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조셉고든레빗도 탐낸 DVD, 대형서점에선 안 파는 이유

영화 <50/50> 수입사 프레인 글로벌, DVD 시장 논리에 대응한 역발상

12.05.09 12:16최종업데이트12.05.09 12:16
원고료로 응원

영화 <50/50>의 포스터(오른쪽)와 이를 패러디한 창작집단 스티키몬스터랩의 포스터. 이 영화를 수입한 프레인 글로벌이 만든 <50/50> DVD에는 스티키몬스터랩이 하이라이트 장면을 재해석한 애니메이션도 포함돼 있다. ⓒ 프레인 글로벌


"이 영화가 좋아져서 옆에 두고 싶은 분들에게 어떻게 플라스틱 껍데기에 대충 인쇄해 넣은 DVD를 보내겠어요." (프레인 글로벌 영화팀)

영화 <50/50>의 수입사 프레인 글로벌이 새로운 방식으로 DVD를 만들었다.

<50/50> 스페셜 DVD는 제작, 유통, 가격 책정 면에서 다소 이례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프레인 글로벌 측은 DVD 제작업체에 위탁하지 않고 직접 만들었으며, DVD를 대형 판매점이나 대여소에 유통하지 않았다.

교보문고 등 대형 판매점이 '우리와 거래하는 업자를 통해 제작하지 않으면 유통하지 않는다'고 나오기 때문이다. DVD를 제작조차 하지 않는 영화가 늘고, 제작하더라도 대여소에 싼값으로 대량 판매하는 최근 추세와는 다른 행보다.

프레인 글로벌이 자체 제작, 유통하고 있는 영화 <50/50> DVD ⓒ 프레인 글로벌


그래서 <50/50> DVD는 멀티숍인 '10꼬르소꼬모', '29cm'와 프레인 글로벌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퓨어아레나'를 판매처로 택했다. 온라인에서는 '50-50shop'에서 DVD는 물론 관련 상품까지 구매할 수 있다.

DVD는 4월 9일부터 2주간 1만 9천 원에 예약판매를 했지만, 현재는 2만 3천 원에 살 수 있다. 처음에는 제값에 판매되다가 시간이 지나면 몇 천 원 단위의 헐값에 팔리는 이상한 DVD 시장의 가격 책정 논리와 반대로, 애정을 갖고 먼저 구입한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가격을 올린 셈이다.

또, 눈에 띄는 것은 DVD에 삽입된 창작 아티스트 집단 스티키몬스터랩의 콘텐츠다. DVD 라벨을 가득 채운 스티키몬스터랩의 캐릭터 뿐 아니라,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재해석한 애니메이션이 함께 들어 있다. 프레인 글로벌이 올해 초 스티키몬스터랩의 지분 20%를 인수하면서 콜라보레이션 작업의 반경도 넓어졌다.

한편, 한국 수입사의 DVD 자체 제작 소식에 <50/50>에 출연한 배우들도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프레인 글로벌 측은 "영화의 주연배우들(조셉고든레빗, 세스로건, 안나캔드릭)이 한국 DVD를 한 장씩 소장하고 싶으니 완성되면 꼭 미국으로 보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드림웨스트픽쳐스가 수입한 영화 <50/50> 조셉고든래빗 주연의 이 영화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주인공이 자신의 삶과 사랑을 돌아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개봉 당시 15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 드림웨스트픽쳐스



<50/50>이 암 환자 아담이 주인공인 영화인만큼 DVD 안에는 암환자를 돕는 채리티 밴드(Charity Band)도 포함돼 있다. 3개 1세트를 1만 원에 판매하는 이 밴드의 수익금은 전액 구매자 이름으로 한국의료지원재단을 통해 암 환자들에게 기부된다.

이번 시도는 여러모로 한국 DVD 시장의 논리를 따르지 않는 역발상이다. 상영이 끝난 영화의 2차 판권에 지나지 않았던 DVD를 새로운 콘텐츠로 제작하는 것은 오히려 영화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식으로 보인다. 이는 영화를 좋게 본 관객의 소장을 위한 매체로서 DVD의 본래 취지를 따르는 것이기도 하다. 여기서, 내리막을 걷고 있는 DVD 시장의 해답을 기대해볼 수도 있겠다.

<50/50>은 생존율 50%의 척수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게된 평범한 청년 아담의 삶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덤덤하게 그려낸 영화다. 지난 해 11월, 국내에서 개봉했다.

50/50 조셉고든레빗 프레인 세스 로건 스티키몬스터랩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