고, 공감하는 자연스러운 감정의 깊이가 적절히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카페베네 촬영현장

카페베네 촬영현장 ⓒ 카페베네


장근석, CF 감독 인터뷰 통해 만났더니...

- 마지막으로 장근석 배우 팬들에게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더욱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장근석 팬 여러분들, 카페베네 CF 많이 사랑해 주시고, 장근석 배우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나중에 선보일 제 작품도 기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웃음)."

백영욱 감독을 인터뷰하면서 느낀 점은 남달랐다. 그간 장근석 배우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은 '한류', '아시아의 프린스', '예쁜 남자', '셔플댄스'정도 랄까. 그러나 이번 인터뷰에서는 일반인들이 보지 못한 배우의 장점을 현장에서 들을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장근석 이라는 배우에 대해 평소에 들을 수 없었던 많은 얘기를 들으면서 '아시아의 프린스' 라는 이름에 걸맞은 사람이 되기 위해 그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이제는 조금은 이전과 다른 시선으로 그 배우를 바라보게 되었다. 앞으로 어떠한 모습을 우리 앞에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백영욱(Wookie) 감독은?

 장근석배우와 백영욱 감독, 그리고 한예슬양

장근석배우와 백영욱 감독, 그리고 한예슬양 ⓒ 백영욱



연세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Wookie 감독(본명 : 백영욱)은 현재 국내에서 매스메스에이지(MassMessAge)의 CF감독으로 활동 중이며, 그 이전에는 광고 대행사 LG애드에서 10년 간 PD, 카피라이터, 마케팅, 기획으로 근무했다.

그는 프랑스에서 태어난 이후, 카메룬, 캐나다, 인도, 말레이시아, 그리고 미국 등에 살면서 다양한 국제 경험을 쌓았다. 백 감독이 담당한 많은 Creative 작품들은, '뉴욕 페스티벌'이나 '칸(Cannes)' 같은 권위 있는 유명 광고제에서 글로벌 캠페인 파이널리스트(결승 진출)로 입상했다.

2007년 그가 담당한 대한항공 '몽골'편은 대한민국 방송광고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매스매스에이지에서 연출한 작품은 최근 까페베네를 비롯, 대한항공 A380,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다니엘 헤니 시리즈), 삼성, LG, 소니, 도브, 한국관광공사 등 다수가 있다.

http://www.youtube.com/user/wookster75
트위터 : @wookster75


▲ 카페베네 감독판 얼터버젼 카페베네 CF중 방송 온에어 버전이 아닌 감독 버전 ⓒ 백영욱


장근석 카페베네 백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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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사이버대학원 문화예술경영전공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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