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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A매치의 '감초' 취타대 공연

[우루과이전 관람후기] 한국축구의 '앤덤', 취타대는 어떨까

07.03.26 08:48최종업데이트07.03.26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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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우루과이의 A매치 평가전. 다소 쌀쌀한 날씨였지만 경기장은 어두운 밤을 환히 밝힌 조명과 답답한 도시 생활 속에 막힌 가슴을 뻥 뚫어주는 푸른 잔디, 관중석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설레는 표정이 어우러져 묘한 긴장감을 일으켰다.

양 팀 선수가 입장하기 전, 언제나 그렇듯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A매치 경기들 중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먼저 그라운드로 들어섰다. 바로 취타대(吹打隊)다.

30여명의 남자들이 줄을 맞춰 그라운드로 입장하며 전통악기를 연주하자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고 관중들은 박수로 환호했다.

노란색 전통의상을 멋들어지게 차려입고 양쪽에 커다란 깃발을 앞세워 절도 있게 전통악기를 연주하는 취타대의 행진은 성스러움과 위엄마저 느끼게 해 축구경기의 품격을 더욱 높였다.

취타대란 본래 조선시대에 왕이 행차할 때 앞장서서 관악기와 타악기 등을 연주하며 왕의 위엄을 세우던 악대를 말한다.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A매치 등의 식전행사로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시작했고 이제는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가 됐다.

취타대, 한국축구의 '얼굴'로 어떨까?

▲ 2002 한일월드컵에서의 취타대 공연
ⓒ 대한축구협회
그러나 이날 취타대의 공연에는 언제나 그렇듯 아쉬움도 있었다. 우선 수많은 관중들의 환호와 박수소리에 묻혀 취타대의 연주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환호하지 말고 박수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마이크와 스피커 등 음향장치를 이용해 취타대의 연주소리를 더욱 크게 해 경기장 전체에 울려 퍼지게 하면 관중들의 환호와 박수와 어우러져 더 멋진 광경을 연출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여기에 마치 놀이공원의 레이저 쇼를 보듯 잠시 관중석의 조명을 끄고 취타대에 조명을 집중하면 훨씬 화려한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봤다.

물론 전기음향장치가 아닌 취타대의 순수한 연주소리를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기는 하겠지만 이왕이면 숨을 죽이고 귀 기울여야하는 '들을 거리'가 아닌 축구경기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흥을 돋우는 '볼거리'로 만드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동안 A매치를 관전하러 경기장에 갈 때마다 상대편을 응원하는 외국인 관중들이 취타대의 연주와 행진을 아주 흥미롭고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것을 보았다.

얼마 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의 모든 경기에서 항상 '앤섬'이라는 웅장한 주제곡이 울려 퍼져 선수들과 관중들에게 열정과 흥분을 자극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물론 서로 의미는 다르겠지만 우리도 전통의 멋과 위엄을 한껏 자랑하는 취타대 공연을 더욱 발전시켜 한국축구만의 '얼굴'로 삼아보는 건 어떨까. 더 나아가 A매치는 물론 최근 관중몰이에 '탄력 받은' K리그에서도 취타대 공연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2007-03-26 08:48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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