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았던 눈물 쏟아낸 손연재손연재가 지난 20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4위로 경기를 마친 뒤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며 울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는 2회 연속 올림픽 개인종합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이는 아시아인으로서 최초의 업적이었다. 손연재는 결선 무대에서 후프 18.216점, 볼 18.266점, 곤봉 18.300점, 리본 1 8.116점으로 최종 합계 72.898점을 기록했는데, 세계랭킹 공동 1위인 마르가리타 마문과 쿠드랍체바(러시아), 그리고 간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인)에 이어 대회 4위에 올랐다. 메달을 획득하진 못했지만, 손연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연기를 펼쳤다. 게다가 4년 전 자신을 뛰어넘는 위대함까지 보여줬다.
모든 연기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온 손연재가 흘리는 눈물 앞에 그 어떤 말이 필요하겠는가. 무엇보다 반가웠던 것은 손연재가 자신을 향해 쏟아지던 비난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최선을 다한 그녀의 연기를 지켜봤고, 두손 모아 응원했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번 올림픽은 저에게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 4년 전 런던 때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좋았다.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후회 없는 연기를 했다"는 그의 인터뷰에 사람들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쉼 없이 달려온 손연재는 이제 은퇴의 기로에 서있다. 앞으로의 진로를 묻는 질문에 대해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해보겠다"며 유보적 태도를 취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러시아에서 운동을 하면서 세계 최고선수들이 어떻게 훈련하는지 봐왔기 때문에 한국 리듬체조 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다"며 리듬체조 후배들을 위해 자신의 역량을 쏟아붓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앞으로 그가 대한민국 리듬체조의 커다란 버팀목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손연재가 있기 전 대한민국 리듬체조는 불모지(不毛地)와 다름 없었다. 다시 손연재가 없는 대한민국 리듬체조는 불모지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그는 외롭고 고독한 싸움을 해왔던 것이다. 십대의 어린 나이에 시니어 무대에 데뷔해 혹독한 훈련과 치열한 경쟁을 견디며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해 왔다. 누가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있단 말인가. 조각난 정보 몇 덩이와 미디어가 만든 이미지만으로 '손연재'를 판단하고 평가하는 건 얼마나 섣부른 일인가.
굳이 손연재가 아니어도 좋다. 누군가에 대해 말하기 전에, 누구가에 대한 댓글을 달기 전에, 부디 한번 더 생각을 해보자. 나중에 석균 아저씨처럼 후회를 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상처는 반드시 자신에게 되돌아온다는 것도 기억하자. 미움은 어느새 부메랑처럼 고스란히 나에게 되돌아오지 않던가.